소방용품 대량 주문 ‘따르릉’ 알고보니 사칭, 억장 ‘와르르’

손민영 기자 2025. 5. 21.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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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공무원이라며 물품 주문 직접 소방서 찾아가니 ‘가짜’ 소상공인 대상 범행 잇달아
방화복.(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연합뉴스

인천지역에서 소방공무원을 사칭해 물품을 주문한 뒤 잠적하는 이른바 '노쇼(No-show)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대부분 소상공인을 노린 범행으로, 대면 접촉 없이 명함 따위를 위조해 대리 결제를 유도하는 등 수법이 매우 치밀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21일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13일 동구의 안전화 판매점에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자신을 '남동소방서 소속 소방관'이라 소개한 남성은 100만 원 상당의 안전화 10켤레를 주문했다.

업주는 안전화를 직접 배달하겠다고 했지만 남성은 한사코 거절하며 직접 찾아가겠다고 말했다. 의심을 품은 업주는 명함을 요청했고, 남동소방서 소속 명함을 문자로 받았다.

안전화 판매업체 대표 A씨는 "요즘 손님이 워낙 없던 차에 단체 주문이라 반가웠다. 명함도 문자로 보내고 말투도 그럴싸하니까 믿을 수밖에 없었다"며 "그런데 뭔가 이상해서 소방서에 직접 찾아갔더니 사칭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물건을 미리 준비했거나 입금했더라면 큰 손해를 입었을 것"이라며 "요즘 같은 경기에 이런 식으로 장사하는 사람들에게 사기 치는 건 정말 악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위조된 가짜 명함.<사진=독자 제공>

업주가 받은 명함에는 실제 존재하는 동명의 소방관 이름이 적혀 있었지만 주문을 한 인물은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 명함은 정교하게 위조된 가짜였다.

앞서 송도소방서에서도 유사한 수법의 사기가 확인됐다. 사기범은 블라인드 업체 3곳에 제작을 의뢰하고 방화복 대리 구매를 요구했다. 해당 업체들은 창문 실측을 위해 송도소방서를 방문했고, 담당자와의 대면을 통해 사기라는 사실을 인지하면서 금전적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비슷한 수법의 사기 피해는 전국에서 확인되고 있다.

지난 9일 진천에서는 타월 업주에게 접근해 소방서에서 사용할 방화복을 대신 구매해 달라고 요청하며 2천900만 원 상당의 물품 구매를 유도했다. 강릉에서도 한 생활용품점에 소방관을 사칭해 3천만 원 상당의 소방피복 대리 구매를 요청했다. 의심을 한 업주가 강릉소방서 상황실로 확인 전화를 해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소방 당국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소방공무원을 사칭한 사기범죄가 잇따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공공기관은 민간에 물품 대리 구매나 문자 결제를 지시하지 않기 때문에 의심스러운 요청을 받으면 반드시 해당 기관에 직접 문의하거나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손민영 기자 sm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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