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쟁점별 후보 정책 비교·분석] (11)개헌, 기본권 어디에?
주거권·돌봄권·건강권·일자리 보장권 같은
기본권 신장 공약은 권영국 민노당 후보만
개헌 논의 과정 '시민 참여' 방안 고민 없어
"시민 광범위 참여 보장할 숙의기구 약속을"

◇민주당 '4년 연임제' 개헌 = 이재명 후보는 대통령 권력 분산 방안으로 '4년 연임제'를 제시했다. 3년 전 대선에서 이 후보는 '4년 중임제'를 개헌 공약으로 제시했다. 구체적인 내용이 달라졌다. 이와 함께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제 도입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 제한 △국무총리 국회 추천 등 권력기관 권한 분산을 약속했다. 아울러 △검찰 영장 청구권 독점 규정 폐지 △감사원을 국회 소속으로 이관도 공약했다.
'대통령 4년 연임제'를 두고 논란이 인다. 이는 4년 임기를 마친 후 연속해서 한 번 더 출마할 수 있는 게 골자다. 첫 임기를 잘 마치고 국민 지지를 얻으면 최장 8년까지 재직할 수 있는 형태다. 국민의힘은 이를 두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처럼 장기 집권 야욕을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한다. 연임제를 도입하면 개헌 당시 대통령은 퇴임하더라도 4년을 쉬었다가 다음에 또 출마해 8년까지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강금실 이재명 후보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4년 중임제를 채택한 미국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 번 대통령을 하고 그다음 선거에서 떨어졌음에도 4년 뒤 다시 출마해 대통령이 됐다"면서 "연임제에서는 한 번 대통령을 하고 그다음에 나와 떨어지면 다시 출마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헌법 128조는 대통령 임기 연장 또는 중임 변경을 위한 헌법 개정은 제안 당시 대통령에게는 효력이 없다고 규정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이와 함께 △비상계엄·계엄 선포 국회 통제 권한 강화 △5.18 광주 민주화운동 정신 헌법 전문 수록 △부마항쟁과 6·10항쟁 △촛불항쟁과 빛의 항쟁 등도 헌법에 수록될 수 있도록 사회적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약속했다.

◇국민의힘 임기 단축 '4년 중임제' 개헌 = 김문수 후보는 2028년 4월 총선 주기와 대통령 선거를 일치하고자 이번 대선에 당선되는 대통령 임기를 3년으로 단축해 과감한 정치개혁을 이루겠다고 공약했다. 이에 △임기 단축 개헌 △대통령 4년 중임 직선제 개헌 △대통령 불소추 특권 완전 폐지 △대법관과 헌법재판관 중립성·독립성 확보 △국회의원 불체포·면책 특권 완전 폐지 등을 개헌 방향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4년 중임제가 "책임 정치 원리에 들어맞고 정치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왕적 대통령제를 수술하는 차원에서 불소추 특권을 완전히 폐지해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형사재판을 받지 않을 권리를 폐지해 '만민 평등'이라는 대원칙을 확립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현재 각종 재판을 받는 이재명 후보를 겨냥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외에도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 폐지, 국민 입법제와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도입, 국회 권한 남용 견제 방안 마련 등도 제시했다. 대법관과 헌법재판관 추천 시 추천위원회를 법정 기구화하고, 국회의원 3분의 2 동의를 받도록 해 특정 정치세력이 사법부를 지배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공약도 제시했다.

◇민주노동당 지방분권·기본권 신장 '초점' = 대선 후보를 낸 정당 중 민주노동당은 유일하게 10대 공약에 '7공화국으로 가는 장기 개헌'을 담았다. 여기에는 △지방자치단체를 '지방정부'로 변경 등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지방분권 개헌 △준대통령제 개헌(총리, 국회 복수추천제 등) △성평등 개헌(남녀동등권·성평등 실현 적극적 조치 명문화) △기후 개헌('탄소중립 목표' 명문화) 등을 제안했다.
권영국 후보는 "앞으로 변화하는 사회를 맞이할 새 헌법에 시민의 권리가 더 담겨야 한다"며 "성평등 개헌, 농민 헌법, 기후 개헌으로 함께 사는 평등 사회를 실현하고, 주거권·돌봄권·건강권·일자리 보장권을 더해 기본권을 신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불로소득 공적 통제와 토지공개념 강화로 불평등을 없애고, 공무원과 교원의 정치적 기본권과 노동 3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헌 논의에 시민이 함께해야 = 정치권이 중심이 된 개헌 논의는 각 정당의 권력 강화 투쟁의 장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대선은 12.3 내란 사태 이후 광장으로 쏟아져 나온 시민들의 응축된 사회대개혁 열망이 만들어냈다. 개헌 과정에 시민 참여를 구체화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이장규 노동당 경남도당 위원장은 "국회 중심이나 권력구조 중심 개헌 논의보다는 광범위한 참여를 전제로 본격적인 개헌 논의를 해야 한다"며 "최근에 개헌한 나라 대부분은 국회 등 기존 정치권이 아니라 인민들도 광범위하게 참여하는 일종의 숙의기구를 만들고 거기서 개헌안 초안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사회대개혁의 열망은 '기본권 논의' 과정에서 수렴돼야 한다. 예컨대 근로조건 보호나 최저임금제 시행 대상을 '근로자'로 제한하지 않고, '5인 미만' 사업장에 근로기준법 상당수 적용 제외를 못 하도록 하는 논의 같은 것들이다. 이 같은 개헌의 사회적 논의에 시민의 주도적 참여를 약속한 건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가 유일하다. 그는 "개헌 논의가 정당 간 권력 다툼 속 수포로 끝난 경험을 경계해야 한다"며 "국회가 아닌 평범한 시민들이 토론하는 '개헌 시민의회'가 개헌을 주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두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