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사칭 ‘노쇼 사기’ 기승”…대구·경북 자영업자 주의보

서의수 기자 2025. 5. 21.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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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대·정당·방송사 등 도용해 단체예약 유도 뒤 고가물품 대리구매 요구
경찰, 상인단체와 협력해 경고 강화…대리결제 요청 시 즉시 의심해야
경북경찰청
대구·경북 지역에서 공공기관과 단체 이름을 도용한 '노쇼(No-show) 사기'가 잇따르고 있다. 군부대, 정당, 방송사, 교정시설 관계자를 사칭해 소상공인을 속인 뒤 고가 물품을 대리 구매하도록 유도하고 연락을 끊는 수법이다. 피해는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으며, 경찰은 지역 상인단체와 협조해 사전 경고에 나섰다.

경북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1년 사이 도내에서 이 같은 수법의 사기 사건이 60여 건 접수됐다. 대부분 단체 회식이나 숙박 예약을 미끼로 접근한 뒤, 실존하는 기관 명함이나 위조된 공문을 통해 신뢰를 얻고 특정 업체의 고가 물품 구매를 요구하는 방식이다. 피해 금액은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에 달한다.

포항에서는 최근 해병대 소속 중사를 사칭한 남성이 음식점에 120인분 도시락을 주문한 뒤, 수령일에 나타나지 않고 연락을 끊었다. 이 남성은 결제 편의를 이유로 단가를 조정해 달라고 요구했고, 유통업체 명함까지 전달했으나 모두 허위로 드러났다. 경찰 조사 결과, 이 남성은 실제 해병대 신분이 아니었고, 관련 업체 또한 실체가 불분명한 것으로 파악됐다.

구미에서는 선거캠프 관계자를 자칭한 인물이 지역 모텔 2곳에 객실 수십 개를 예약하고 나타나지 않았다. 이 인물은 국민의힘 당원임을 강조하며 숙박비 정산을 약속했지만, 연락이 두절됐다. 경찰은 동일 범행 수법이 확인된 만큼 동일인 여부를 조사 중이다.

사기범들은 대부분 대포폰을 사용하며, 차명계좌를 통해 돈을 가로채는 수법을 쓴다. 실제 기관 이름과 직책을 검색하면 실존 인물로 확인되는 경우가 많아 피해자 입장에서는 의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포항남부경찰서는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음식업중앙회, 자영업자 단체 등과 협조해 관내 식당에 수차례 주의 안내 공문과 문자메시지를 발송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관공서는 절대 전화로 고액의 물품 구매 요청을 하지 않으며, 다른 업체에 대납을 요구하는 경우도 없다"며 "단체 예약 주문은 일정 부분 선입금을 받는 것이 좋고, 대리 구매 요청 등은 사기일 수 있으니 절대 응하지 말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식별 가능한 단서는 대부분 발신 전화번호 하나뿐이어서 수사는 통신 추적 중심으로 장기화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경찰은 다음과 같은 사전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단체 예약 시 일정 금액 선입금 또는 계약서 요구, 고가 물품 대리구매 요청은 즉시 사기로 의심, 기관 명의 요청은 반드시 공식 번호로 재확인, 의심 사례는 지체 없이 경찰 또는 해당 기관에 신고

대구시와 경북도는 지역 상인회, 시장조합 등을 통해 자영업자 대상 예방 교육과 대응 매뉴얼 배포를 검토하고 있다. 경찰은 향후 유사 피해 발생 시 신속 대응을 위해 지자체 및 통신사와의 공조도 강화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