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쟁점 된 지역사랑상품권…'소비촉진·순환 효과 있다'
정책 효용성·재정 부담 두고 공방
지자체·업종 간 매출 편중 우려도
경남도·시군 발행 규모 계속 증가
실사용 뚜렷 판단·국비 축소 비판
연계 상품·시스템 많아 폐기 불가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이 대선 정국에서 다시 쟁점으로 떠올랐다. 경남도와 시군은 지역경제 활성화에 효과가 크다고 보고 발행 규모를 늘려왔지만,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재정 부담이 크고 실제 효과가 작다며 반대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지역사랑상품권·온누리상품권 발행 규모 확대,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의무화로 지역경제 살리기와 균형발전 달성을 공약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19일 페이스북에서 "일부 지자체만 지역화폐를 발행하고 할인 혜택을 주면 그 지자체 매출은 늘 수 있지만, 대신 주변 지자체 소매점 매출은 줄어든다"면서 "온누리상품권 사용처를 지역화폐 사용처로 확대하면 두 개 시스템을 운영하는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국민참여본부장인 한병도(전북 익산을) 국회의원은 "지역화폐는 할인 쿠폰 그 이상"이라며 "재정을 가장 빠르고 직접적으로 골목상권에 투입하는 정책 수단"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지역화폐 공급액이 지역 내 총생산(GRDP) 대비 1% 증가할 때 매출 8.3%, 고용 2.1%가 증가한다는 행정안전부 연구도 인용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18일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대선 토론회에서 지역화폐 공약과 관련해 "경제가 순환하면 케인스 이론의 승수효과(어떤 경제 요인 변화가 다른 변화를 유발해 파급 효과를 낳고 몇 배 증가 또는 감소로 나타나는 것) 같은 것을 노리고 한 말이냐"라고 묻기도 했다.
도내 18개 시군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규모는 윤석열 정부에서 국비 지원을 계속 줄여 감소한 적도 있으나 증가세를 보여왔다. 2019년 1064억 원으로 시작해 2020년 6257억 원, 2021년 8163억 원, 2022년 9147억 원, 2023년 8661억 원, 지난해 8935억 원이었다. 올해 시군 발행 계획도 7395억여 원인데, 국비 지원을 반영한 추가경정예산으로 규모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시군별로 보면 양산시 발행 규모가 2000억 원 정도로 많은 편인데, 시는 상품권 환전율도 100% 수준인 데다 소상공인 소득 증대 등에 효과가 크다고 본다. 경남도 또한 시군 상품권 발행을 계속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할인 비용은 국·도비 243억 원, 시군비 367억 원 등 610억 원이었다. 경남도를 비롯해 시도지사가 국민의힘 소속인 광역자치단체 7곳은 지난해 지역사랑상품권 정부 예산 전액 삭감을 비판하며 국비 지원을 호소했다.
다만, 업종별 지역화폐 혜택이 고르지 못한 면은 있다. 창원사랑상품권(누비전) 2019~2023년 업종별 환전 현황을 보면 전체 5629억여 원 가운데 도소매업이 55.7%로 가장 비중이 컸고 음식점업 14.9%, 교육업 14.1% 등이 뒤를 이었다. 서비스업 8.1%, 숙박업 0.1% 등은 상대적으로 비중이 작았다.
학계에서는 초기에 지역 단위 폐쇄적 경제 시스템 운용으로 크게 순환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봤지만, 자치단체 정책 자금이나 보조금과 연계해 예산이 엉뚱한 곳에 사용되는 것을 막는 등 지역화폐 순기능이 강화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한 지역경제 연구자는 "요즘 여행객들이 지역화폐를 사서 혜택도 누리는데, 승수효과를 어떤 관점으로 보느냐에 따라 견해차가 있으나 지역화폐가 지역경제 내부에 긍정적인 순환 효과로 이어진다고 보는 것이 정설"이라고 말했다.
소멸위험지역 연계 상품이나 '제로페이' 등 시스템이 구축된 상황에서 지역화폐 정책을 섣불리 수정하거나 그만두는 것도 무리다. 지난해 경남도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 중 경남사랑상품권은 3위(282건)였는데, 지역 밖 수요도 많다는 점을 보여줬다.
김무환 경남대 부동산경제금융학과 교수는 '창원사랑상품권의 성장과 지역경제 파급효과'(2020년) 연구 논문에서 "상품권 손익 구조를 따져볼 때 자치단체에 경제적으로 이득을 제공해 주는 것은 아니었으나 지역 주민들의 소비를 촉진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한 바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지역사랑상품권이 일방적인 정책 지원 방안의 하나로만 정형화되기보다는 지역사회 구성원 결속력을 다지고 사회적 자본을 축적하는 선순환 촉매제로 작용할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동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