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여성의 성장과 치유를 담았다"…영화 '내가 누워있을 때', 개봉 D-7



[TV리포트=허장원 기자] 세 여자의 기묘하고도 깊은 연대가 시작된다.
흔들리며 버티는 긴 하루의 끝에서 피어난 세 여성의 관계와 성장, 그리고 치유를 담아낸 영화 '내가 누워있을 때'가 개봉을 일주일 앞두고 있다.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 경쟁 부문에 초청되며 먼저 호평을 받은 이 작품은 예비 관객들의 기대를 점차 고조시키고 있다.
이 영화는 각기 다른 불면의 밤을 지나온 선아(정지인), 지수(오우리), 보미(박보람) 세 여성이 낯선 여행길에서 우연히 함께하게 되며 벌어지는 하루 동안의 여정을 그린다.
이들의 여정은 단순한 도로 위 여행이 아닌 각자 내면에 쌓여 있던 감정과 상처를 마주하고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과정으로 채워진다. 영화는 로드 드라마라는 형식을 통해 이들이 사회에서 겪는 고립과 단절의 현실을 보여주는 동시에 서로의 손을 잡아주는 느슨하지만 깊은 연대의 힘을 전한다.
등장인물 선아는 직장 내 유리천장에 부딪히며 자신을 잃어가고 있는 5년 차 직장인이다. 배우 정지인은 연극과 독립영화를 넘나든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선아의 복잡한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한다.
배우 오우리는 부모를 일찍 여의고 홀로 현실적인 문제에 맞서온 지수 역을 맡아 당차고 진솔한 캐릭터를 그려낸다.
그리고 지난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가수 겸 배우 박보람은 겉보기엔 명랑하지만 내면 깊은 곳에 사산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보미를 연기하며 생애 첫 장편 영화 주연작이자 유작으로 남게 됐다. 그녀는 자신의 캐릭터에 완전히 몰입해 관객의 가슴을 울릴 연기를 펼쳤다.
공개된 메인 예고편은 세 사람이 함께 떠나는 여행의 설렘과 긴장을 오가며 시작된다. 도로 위를 달리다 갑작스레 멈춘 낡은 붉은 차량은 이들의 불안정한 마음을 상징하듯 다가온다. 이어 각자가 감추고 있던 과거의 상처들이 드러나며 극적 긴장이 고조되고 모텔에서 마주하는 위기 상황은 영화의 분위기를 한층 묵직하게 만든다.
"오늘 밤 모두가 편하게 잠들 수 있기를"이라는 문구는 이들의 여정이 단순한 여행이 아닌 오랜 불면의 밤을 위로받기 위한 여정임을 암시한다.



보도스틸 속 인물들의 표정과 풍경은 영화가 지닌 서정성과 긴장감을 동시에 드러낸다. 직장 상사이자 연인인 해수를 연기한 김주헌, 선아의 든든한 동료 수진역의 이상희는 신스틸러로 활약하며 극의 밀도를 높인다. 또한 오랜 친구인 지수와 보미가 뜻하지 않은 사고를 겪으며 점차 단단해지는 관계 역시 주목할 만하다. 하루 동안 벌어지는 이들의 여정은 서로의 삶에 얽힌 복잡한 진실들을 드러내고 그 안에서 세 사람은 조금씩 변해간다.
'내가 누워있을 때'는 여성의 연대를 주요 테마로 삼는다. 유리천장, 아웃팅, 사산과 같은 현실적인 문제를 각 인물이 품고 있으며 이들이 서로의 이야기를 들으며 공감하고 위로를 건네는 과정은 개인적인 고통을 넘어 사회적인 메시지를 전한다.
최정문 감독은 이 영화를 "죽어 갈 수밖에 없는 나와 닮은 사람들을 위한 영화"라고 밝히며 동시대를 살아가는 여성들에 대한 연민과 연대를 이야기한다.
관람 포인트 역시 주목된다. 먼저 영화 '해피 아워'처럼 겉으로는 가까워 보이지만 말하지 못한 비밀을 간직한 여성들이 낯선 환경에서 서서히 진심을 드러내는 구성은 관객의 몰입을 끌어낸다.
또 영화 '세 자매'와 마찬가지로 서로 다른 삶을 살고 있지만 상처와 고민으로 이어진 세 인물의 이야기는 사회적 구조 속에서 고립된 여성의 현실을 진지하게 조명한다. 마지막으로 영화 '벌새'처럼 사적이고 내밀한 성장의 흔적을 쫓으며 세 사람의 작지만 결정적인 변화는 관객에게 잔잔한 여운을 남긴다.
티저 포스터 속 "길 위에서, 우리는 조금씩 달라졌다"라는 문구처럼 영화는 길 위에 고립된 듯 보이는 세 여성이 서로를 통해 조금씩 나아가는 모습을 그린다. 각자의 상처를 안은 세 인물이 갈등과 위기를 마주하며 자신을 돌아보고, 결국에는 치유의 실마리를 발견하게 되는 이 여정은 많은 이들에게 깊은 위로를 건넬 것이다.
'내가 누워있을 때'는 누군가의 하루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음을 그리고 혼자서는 어렵지만 함께라면 버틸 수 있다는 진심 어린 메시지를 전한다.
'내가 누워있을 때'는 오는 28일 관객과 만난다.
허장원 기자 hjw@tvreport.co.kr / 사진= 영화 '내가 누워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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