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 법관 대신 사과”…42년만 무죄 선고 재판장 말에 흐느껴 운 피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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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스웨덴으로 출국해 망명을 신청했다 귀국 후 옛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에 체포돼 수감생활을 한 60대 남성이 42년 만에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4-2부(권혁중 황진구 지영난 부장판사)는 이날 국가보안법 위반, 반공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김동현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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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법원종합청사 [사진 = 연합뉴스]](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5/21/mk/20250521181202436bzpq.jpg)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4-2부(권혁중 황진구 지영난 부장판사)는 이날 국가보안법 위반, 반공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김동현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1983년 7월 대법원이 김씨에게 징역 5년, 자격정지 5년을 확정한 지 42년 만이다.
재판부는 김씨에게 사과의 말을 전했다. 권 부장판사는 주문을 선고하기에 앞서 “저로서는 40여년이 지난 피고인에 관한 수사기록, 공판기록, 누렇게 변한 기록들을 보고 여러 생각에 잠겼다”면서 “피고인이 미농지에 한 글자 한 글자 정성스레 적어 나간 항소이유서와 상고이유서를 보며 그 안에 담긴 피고인의 절규와 호소, 좌절과 희망, 이 모든 것들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은 아마 안기부에 끌려가 오랫동안 구속되고 고문당하면서도 허위 자백이 인권 수호의 최후 보루인 법원에서 충분히 인정받을 거란 희망을 가졌을 것”이라며 “그런데도 1심 법원은 물론 2심, 나아가 대법원까지 어느 심급에서도 단 한 번도 피고인의 호소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 선배 법관들이 피고인의 호소를 단 한 번도 귀 기울여주지 못한 점, 피고인이 자백을 고문, 불법구금에 의해 할 수밖에 없었음을 과감히 인정하지 못했던 용기 없음, 1980년대에 내려진 불법적 계엄이 헌법에 위반돼 무효라고 과감히 선언하지 못했던 소신 없음, 선배 법관들의 그런 잘못에 대해 대신 사과의 말씀 드린다”고 말했다.
재판부의 사과를 듣는 동안 피고인석에 앉은 김씨는 고개를 숙여 흐느꼈다.
김씨는 1982년 4월 스웨덴으로 출국해 국제앰네스티 스웨덴 지부에 망명을 신청했다. 1980년 5월 자작 시집을 발표한 일로 검거될까 두려웠기 때문이다.
그는 스웨덴 망명 과정에서 북한대사관을 한 차례 방문했지만, 주스웨덴 한국대사관 직원의 설득으로 망명을 취소한 뒤 1982년 5월 귀국했다.
귀국 직후 김포공항에서 안기부 수사관들에게 연행된 김씨는 약 40일간 영장 없이 불법 구금돼 조사받았다. 조사 과정에서 구타와 고문 등 가혹행위를 당했다.
김씨는 같은 해 11월 1심에서 징역 10년, 자격정지 10년을 선고받았다. 2심은 징역 5년, 자격정지 5년을 선고했고 이 판결은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진화위)는 2023년 9월 김 씨 사건을 중대한 인권침해로 판단하고 재심 등 적절한 조처를 하라고 권고했다.
이날 재판부는 “피고인이 안기부 수사관에게 조사받으며 가혹행위를 당했다”면 “자살을 시도할 정도로 심리적 위축된 상태에서 허위자백을 강요받았다는 사실도 인정된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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