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다문화가정 ‘두 번째 고향’ 된다…정착 지원 정책 강화
언어 장벽·고립 우려 지속…지역사회 인식 개선과 복지 연계 확대 필요

경상북도는 2006년 구미시와 예천군에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처음 설치한 뒤, 2012년까지 도내 모든 시·군으로 센터를 조기 확산했다. 이는 전국에서도 가장 이른 대응 사례 중 하나로 평가된다.각 센터는 결혼이주여성을 비롯한 다문화가정 구성원들이 한국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통·번역 서비스, 한국어 교육, 가족 상담, 취업 연계 프로그램 등 다양한 지원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실제 다문화가정의 밀집 비율이 높은 성주군의 경우,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이용률이 91.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지역의 경우 외국인 배우자들이 가족과 단절된 채 홀로 한국 문화에 적응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센터가 중요한 사회적 연결망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경주, 영천, 구미 등 제조업과 농업이 공존하는 지역은 상대적으로 이주민 취업 기회가 많아 다문화가정 유입도 꾸준한 편이다.
다문화가정 자녀의 교육 문제는 더욱 심각하게 다가오고 있다. 언어 장벽과 문화적 차이로 인해 학업 성취도가 낮아지는 경우가 많으며, 또래와의 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도 적지 않다. 특히 초등학교 입학 시기에 한국어 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학습에 뒤처지거나 심리적 위축을 경험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이에 따라 경상북도교육청은 '다솜이'라는 명칭의 다문화교육 지원사업을 통해 학습 보조, 언어교육, 학부모 연계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도 교육청 관계자는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학교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선 학교, 지역사회, 가정의 삼각 협력이 중요하다"며 "특히 부모가 교육의 주체로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다솜이 사업은 자녀의 생활적응 지도는 물론, 부모의 이해도 제고와 지역사회와의 연결을 포함해 통합적인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경북여성정책개발원도 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역할 강화를 위해 다양한 특화사업을 추진 중이다. 센터별로는 방문지도사 파견, 이중언어 교육, 심리상담 프로그램, 고충처리 시스템 등 실질적인 현장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일부 센터는 이주민 대상 진로설계와 자녀 진학 지도도 병행하고 있으며, 지역 초등학교와 연계한 방과후 교실과 진학 상담도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과제는 많다. 일부 농촌 지역에서는 다문화가정에 대한 편견이 존재하고 있으며, 지역 주민과의 갈등 사례도 드물지 않다. 또, 결혼이주여성의 경우 출산과 육아 과정에서 의료 서비스나 사회 복지 혜택을 충분히 누리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고립된 농가에서 홀로 자녀를 양육하며 한국 사회와의 접점 없이 살아가는 사례는 제도적 사각지대로 지적된다.
경북도 관계자는 "다문화가정의 안정적인 정착은 단순한 복지 지원을 넘어 지역사회의 지속 가능성과 직결된 문제"라며 "교육, 의료, 취업, 주거 등 다방면에서의 연계 정책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무엇보다 지역 주민의 인식 개선과 포용성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