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동반탈퇴 주장한 미국, 추가지원 약속한 중국

박은하 기자 2025. 5. 21.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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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연차총회서 엇갈린 행보
코로나19 기원설 두고도 또 공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이 세계보건기구(WHO)를 두고 상반된 행보를 이어갔다. 미국은 WHO 동반탈퇴를 주장한 반면 중국은 5억달러(6491억원)를 추가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로버트 케네디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은 20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세계보건총회(HWA)에 보낸 영상메시지에서“WHO는 관료주의적 비대함, 고정관념, 이해 충돌, 국제 권력 정치에 얽매여 있다”며 “빈사 상태의 WHO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케네디 장관은 “우리는 같은 생각을 가진 국가들과 접촉을 시작했다“며 “다른 국가들도 동참을 고려해 달라”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총회에 참석한 194개 회원국 대표들이 침묵 속에 연설을 지켜봤다고 전했다.

중국은 WHO 기능을 적극 지원했다. 류궈중 중국 국무원 부총리는 총회 현장에서 “일방주의와 패권 정치가 세계 보건 안보에 중대한 도전을 가져오는 상황에서 다자주의는 어려움을 해결하는 확실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WHO에 향후 5년 간 5억달러를 추가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의 결정은 WHO는 최대 분담국인 미국의 탈퇴 공백을 메우기 위해 다른 회원국에게 추가 분담을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미국은 2024~2025년 WHO 전체 예산의 10% 이상인 7억달러(약9700억원)을 분담했다. 같은 기간 중국은 2억달러(약2700억원)를 분담했다.

WHO는 미국이 탈퇴를 결정한 영향으로 2026-2027년 예산을 21% 삭감하고 다른 회원국에게 2년 간 의무 분담금을 20% 높였다. 로이터통신은 중국의 추가 지원이 확정되면 내년부터 WHO 최대 분담국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다만 이날 밝힌 추가 기여금은 WHO가 회원국에게 요청한 의무 분담금의 일부인지는 불분명하다 전했다.

미국과 중국은 코로나19 기원을 두고도 신경전을 벌였다. 케네디 장관은 코로나19가 중국 우한의 실험실에서 만들어진 바이러스에서 기원했다며 WHO가 중국의 압력으로 박쥐나 천산갑에서 바이러스가 기원했다는 허구를 홍보했다고 주장했다.

류 부총리는 “중국은 코로나19 기원 관련해 책임있고 건설적 자세를 유지했다”며 “중국을 중상모략하는 어떠한 시도도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의 기원은 현재까지 불분명하며 전 세계의 과학자들이 인수감염설, 우한 실험실 기원설, 자연발생설 등을 놓고 논쟁을 벌이고 있다. 우한 실험실 기원설은 비주류 가설 취급을 받았으나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장하면서 부상했다.

중국 당국이 코로나19 발생 초기 충분히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 더욱 논란이 됐다. 다만 미국 대통령 직속 국가정보국장실(ODNI)은 우한 기원설 역시 직접적 증거를 찾을 수 없다는 보고서를 남겼다.

한편 대만의 HWA 총회 참석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운 중국의 주장으로 9년 연속 무산됐다. 대만은 국민당 마잉주 정권 시절 WHO에 옵서버 자격으로 참석해 왔으나 민진당으로 정권이 바뀐 이후 2017년부터 중국의 반대로 참석이 막히고 있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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