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끝나자 외면?···울산 마스크 업체 고사 위기

심현욱 기자 2025. 5. 21.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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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때 마스크 확보 사활
지자체 요청으로 속속 가동
엔데믹 수요 급감···70% 이상 중단
시 "예산 고려해 연말에 구매"
울산지역 한 마스크 제조업체의 설비기계가 지난해 3월부터 가동 중단됐다.

"마스크 공급 통제까지 하더니... 공장 멈춘 지 1년이 넘었어요."

코로나19 상황 속 지자체 협조와 환대를 받으며 생산시설을 조성한 마스크 제조업체들이 고사 직전에 놓였다.

21일 찾은 울산 울주군의 한 마스크 제조업체. 이 업체는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했던 지난 2021년 운영을 시작했다.

앞서 울산을 비롯한 전국에서 공급 물량 부족으로 마스크 품귀 사태가 발생하자 각 지자체들은 마스크 확보에 앞장섰다. 울산시 역시 마스크 제조 기업과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안정적인 마스크 공급망 확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행정을 지원했다.

이 업체 또한 시의 비공식 요청으로 마스크 제조시설을 갖추고 생산에 들어갔다. 하루 최대 2만장의 마스크를 생산하며 지자체에 공급했는데, 직원 7명을 고용할 정도였다.

하지만 2023년 이후 코로나 상황이 종료됨에 따라 마스크 수요가 줄어들며 지자체에서는 더 이상 이 업체의 마스크를 찾지 않았다. 결국 지난해 3월부터 제조시설 가동은 완전히 멈췄고, 직원들도 모두 해고할 수밖에 없었다.

이 같은 상황은 다른 제조업체도 마찬가지로 나타났다. 식약처 의약품안전나라에 따르면 현재 울산지역에 등록된 마스크 제조업체는 7곳, 이 가운데 5곳은 마스크 생산이 중단된 상태고 나머지 2곳은 코로나 상황 대비 생산량이 10분의 1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마스크 외에도 다른 품목을 생산하는 업체는 그나마 상황이 나았지만, 마스크를 주력으로 하는 업체들은 고사 직전의 상황이다.

특히 한 기업은 2022년 210억원을 투자해 울주군 상북면에 마스크 전문 제조공장을 짓고 운영에 들어갔지만 불과 2년만인 지난해 상반기부터 휴업 중이다.

고물값 아까워 폐업도 못해

상생 위한 실질적 지원 필요

한 마스크 제조업체는 "울산시에서 필요할 때는 마스크 제조시설 조성을 독려하고 정부 행정명령으로 공급까지 통제하더니 지금은 방치하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했을 때는 정부에서 마스크를 지자체에 우선 공급하게 했다. 자율적으로 시장에 맡겼다면 우리는 훨씬 큰 이익을 볼 수도 있었다. 지금은 울산시나 울주군이나 모두 마스크를 찾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마스크 제조업체는 "지자체에서 생산을 독촉하기도 했다. 수억원을 들여 제조설비를 갖췄지만 현재는 마스크 생산이 거의 없는 수준이다. 설비시설의 고물값이 아까워 폐업을 못하고 있다. 말로만 지역업체 상생을 말하지 말고 지자체에서 실질적으로 나서줬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보건·의료용 마스크는 정부가 지정하는 재난관리자원에 포함돼 비축·관리되고 있다. 현재 울산시가 보유하고 있는 마스크는 11만장 수준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지난해 조달청을 통해 마스크 40만장을 구입했다. 올해 초 독감 질환이 유행하며 노인복지시설 등에 30만장을 지원해 현재 11만장 정도 남아 있는 상황이다. 마스크 비축 기준이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예산과 상황에 맞춰서 확보하려고 한다. 현재는 구매 계획이 없으며 연말에 예산이 남으면 추가 구매할 예정이다. 가능하면 울산업체를 선정하려고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중화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최근 2주 사이 태국의 누적 확진자는 5만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에서는 한 달간 코로나로 30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감염병 등급 하향 조정에 따라 코로나19 표본감시 중이다. 올해 19주차까지 전국 확진자는 총 2,222명, 울산은 31명으로 나타났다.

심현욱 기자 betterment00@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