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시점주의 〈From you〉] 빛나던 과거, 잠든 오늘 당신이 묻는 동구는…기억 속 동네와 멀어진 사람들-프롬유
일자리 넘치고 밥 짓는 냄새도 물씬
날이 갈수록 존재감 상실·인구 추락
모든 도시에 시간 부여…동구는 소외
송도 등 신도시 앞세운 확장 없어 쇠락
10개 군·구 중 인구 급감 '동구' 유일
2026년 중구 내륙·동구 통합 앞둬
'제물포르네상스'로 환골탈태 기대
시너지보단 '링겔만 효과'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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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그러니까 기자들은 독자들 보시라고 쓰는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그동안 기술적 한계로 독자 중심의 기사를 내놓기 쉽지 않았던 것도 사실입니다. 신문 시대엔 1면부터 마지막 장까지 기자가 서사를 책임졌고, 포털 뉴스 체제에 들어서며 독자들은 키워드로 취향을 선택할 수 있게 됐지만, 기사 구조 자체는 여전히 평면적이었습니다. 그러다가 마주한 AI 시대에서 <인천일보>는 지역신문이 지역 독자들에게 한층 더 깊이 다가갈 수 있는 아이디어를 떠올렸습니다.
"번거로우시더라도 우리 독자께 몇 가지 질문을 드려 얻어 낸 답으로 독자 맞춤형 기사들을 펼쳐놓자."
그 첫 질문은 이렇습니다. "인천의 10개 군·구 중, 어디에 살고 계신가요?" 이어서 "현재 연령대는?", "요즘 가장 관심 있는 분야는?" 같은 질문을 통해 각자의 삶과 관심사를 따라, 기사 보따리를 맞춤 순서로 보여드리는 작업입니다.

찬란했던 과거, 불투명한 미래, 그리고 기로 위 현재
지금까지 봤을 때, 시간은 동구 편을 들지 않았다. 지나간 20~30년을 돌이켜보면 동구의 역사는 '끊임없는 인구 추락'이라는 말로 요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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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이곳은 한때 바다와 육지가 맞닿은 교역의 중심지였고 투박했어도 일자리는 넘쳐났다. 아침저녁 좁은 골목엔 전국에서 몰려든 사람들의 밥 짓는 냄새가 풍성했다. 다닥다닥 창살 창문에는 가족들의 웅성거림이 담겨 있었다. 늦은 밤 취객들 노랫소리로 하루를 마치는 그런 동네였다. 이런 기억들은 할머니, 할아버지나 그즈음에 가까워져 오는 이들 입에나 오르는 일처럼 됐다.
시간은 인천 모든 도시에 똑같이 부여됐지만 동구엔 특히 모질었다. 연수구에는 송도, 서구에는 청라, 남동구에는 논현, 부평구에는 삼산과 같은 신도시를 앞세운 확장이 없었고 기존 도심을 어찌해보려는 적극성도 부족했던 탓이다.
지난 1992년 11만4937명에 이르던 동구 인구수는 1996년 10만명 아래로 내려가다가 현재 5만7000여명대까지 곤두박질했다.
사람들이 떠나고 동구는 잊혀진 간판이나 녹슨 철문들의 무덤이 됐다. '무덤'이라는 표현에 속이 상할 동구 사람들도 많을 걸 안다.
하지만 2000년 들어서 2023년까지 강화군과 옹진군을 포함해 인천 10개 군구에서 인구가 줄어든 곳은 계양구와 동구가 유일해서 그렇다. 유독 동구에선 23년 동안 인구가 24% 넘게 사라졌다. 같은 기간 연수구에는 48%, 서구에는 78% 그리고 중구에는 115% 인구가 불어났다. 계양구도 인구가 15% 줄었지만, 동구만큼 급격하진 않았다. 인천의 시간은 유독 동구에 더 가혹했다.
한 도시의 종말은 대개 인구 소멸에서 온다. 이대로라면 인천 동구에겐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아 보인다. 그래서 동구는 새로운 도전들을 추진하고 있다. 당장 2026년부터 영종도를 뺀 중구 내륙과 동구를 '제물포구'로 합치는 작업이나, 2010년대 후반과 2020년대 초반 형성된 부동산 시장 활성화로 곳곳에 짓기 시작한 아파트 건설 현장 등이 결정적 장면이다.
인천 원도심 발전을 꾀하는 '제물포르네상스' 사업의 중심이 될 제물포구와 산발적 재개발·재건축은 가혹했던 시간을 반전시킬 키워드가 될 수 있을까. 초 치는 거 같아 머뭇거리게 되는 말이지만, 인구 하락을 포함해 고질적 원도심 문제에 시달리는 중구 내륙과 동구, 두 지자체가 한데 뭉쳐지면 시너지보단 링겔만 효과가 우려된다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2012년만 하더라도 중구 내륙 30대 인구는 8641명이었는데, 2022년에는 4588명으로 46.9% 하락했을 지경이다.
찬란했던 과거를 뒤로하고, 이제는 미래를 준비하는 동구. 그 변화의 흐름을, 동구를 사랑하는 독자의 시선으로 함께 따라가 본다.
<미리보기>
"눈에 띄는 것부터 장바구니에 담아보세요. 선택한 순서대로 당신만의 서사가 펼쳐집니다."
동구에는 총 7개 카테고리로 기사가 펼쳐진다. <7014만원 주는데, 3324만원 받는 도시>에선 동구 기업들 연봉 평균은 전국 1위, 그런데 동구민 소득은 전국 하위권인 현실을 짚는다. 동구에 본사를 둔 업체들이 연봉 평균 7014만원을 지급하면서 전국 최고 수준이지만, 정작 동구 주민들의 실질 소득은 3324만원에 불과하다.
동구에 터 잡은 산업 자산이 지역민들에게 돌아가지 않는 이 장면은, '지역 성장과 주민 삶 사이의 단절'을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다. '일자리는 있으나 동네 사람은 없다'는 경제구조의 모순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14만2003세대 vs 3714세대'>는 최근 5년 동안 인천에선 아파트 14만가구를 지었지만, 여기서 동구 몫은 고작 2.6%에 그치는 부분을 따진다. 2010년대부터 줄곧 재개발 논의로 떠들썩했던 동구. 그러나 막상 실제로 공급된 신축 아파트는 인천 100가구 중 3가구도 안 된다. 갈등과 부침 속에 공급이 지연된 결과로, 생활 인프라나 지역 이미지 개선은 속도를 내지 못했다. 동구는 '노후 주거지의 밀도'는 높지만, '새로운 주거의 상징성'은 부족한 도시로 남아 있다. 주거 안정성이란 관점에서 여전히 위태로운 상태다.
<사교육 전성시대에도 학원이 사라지는 도시>는 학원이 줄어드는 도심, 교육이 떠난 자리엔 시간이 쌓인다는 얘기로 채워진다.
사교육이 전국적으로 과열되고 있는 가운데, 동구는 되레 학원이 줄어들고 있다. '사교육 청정지대'가 아니라, 교육 수요 자체가 줄고 유출된 지역이란 반증이다. 일반계 고등학교는 단 하나뿐이고, 인근 학군으로의 원정 통학이 일상화된 현실은 도시의 생애주기 중 '성장' 단계를 급격히 축소시키고 있다. 교육 기반의 약화는 곧 도시의 지속 가능성 약화로 이어지는, 심각한 경고다.
<노태우, 김영삼, 이회창, 이회창,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윤석열>은 동구 유권자들의 지난 대선 때 선택을 짚어보는 과정이다. 정치권은 2026년 '제물포구' 신설을 앞두고 새 표심 계산에 몰두하지만, 정작 주민 생활과는 거리가 먼 논의들이 반복되고 있다. 지금 동구에 필요한 정치는 정당 구도보다, 주민의 삶에 가까운 정책을 회복하는 일이 아닐지 조심스럽게 질문한다.
모두 7개 카테고리, 그 안에 16개 소기사들로 채워진 동구편을 분석한 챗GPT는 동구가 사람이라면 MBTI가 'ISFP'라고 진단했다. "화려한 외부 연결은 약하지만 자기만의 깊은 세계(역사, 기억)를 갖고 있고 구체적인 문제(인구, 교육, 교통, 주거 등) 현실을 아주 체감하고 고민한다"는 설명도 붙었다.
동구편 – 김원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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