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中에 밀린 K배터리… 대선 주자들, `제조업 특단책` 갖고는 있나

2025. 5. 21.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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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배터리 업체인 중국 CATL의 쩡위췬(曾毓群) 회장(오른쪽)이 홍콩증권거래소 첫 거래를 알리는 종을 치고 있다. AP 연합뉴스

K-배터리가 중국에 주도권을 빼앗기고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중국 CATL과 BYD는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무섭게 성장해 세계 배터리 시장 점유율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점유율은 올 2월 55.1%로 높아졌다. 위상도 날로 커지고 있다. CATL이 홍콩 증시에서 46억달러(약 6조4000억원)를 조달한 것은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막강한 신뢰를 확보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제 중국 업체들은 가격뿐만 아니라 기술력, 공급망, 투자 속도에서도 한국 기업들을 압도하고 있다. 이를 단순히 배터리 업계만의 경쟁으로 볼 일은 아닐 것이다. 한국 제조업 전반에 구조적 위기가 오고 있다는 경고로 읽어야 한다.

그럼에도 정치권은 심각성을 체감하지 못하는 듯하다. 대선 후보들은 연일 온갖 공약을 쏟아내면서도, 정작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인 제조업을 살릴 뚜렷한 청사진은 제시하지 않고 있다. 저마다 '혁신 경제'를 외치지만 반도체·배터리·자동차 등 제조업을 어떻게 회복시킬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찾아보기 어렵다. 이쯤 되면 대선 주자들이 '제조업 특단책'을 갖고나 있는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반면 중국은 배터리 산업 육성을 위해 보조금 정책은 물론이고 내수 시장의 전략적 활용, 해외자원 확보를 위한 외교까지 전방위적 총력전을 펼쳐왔다. 하지만 한국은 규제는 여전하고, 전력·입지·노동 문제는 해결되지 않은 채 민간기업에 투자와 경쟁을 거의 맡겨왔다.

한국 제조업은 단순히 수출산업이나 고용창출 수단이 아니라, 국가 경쟁력의 근간이다. 배터리 산업 하나만 해도 반도체, 정밀화학, 전자소재, 기계설비, AI 기반 공정 제어 등 모든 영역이 연결되어 있다. 더구나 지금과 같은 국제 정세 속에서 제조업은 경제 뿐 아니라 외교·안보와도 직결된 문제다. 위기 앞에서 청사진이 없다는 것은 무책임에 가깝다. 대선 후보들이 진정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고민한다면 제조업을 보다 구체적이고 전략적으로 다뤄야 한다. 말뿐인 산업 육성 구호를 넘어, 제조업을 국가 전략의 중심 과제로 설정하고, 이에 대한 실질적 대안을 내놓아야할 것이다. 그래야만 한국 경제에 희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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