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업체 음료옵션제, 사실상 “꼼수 가격인상”?
음료 서비스 점포는 고작 10%대
점주 "배달앱 수수료 등 부담 커"
소비자협의회 "스텔스플레이션"

국내 대형 치킨업계들이 점주 재량에 따라 서비스 음료 제공 여부를 결정하는 '음료옵션제'를 도입했으나, 대다수 점포가 서비스 음료를 미제공해 사실상 소비자를 기만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온다.
21일 중부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치킨업계 '빅3'으로 불리는 BBQ, 교촌치킨, bhc치킨은 지난해 말부터 순차적으로 음료옵션제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먼저 지난해 11월에는 bhc치킨, 지난달에는 BBQ, 이달 15일에는 교촌치킨이 해당 제도를 도입했다.
제도 도입 전 업체들은 치킨 배달 시 음료를 무료 제공해왔으나, 도입 후 대부분이 점포가 음료를 '미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기존과 똑같은 금액에 서비스는 떨어진, 일종의 '스텔스플레이션'(눈에 보이지 않는 물가 상승 현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중부일보 취재진이 배달플랫폼을 통해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기준 배달 가능 치킨 3사(bhc치킨, 교촌치킨, BBQ) 매장 67곳을 확인한 결과, 음료 제공 매장은 3사 모두 10%대에 불과했다. BBQ는 배달 가능한 전체 매장 중 10.7%(28곳 중 3곳), bhc치킨은 12.5%(24곳 중 3곳), 교촌치킨은 13.3%(15곳 중 2곳)였다.

최근 치킨 배달을 시켰다는 B씨는 "기존에 주던 음료를 안 주면서 가격은 그대로 받는 건 사실상 가격을 올려 받는 꼼수 정책이지 않냐"고 반문했다.
손철옥 경기도소비자단체협의회장은 "음료옵션제를 하면 당연히 음료값이라도 아껴야 하니까 (음료를) 안 주려는 점주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결국 음료값을 별도로 청구하는 점주들이 많아졌으니 소비자 입장에서는 치킨값이 올라간 꼴"이라고 말했다.
이어 "스텔스플레이션의 일종 같다"며 "이런 경우는 소비자가 명확하게 알고 선택할 수 있도록 사전고지를 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제언했다.
한편, 치킨 프랜차이즈 3사 중 음료옵션제 시행 전 별도 공지한 곳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최근 음료옵션제를 도입한 교촌치킨 측은 '치킨 가격은 원자재나 인건비, 세금 등 프렌차이즈 매장을 운영하는 전반의 비용으로 추산돼 치킨값과 음료값은 별개로 봐야 하며, 음료옵션제 고지에 대한 법적 의무는 따로 없는 걸로 알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보현기자
Copyright © 저작권자 © 중부일보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