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키오스크·온라인 거래…소외되는 노인들
티켓 예매도 온라인 시대…시니어팬 어려움 가중

최근 음식점과 카페 등을 중심으로 키오스크(무인주문기) 도입이 늘어나고, 모바일 등을 이용한 온라인 거래가 일상화되고 있다. 하지만 노인 등 디지털 소외계층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21일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이 발표한 '키오스크 정보접근성 현황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키오스크 보급 현황은 2021년 21만33대, 2022년 45만4천741대, 2023년 53만6천602대로 3년 사이에 30만대 이상 증가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비대면 경제 활성화와 인건비 절약 등의 이유로 음식점과 카페뿐만 아니라 영화관과 공연장, 야구장, 병원 등에서도 키오스크의 도입과 사용이 활성화되고 있다. 이밖에도 은행, 대형마트, 행정복지센터를 비롯해 무인카페, 무인세탁소, 무인 반려동물용품 판매점 등 무인점포가 늘어나면서 키오스크와의 대면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키오스크뿐만 아니라, 모바일을 이용한 온라인 거래도 늘고 있다. 야구장이나 공연장 등 현장을 찾아 입장권을 구매하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온라인으로 예매한 뒤 키오스크에서 셀프 발권을 하는 형태로 바뀌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지 2년여의 시간이 흘렀지만, 노인 등 디지털 기술에 접근하기 어려운 '디지털 약자'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프로야구 원년 팬인 최일환(70)씨는 "전에는 경기 시작 몇 시간 전에 현장을 방문해도 티켓 구하기가 쉬웠는데, 요즘은 대부분 모바일로 거래가 이뤄지다 보니 야구장에 가는 것을 포기했다"며 "자녀를 통해 겨우 온라인으로 예매하지만 야구장을 찾아도 키오스크 셀프 발권이 기다리고 있어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최씨처럼 키오스크 사용과 온라인 거래에 어려움을 겪는 디지털 소외계층이 여전하자, 지자체와 스포츠 구단에서는 디지털 교육과 함께 티켓 구매 시스템 개선 등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
최근 대구시교육청의 대구내일학교는 고령의 성인학습자들을 대상으로 현장체험을 통해 디지털 활용능력을 향상하는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했고, 대구시도 디지털 소외계층의 정보격차 해소와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해 '2025년 디지털배움터 교육'을 운영 중이다.
프로야구 구단들도 올 시즌 개막 후 역대 가장 빠른 230경기 만에 400만 관중을 돌파한 가운데, 온라인 예매문화가 낯선 '올드팬'을 붙잡기 위해 갖가지 방안을 내놓고 있다.
롯데자이언츠는 지난해 4월 안방인 부산 사직구장의 전체 좌석(2만2천665석) 중 70석(0.3%)을 만 65세 이상 관중에게 별도로 현장 판매하는 티켓 구매 시스템을 도입했고, 수원KT위즈파크를 사용 중인 KT위즈도 지난해 7월부터 70세 이상 노인 또는 장애인(동반 1인 포함)을 대상으로 티켓 100장을 1천 원에 현장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온라인 예매 티켓도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가 많은 삼성라이온즈를 비롯한 몇몇 구단은 시니어팬의 입장권 문제에 대해 미온적이다.
이승철 대구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는 "출생인구 감소로 인해 우리나라가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만큼, 노인 등 디지털 소외계층을 위해 적극적인 교육 등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며 "실제 키오스크 앞에서 반복해 시연하고, 이를 실제 현장구매 경험과 연계할 수 있도록 하는 직접적인 교육방식 개발이 필요하고, 티켓 중 일부분을 현장구매 형태로 전환하는 등 지자체와 구단의 적극적인 태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권영진 기자 b0127kyj@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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