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문예광장] (시조) 물을 입다 / 최재남

문화부 2025. 5. 21.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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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화를 키우기 위해 아랄해로 들어오는 물줄기를 돌려, 아랄해가 점점 줄어들어 지금은사막화가 되었다.

면 티셔츠 한 벌 만드는데 2,700L 물이 필요하다.

쩍쩍 갈라진 바닥에 배 한 채 덜렁 얹혀있는 아랄해를.

한 번도 내 옷들이 물이라고 생각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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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을 추구하는 나의 옷은 유죄다

어제 입고 오늘은 버려 수거함에 꽉 찬 브랜드

일회용 명품 아니어도 패스트패션 대세라

사막을 덮고 있는 티셔츠가 흉기라고

큰 바다 다 퍼가는 목화를 고발하며

뉴스 속 아랄해* 태그가 자막으로 지나간다

유행에 길을 내며 옷더미에 갇히는 물

한 가닥 실을 풀어 그 물줄기 잇는다

몸 안에 흥건하던 날개, 깃을 턴다 거울 앞

*목화를 키우기 위해 아랄해로 들어오는 물줄기를 돌려, 아랄해가 점점 줄어들어 지금은사막화가 되었다. 면 티셔츠 한 벌 만드는데 2,700L 물이 필요하다.

◆시작(詩作)메모

계절이 바뀌면 제일 먼저 옷장을 정리한다.

이리저리 살펴보다 싫증도 나고 유행이 지난 것 같은 옷을 수거함에 넣으려고 보니

글쎄 한 무더기나 된다.

잠시 헐거워진 옷장!

그 틈을 못 참고 인터넷 쇼핑을 하려다가 그만 보고 말았다.

쩍쩍 갈라진 바닥에 배 한 채 덜렁 얹혀있는 아랄해를.

목화를 키우기 위해 아랄해로 들어오는 강줄기를 돌려서 사막화가 되는 중이란다.

심장을 쿵 하고 때린다.

한 번도 내 옷들이 물이라고 생각지 못했다.

무심히 입고 버리는 동안 끊어놓은 물줄기를 잇기 위해

이제 패스트패션을 멈추려 한다.

수많은 옷을 앞에 두고도 입을 옷이 없다던 나의 넋두리도 고발한다.

◆약력

-2008년 '시조21' 신인상 등단

-시조집 '섬의 시간' 외

-한국시조시인협회 신인상 수상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