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혼 인정받는 사회 꿈꾸며···“광장 경험 잊지 말아야”[다른 목소리]

한국레즈비언상담소 활동가이자 여성 퀴어 연구자인 조소연씨(28)가 바라는 건 동성 결혼이 법적으로 인정받는 사회다. 21일로 2주를 남겨둔 6·3 대선에 나선 후보들이 발표한 여러 공약 중 성 소수자를 위한 공약은 찾아보기 힘들다. 조씨는 12·3 불법계엄 사태 후 광장을 채웠던 소수자의 목소리가 대선에서는 자취를 감춘 것을 두고 “광장에 의해 치러지게 된 대선이 맞나 하는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조씨는 16일 기자와 인터뷰에서 이번 대선에서 가장 바라는 것은 “혼인 평등의 실현”이라고 말했다. 현행 민법은 이성 간의 결합만 혼인으로 해석하는데, 동성혼도 인정돼야 한다는 것이다.
조씨는 “혼인 평등 실현은 성 소수자들을 제도적으로 보호해 실질적으로 삶을 나아지게 할 수 있다”며 “성 소수자들이 마음놓고 살아갈 수 있는 사회라는 걸 보여주는 강력한 메시지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차별금지법을 두고는 “당연히 중요하고 반드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씨는 지난해 불법계엄 이후 4개월 간 매일같이 집회에 나가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을 촉구했다. 그는 광장에서 다수가 공감한 ‘차별과 혐오없는 평등한 사회’라는 가치가 제도권 정치 안으로 들어오면 돌연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일’로 바뀌는 것에 답답함을 느꼈다. 여전히 차별금지법 제정에 유보적인 더불어민주당 입장을 두고는 “굉장히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 때 인권변호사 출신의 대통령이 당선되면 박근혜 (전 대통령) 때보다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다”며 “그만큼 더 배신감을 느끼고, 상처받은 사람들이 많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광장에서도 그런 일이 반복될 거라는 조마조마한 마음들이 있다”고 말했다.
소수자의 목소리를 대변하던 진보 정당의 존재감은 지난 대선에 비해 확연히 줄었다. 조씨는 “성 소수자 친화적 정책을 펼치고 있는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가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는 실정인 게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대선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대변할 후보에게 투표할 계획이다. 조씨는 “나를 대변할 수 있는 후보에게 표를 준다는 건 변하지 않는 원칙”이라고 말했다. 조씨는 “광장에서의 경험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배신하지 않고 원칙을 잘 지키면 좋겠다”며 “차별과 혐오는 존재해서는 안 되고, 평등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타협할 수 없는 원칙을 저버리지 않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한솔 기자 hanso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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