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전체 점령" 네타냐후 폭주에 '경제 압박' 카드 꺼낸 유럽
EU, 정치·경제 협력 '연합 협정' 재검토
유럽이 가자지구 지상 작전을 재개한 이스라엘을 향한 경제 압박 카드를 꺼내 들었다. 가자지구 전체를 점령하겠다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폭주에 우호 관계였던 서방이 이스라엘에 등을 돌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스라엘의 최대 우방국 중 하나로 꼽히는 미국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순방 때 이스라엘은 방문하지 않고 이스라엘의 적국인 시리아와 관계 개선을 공식 발표하는 등 이상신호를 켰다.

20일(현지시간) CNN·워싱턴포스트(WP)·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영국과 EU(유럽연합)는 이날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상황을 이유로 각각 이스라엘과의 무역협상 중단, 경제협력 등이 담긴 연합 협정 재검토를 발표했다.
영국은 이날 성명에서 가자지구 인도주의 문제를 이유로 이스라엘과의 FTA(자유무역협정) 협상을 중단하고, 요르단강 서안지구(웨스트뱅크) 정착민에 대한 추가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은 2021년 1월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이후 이스라엘과 무역협정을 체결했고, 지난 3년간 새롭고 포괄적인 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을 진행해 왔다. 중단된 이번 협상에는 서비스 분야에서 이스라엘의 대영국 수출 확대 방안과 영국 정부 관리들의 이스라엘 방문이 예정됐었다. 지난해 영국과 이스라엘 간 총 무역액은 58억파운드(약 10조8090억원)였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하원 연설에서 "어린이를 포함해 모든 사람이 폭격당하고 기아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가자지구의 현재 상황은 도저히 참을 수 없다"며 이스라엘군의 군사작전 확대에 "섬뜩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영국 매체 텔레그래프는 "내각 수반이 의회에서 이스라엘에 대해 이렇게 강경한 언어를 사용한 적이 없었다"며 "영국과 이스라엘 관계의 역사에서 전례 없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영국은 전날 프랑스, 캐나다와 함께 이스라엘을 규탄하는 공동성명도 발표했다. 공동성명은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 확대와 지원 차단은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한 공격과 인도적 지원 차단을 중단하지 않으면 표적 제재를 포함해 구체적인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스라엘은 앞서 가자지구에 대한 지상작전 재개와 함께 '기본적인 수준의 식량' 등 구호품 반입을 허용했다. 그러나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의 톰 플레처 국장은 반입이 허용된 구호품이 제한적이라며 "긴급히 필요한 양에 비하면 바다에 떨어진 물 한 방울과 같다"고 지적했다.

EU는 2000년에 체결한 이스라엘과의 연합 협정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EU-이스라엘 연합 협정'은 정치,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상호 지역을 자유무역지대로 설정한다는 내용도 담겨 FTA과 유사한 역할을 한다. EU는 이스라엘의 최대 교역 상대로, 지난해 이스라엘 전체 교역량의 32%를 차지했다. 지난해 이스라엘 수입의 34.2%는 EU에서 나왔고, 수출의 28.8%가 EU로 향했다.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 대표는 20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외교장관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EU 회원국(27개) 중 17개국이 협정의 제2조와 관련된 재검토 찬성했다"며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차단하고 있는 상황을 해제할 책임은 이스라엘에 있다"고 말했다.
'EU-이스라엘 연합 협정' 제2조에는 당사국 간의 관계는 인권과 민주주의 원칙 존중에 기반한다는 내용이 명시됐다. 이와 관련 WP는 "EU가 이스라엘과의 협정을 중단하려면 EU 내 만장일치가 필요하다"며 "독일을 포함한 이스라엘의 우방국들은 이스라엘 압박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은 즉각 반발했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영국의 서안지구 정착민 추가 제재에 "당혹스럽고 정당하지 않은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외부의 압력은 이스라엘이 우리의 존재와 안보를 위협하는 적들에 맞서 싸우는 길에서 벗어나게 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FTA 협상 중단에 대해선 영국 정부가 정치적 이유로 자국 경제를 해치는 선택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EU를 향해선 "이스라엘이 직면한 복잡한 현실을 오해하고 있다. 이를 무시하고 이스라엘을 비판하는 것은 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 정파)의 입지를 강화할 뿐"이라며 EU가 이스라엘이 아닌 하마스를 압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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