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트라우마, 꺼준 건 다름 아닌 ‘글쓰기’였다”

원소정 기자 2025. 5. 21.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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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JDC 대학생 아카데미] 김강윤 소방관
“글쓰기로 자기 인식과 행동 변화 이룰 수 있어”

"강한 사람이라서 버틴 게 아닙니다. 약한 마음을 글로 꺼내기 시작하면서 비로소 버틸 수 있게 됐습니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주최하고 제주의소리와 제주대학교가 공동 주관하는 2025학년도 'JDC 대학생아카데미' 1학기 열한 번째 강연이 21일 오후 2시 제주대학교 공과대학 3호관 대강당에서 진행됐다.
김강윤 부산소방학교 구조교수팀장이 21일 JDC 대학생아카데미에서  '내가 구한 사람, 나를 구한 글'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이번 강연에는 김강윤 부산소방학교 구조교수팀장이 '내가 구한 사람, 나를 구한 글'을 주제로 무대에 올랐다.

김 팀장은 해군 특수전요원(UDT/SEAL) 출신으로, 부산소방재난본부 특수구조단과 해운대 수상구조대장을 거쳐 현재는 소방 후배들을 가르치는 구조 전문가다.

그는 강한 사람이라는 자존심 하나로 소방관이라는 직업을 택했다. 출근 첫날부터 자살 기도 현장에 나서는 등 각종 사건사고 현장을 누비며 수많은 생명을 살려냈다.

반대로 그는 트라우마라는 보이지 않는 상처에 스스로 무너져 갔다. 동료 소방관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을 겪으며 트라우마는 더욱 심해졌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주최하고 제주의소리와 제주대학교가 공동 주관하는 2025학년도 'JDC 대학생아카데미' 1학기 열한 번째 강연이 오는 21일 오후 2시 제주대학교 공과대학 3호관 대강당에서 진행됐다. ⓒ제주의소리

그런 그에게 전환점이 된 건 아내의 권유로 읽게 된 한권의 책이었다.

박경철 작가의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에서는 죽고 사는 문제를 이야기 했다. 자신의 마음과 닮은 사람들을 보게 되면서 스스로도 할 이야기가 많다고 생각했다.

김 팀장은 "말로는 털어놓기 어려웠지만, 글은 혼자쓰는 것이기에 용기가 났다"며 "처음엔 민망했지만 점차 글을 쓰며 치유되는 자신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결국 그를 구한 것은 글쓰기였다. 그렇게 하나씩 쓴 글을 모아 에세이 '레스큐'에 이어 '불길을 걷는 소방관', '조금만 버텨, 지금 구하러 갈게' 등을 펴낼 수 있었다. 최근에는 '거묵골구조대 사람들'을 쓰기도 했다.

김 팀장은 "글을 쓸 때는 알고도 회피했던 약한 모습이 술술 나왔다"며 "그렇게 자기 인식을 할 수 있었고, 자연스럽게 행동도 바뀌었다"고 전했다.

구조대원이자 글을 쓰는 사람, 잠수사이자 훈련교관으로 살아가고 있는 그는 자신의 정체성을 단 하나로 정의하지 않겠다는 듯 말했다.

폴리매스형 인간. 서로 연관이 없어 보이는 다양한 영역에서 재능을 발휘해 방대하고 종합적인 사고와 방법론을 지닌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주최하고 제주의소리와 제주대학교가 공동 주관하는 2025학년도 'JDC 대학생아카데미' 1학기 열한 번째 강연이 오는 21일 오후 2시 제주대학교 공과대학 3호관 대강당에서 진행됐다. ⓒ제주의소리

김 팀장은 제주대 청년들을 향해 "20대인 여러분은 아직도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있다. 자신이 얼마나 큰 존재인지를 인식해야 한다"며 "성공이라는 단어에 갇히지 말고, 스스로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고 격려했다.

JDC 대학생아카데미는 <제주의소리TV>를 통해 생중계되며, 강연이 끝난 후에는 VOD 서비스도 제공돼 언제 어디서나 강의를 시청할 수 있다.

*JDC대학생아카데미 기획취재는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의 지원과 협조로 진행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