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구 되겠다”는 한동훈…이를 바라보는 국힘 내부의 엇갈린 시선

이원석 기자 2025. 5. 21.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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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근들과 독자 유세 나선 韓…“지원 유세 다행” vs “자기 정치”
‘尹과의 확실한 절연’ 당 압박하는 친한…‘당권 도전 염두’ 관측도

(시사저널=이원석 기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오후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을 찾아 유세를 진행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 경선 결선에서 김문수 후보에 패한 뒤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합류를 고사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독자적으로 김 후보 지원 유세에 돌입했다. 당내에선 '지원 유세에 나서줘서 다행'이라는 시각과 '자기 정치 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공존하고 있다. 

한 전 대표는 20일 유세 첫 일정으로 부산 광안리 해수욕장을 찾아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이 만드는 위험한 세상을 막기 위해 나왔다. 누구보다 앞장서서 '노쇼주도성장', '120원 경제', 사법 쿠데타를 막기 위해 뛰고 있다"며 "경선 과정에서 3대 1, 4대 1, 5대 1로 친윤들과 싸웠다. 누군가 '그런데도 왜 여기서 선거운동 하냐, 호구냐' 그러지만 저는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호구가 되겠다"고 했다. 

또 그는 "김문수 후보님과 생각과 다른 점이 많고 본질적 차이는 극복하기 어렵다"면서도 "하지만 나라가 위기에 빠졌기 때문에 나왔다. 이재명이 가져올 위험한 나라를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세에는 박정하·안상훈·우재준·정성국·정연욱 의원 등 친한(親한동훈)계 의원들이 함께했다. 이들은 '김문수' 이름은 없이 '기호 2번'만 적힌 유세복을 입었다. 한 전 대표는 당분간 김 후보와 동행 유세 없이 독자 유세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당초 한 전 대표는 계엄·탄핵에 대한 사과,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의 절연, 김문수 후보의 단일화 거짓말 사과 등의 전제조건을 들면서 김 후보 지원에 선을 그어왔다. 그러나 윤 전 대통령이 전격 탈당하자 최소한의 조건은 충족했다고 판단해 독자 유세 행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이제라도 유세에 나서줘서 다행'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지난 3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선출된 가운데 경쟁자였던 한동훈 전 대표가 옆에서 축하하고 있다. ⓒ시사저널 박은숙

그러나 한 전 대표의 행보를 탐탁지 않게 바라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자기 정치'를 한다는 시각이다. 국민의힘 소속의 한 전직 의원은 21일 통화에서 "도와주려면 제대로 도와줘야 하는데 이게 정말 당을 도와주는 건지 모르겠다"면서 "경선에서 탈락한 사람이 스스로 '호구'라고 표현하면서 자기 존재감만 드러내려는 유세를 벌이는 건 처음 봤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한 전 대표가 차기 당권을 겨냥한 행보를 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시사저널과 만나 "지금 사실상 김문수 후보를 비롯해서 경선 주자들 모두가 당권 후보군 아니겠나"라며 "한 전 대표도 대선 패배 이후 당권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아닌가 싶은데, 대선 주자보다 스포트라이트를 더 가져가는 행보는 좀 지나쳐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한 전 대표 측은 윤 전 대표와의 관계 등의 문제에서 확실한 매듭을 짓지 못하는 당 지도부를 비롯한 주류들의 분위기를 경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친한계 인사는 통화에서 "윤 전 대통령이 사실상 절연된 게 아니라 스스로 당당하게 나간 것 아닌가. 이런 식으론 판을 뒤집을 수 없다"면서 "오히려 한 전 대표가 확실한 관계 정리를 홀로 말하면서 이기기 위한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한 전 대표라고 가만히 있으면 되는데 나서서 욕을 듣고 싶겠나"라고 했다. 

국민의힘 내 최다선(6선)이자 친한계로 분류되는 조경태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전략적으로라도 별도로 유세하는 것도 또 다른 방식이기 때문에 존중해 줄 필요가 있지 않을까"라며 "지금 중도층, 무당층, 그러고 젊은층에서는 김문수 후보에 대한 지지가 상당히 약하지 않나. 별도 유세를 통해 확장성에 있어 효과적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와 친한계는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 더욱 더 자당을 향한 압박 강도를 점차 늘려가는 모습이다. 특히 이날 윤 전 대통령이 서울 동대문구의 한 극장에서 부정선거 의혹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를 시청하는 행보를 하자 비판의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한 전 대표는 21일 오전 "국민의힘은 윤어게인, 자통당(자유통일당), 우공당(우리공화당), 부정선거 음모론자들과 손잡으면 안 된다. 국민의힘이 자멸하는 지름길"이라고 썼다. 

친한계 인사로 분류되는 김근식 국민의힘 송파병당협위원장은 같은 날 "윤석열이 정치적으로 살아 움직이는 한, 그로 인해 자통당, 우공당, 윤어게인, 스톱더스틸 세력이 우리 당을 자기 놀이터로 삼는 한, 대선은 필패"라며 "결국 세상에서 제일 위험한 이재명에게 정권을 헌납하는 윤석열. 우리 당이 살고 보수가 거듭나기 위해서는 재구속만이 답"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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