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도 피부 봉합·골수 채취·흉관 삽입···다음달 21일 간호법 시행

김표향 2025. 5. 21.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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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진료지원 업무 수행 규칙' 마련
전문·전담 간호사, 45개 의료행위 가능
21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내 피크앤파크컨벤션 로열홀에서 열린 진료지원업무 제도화 방안 공청회에서 박혜린 보건복지부 간호정책과장이 '간호사 진료지원 업무 수행에 관한 규칙' 주요 내용에 관해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간호법이 다음 달 21일부터 시행됨에 따라 앞으로 진료지원(PA·Physician Assistant) 간호사도 골수 채취, 피부 봉합, 의료용 관 삽입 등 의사 업무 일부를 합법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된다.

보건복지부는 21일 진료지원 업무 제도화 방안 공청회를 열어 간호법 하위법령인 ‘간호사 진료지원 업무 수행에 관한 규칙’ 주요 내용을 공개했다. 지난해 2월 전공의 집단 이탈 이후 의료공백을 메우기 위해 시행한 ‘간호사 업무 관련 시범사업’에서 허용됐던 54개 행위를 토대로 현장 의견을 반영해 7개 분야 45개 행위로 통합·조정했다.

그래픽= 신동준 기자

세부적으로는 △환자의 마취 전·후 모니터링 △비위관(콧줄) 및 배액관 삽입·교체·제거 △복합 드레싱(의료용 관, 수술 부위 등) △기관절개관(T-tube) 교체·제거 △말초 동맥관(A-line) 삽입 등이 포함됐다. △피부 봉합·매듭, 봉합사 제거 △골수 및 복수 천자 △석고붕대, 부목 △수술 관련 침습적 지원·보조 △흉관 삽입 및 흉수천자 보조도 가능해진다.

또한 △인공심폐기 및 인공심폐보조장비 준비·운영 △순환 보조장비 운영 준비·관리 △진료·수술·마취 기록 초안 작성 △수술·시술 및 검사·치료 동의서·진단서 초안 작성 등도 의사 위임 아래 허용된다.

다만 의사가 수행할 필요성이 높은 △중심정맥관 삽입 및 관리 △뇌척수액 채취 △전신마취를 위한 기관 삽관 및 발관 등 7개 행위, 판단이 모호한 2개 행위 등 13개는 제외됐다. 대신 △환자 마취 전‧후 모니터링 △분만과정 중 내진 등 10개 행위가 새로 추가됐다.

진료지원 업무 수행 자격은 간호법에 따라 자격을 보유한 전문간호사(석사), 임상 경력 3년 이상이면서 교육 이수 요건을 충족한 전담간호사로 규정했다. 단, 진료지원 업무를 수행한 경력이 1년 이상인 간호사는 임상 경력이 3년 미만이라도 업무 수행이 가능하다.

심장 수술 중 심장에 혈액과 산소를 공급하는 인공심폐기 작동을 담당하는 체외순환사도 진료지원 업무로 분류됐다. 간호사 외에 의료기사도 체외순환사로 활동 중인데, 간호법 시행일 전 대한흉부외과 학회가 주관하는 체외순환사 자격을 획득했거나 교육 이수 중인 경우에는 계속 업무 수행이 가능하도록 유예 조치를 적용하기로 했다.

진료지원 업무를 수행하는 의료기관은 간호사 의사 각 1인 이상 포함하는 원내 운영위원회를 설치해야 한다. 위원회는 간호사별 직무기술서를 심의·승인하고 교육 이수 범위 내에서 직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관리·감독을 담당한다. 교육 과정은 임상 관련 기초지식 및 이론교육, 직무와 연계해 시행하는 직무실습교육 등 현장실습으로 구성된다.

21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내 피스앤파크컨벤션에서 열린 진료지원 업무 제도화 방안 공청회에서 대한간호협회 회원들과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조합원들이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의 인사말이 진행되는 동안 항의 피켓을 들고 있다. 뉴스1

다만 교육 주체와 자격시험 도입 여부를 놓고는 이견도 있다. 정부는 의료인 단체(대한간호협회,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 전문간호사 교육기관, 공공보건의료 지원센터 등을 교육 기관으로 인정한다는 방침이지만, 간호협회는 협회가 진료지원 업무 교육을 총괄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또 간호협회는 진료지원 업무가 단순히 의사 보조가 아닌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만큼 교육과 실습을 기반으로 자격증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복지부는 추후 제도 성숙 과정에서 충분한 업무 경력과 역량이 갖춰진 경우 시험제도나 검증 절차 도입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복지부는 이날 공청회에서 제기된 의견 등을 수렴해 진료지원 업무 수행 규칙 최종안이 마련되면 향후 입법예고를 거쳐 확정·공포할 계획이다. 규칙 시행일 전까지는 기존 간호사 업무 관련 시범사업을 지속한다.

그동안 PA라고 불린 진료지원 간호사는 의사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암암리에 의사 업무 일부를 떠맡아 사실상 불법 의료에 내몰려 왔다. 의사 집단행동 이후 전공의 빈자리를 대체하면서 법적 보호 필요성이 커졌고, 지난해 8월 간호법 제정으로 이어졌다. 현재 전국에서 진료지원 업무를 맡는 간호사는 1만7,000여 명으로 추산된다.

복지부는 “진료지원 업무 범위와 자격 요건, 교육 및 관리체계를 명확히 해 역할 혼선과 불법 의료행위 우려를 해소하고, 안전하고 효율적인 진료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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