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6년째 모임 이어온 조선 후기 붕당 소북(小北)의 후예들

박성준 2025. 5. 21.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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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후기 사림을 둘로 나눈 동인과 서인. 동인은 다시 남인과 북인으로 분화되었다. 이후 북인은 대북과 소북으로 나뉘었으며, 그 가운데 소북의 후손들이 오늘날까지도 학문과 도덕을 중시하는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이들 소북동일회가 국립중앙도서관과 공동으로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22일 오후 1시 국립중앙도서관 디지털도서관 대회의실에서 열리는 “‘소북동일회(小北同一會)’ 문중 고문헌의 학술적 가치 조명”이 화제의 현장이다. 
소북동일회는 조선 후기 정파인 소북의 28성 69가문 후손들로 구성된 단체다. 1599년(선조 32년) 결성된 이래 400년 넘게 전통을 이어온 종친·학술 공동체로서 2019년부터 12차례에 걸쳐 귀중본인 ‘북보(北譜)’를 비롯하여 문중에서 소중하게 간직해 온 고문헌 172종 407책을 국립중앙도서관에 기증했다.

‘북보’는 소북에 속한 28성 69가문의 계보를 정리해 편찬한 족보. 소북 당파가 오랫동안 결속력을 유지해 온 결과물이자 당파적 결속을 문헌으로 형상화한 보기 드문 자료다.

학술대회는 이광종 소북동일회 명예회장 기조 강연으로 시작되며, 강연에서는 소북 당파의 형성과 변화, 그리고 ‘북보’의 편찬 역사에 대해 다룬다.

기록에 따르면 소북동일회는 선조 32년인 1599년 시작됐다. 초기 구성원은 정치 탄압을 피하고 학문에 전념할 것을 다짐했다. 1657년 소북 인사 34명이 작성한 ‘팔약조(八約條)’라는 8가지 행동 강령은 이후 소북동일회의 정신적 기초가 됐다. 

1. 벼슬하면 한마음으로 임금을 섬긴다.
 
2. 노인은 조용히 살며 손자 교육에 힘쓴다.
 
3. 소년은 문을 닫고 독서에 전념한다.
 
4. 벼슬을 하더라도 땅을 사지 않는다.
 
5. 혼인은 형편에 따르며 가문만 보지 않는다.
 
6. 사석에서는 공적인 일을 말하지 않는다.
 
7. 안국동 근처로 이사하지 않는다.
 
8. 충청도 이남으로 낙향하지 않는다.
 
이같은 원칙을 지키며 근대까지 내려온 소북동일회는 소북 문학과 역사 계승을 목표로 소북문학사연구소를 설립해서 ‘국역 후추집(김신국)’, ‘죽창선생집(강주)’ 등 소북 문헌 국역 사업을 수행했다고 한다. 400여 년간 유지된 한국의 독보적인 종친·학문 단체로, 7학사·8문장·5군자 등 수많은 문인을 배출했다는 설명이다. 현재도 매월 정기적으로 종로 한 식당에서 정기모임을 가지고 있다.

국립중앙도서관 고문헌과 현혜원 과장은 “이번 학술대회는 12차례에 걸쳐 많은 고문헌을 기증해 주신 소북동일회의 뜻깊은 결정에 대한 예우로 마련되었다”고 소개했다.

박성준 선임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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