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메디치’ 박성용 20주기 추모 공연…‘금호 영재’ 손열음 단독 무대

임석규 기자 2025. 5. 21.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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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5월21일, 당시 서울 광화문에 있던 금호아트홀에서 특별한 공연이 열렸다.

무대 벽면엔 '어느 위대한 삶을 추억하며'란 공연 주제가 내걸렸다.

그로부터 다시 10년이 흘러, 오는 23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금호아트홀에서 고인을 기리는 20주기 추모 공연이 열린다.

3명 모두 '금호 영재' 출신으로, 박 전 회장이 각별히 챙겼던 연주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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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연세대 금호아트홀
피아니스트 손열음과 바이올리니스트 권혁주, 첼리스트 고봉인이 2015년 금호아트홀에서 열린 박성용 전 금호그룹 회장 10주기 음악회에서 연주하고 있다. 금호문화재단 제공

2015년 5월21일, 당시 서울 광화문에 있던 금호아트홀에서 특별한 공연이 열렸다. 무대 벽면엔 ‘어느 위대한 삶을 추억하며’란 공연 주제가 내걸렸다. 박성용(1932~2005) 전 금호그룹 회장 10주기 추모 음악회였다. 피아니스트 손열음과 바이올리니스트 권혁주, 첼리스트 고봉인은 차이콥스키 피아노3중주(op.50)를 연주했다. 모스크바음악원을 설립한 피아니스트 니콜라이 루빈스타인(1835~1881)에게 헌정된 이 곡엔 ‘어느 위대한 예술가를 추억하며’란 부제가 달려있다.

그로부터 다시 10년이 흘러, 오는 23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금호아트홀에서 고인을 기리는 20주기 추모 공연이 열린다. 이번엔 손열음 단독 무대다. 10주기 무대에 함께했던 권혁주는 이듬해 택시 안에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떴다. 당시 31살, 비운의 천재였다. 하버드대 생물학과를 졸업한 고봉인은 연주자 대신 의과학자의 길을 걷고 있다. 3명 모두 ‘금호 영재’ 출신으로, 박 전 회장이 각별히 챙겼던 연주자들이다.

박성용 전 금호그룹 회장이 생전에 피아니스트 손열음과 함께 찍은 사진. 금호문화재단 제공

손열음은 이번 공연에서 고인과 인연이 있는 곡들을 선곡했다. 차이콥스키 ‘피아노를 위한 명상곡’과 멘델스존 ‘피아노를 위한 무언가’는 그가 1998년 고인과 처음 만났을 때 연주한 곡이다. 라벨 ‘라 발스’는 2005년 고인 앞에서 마지막으로 연주한 곡이다. 슈만 ‘크라이슬레리아나’에 대해 손열음은 “살아계신다면 가장 들려드리고 싶은 곡”이라며 “20년 동안 나의 성장 과정과 현재의 음악을 가장 잘 보여줄 것 같아 선곡했다”고 말했다. 고인은 명지휘자 로린 마젤(1930~2014)에게 손열음을 소개하는 등 세계적인 음악가들과 국내 젊은 연주자들의 협연 무대도 주선했다.

박 전 회장은 1977년 금호문화재단을 설립해 재능 있는 젊은 연주자들을 성심껏 지원했고, ‘한국의 메디치’란 별명까지 얻었다. 1998년부터 국내 최초 클래식 영재 시리즈인 ‘금호 영재 콘서트’를 열었다. 김선욱, 선우예권, 조성진, 임윤찬 등 내로라하는 피아니스트들이 ‘금호 영재’로 발굴됐다.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양인모, 첼리스트 이정란·최하영·한재민, 바리톤 김태한도 빼놓을 수 없다.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이 무대를 통해 데뷔한 연주자가 지금껏 2천명을 웃돈다. 1990년 국내 최초의 전문 실내악단인 ‘금호현악사중주단’을 창단했고, 1993년 명품 악기를 구매해 젊은 연주자들에게 무상으로 대여해주는 ‘악기 은행’도 설립했다.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과 임지영, 김봄소리 등이 이 제도 혜택을 봤다.

2005년 별세한 박성용 전 금호그룹 회장은 ‘금호 영재 콘서트’를 열어 젊은 연주자들 지원했다. 금호문화재단 제공

박 전 회장은 청와대 경제비서관을 거쳐 서강대 경제학 교수로도 재직했다. 매주 2~3차례씩 음악회에 다닐 정도로 열렬한 음악 애호가였다. 1998년 예술의전당 이사장, 2002년 통영국제음악제 초대 이사장, 2003년 한국메세나협의회 회장 등을 거치며 예술가들을 후원하는 일에 소매를 걷어붙였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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