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 확보, 전문성 강화, 정책 지원까지...갈 길 먼 제주 민간 소극장

한형진 기자 2025. 5. 21. 14:47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제주도의회, 민간 소극장 활성화 정책간담회 개최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는 21일 도의회 1층 소회의실에서 '제주 민간 소극장 활성화 방안 마련을 위한 정책 간담회'를 개최했다. ⓒ제주의소리

제주지역 민간 소극장의 활성화를 고민하는 자리가 열렸다. 시장 확대, 인력 전문성, 홍보 강화, 중장기적 접근 등 다방면에서 대책이 제시되면서 많은 과제를 남겼다.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이하 문광위)는 21일 도의회 1층 소회의실에서 '제주 민간 소극장 활성화 방안 마련을 위한 정책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간담회는 지역 문화예술 생태계를 지탱해온 민간 소극장이 운영난에 처하면서, 지속가능한 대안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로 마련됐다. 

소극장은 관객 수용 인원이 비교적 적은 규모의 극장을 의미한다. 보통 300석 미만의 좌석을 가진 극장을 말한다. 지난해 10월 기준 제주지역 전체 공연장은 33곳으로 이 가운데 300석 미만의 소극장은 14곳이다.

공공이 운영하는 소극장은 ▲제주도문예회관 소극장(170석) ▲오백장군갤러리 공연장(160석) ▲비인(277석) ▲서귀포예술의전당 소극장(190석) 등이 있다.

민간이 운영하는 소극장은 ▲한화리조트 한라극장(248석) ▲세이레 아트센터(99석) ▲아트락 소극장(60석) ▲채플린 소극장(55석) ▲이디홀(128석) ▲공존 예술창작 스튜디오(30석) ▲제주신화월드 라바스테이지(18석) ▲오페라인제주 스튜디오(80석) ▲호은아트홀(100석) ▲클리프홀(290석) 등이다. 민간 소극장 가운데 관광지 안에 자리한 시설을 제외하면 8개 정도가 남는다.
제주 지역 공연장 현황 ⓒ제주의소리

소극장의 종류는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된다. 대관(임대) 극장, 기획·제작극장, 상설(오픈런) 극장이다. 대관 극장은 외부 단체나 개인에게 공간을 임대하는 방식인데 대부분의 민간 소극장이 대관 극장이다. 기획·제작극장은 예술감독이나 기획자가 극장의 운영을 책임지고 자체 기획·제작 공연을 선보이는 방식인데, 공연을 제외한 나머지 역할은 극장이 맡는다. 상설 극장은 연중무휴 공연을 상시 운영하며 동일한 공연을 반복 진행하는데, 시장에서 자신감이 생겼을 경우 시도한다.

정책 간담회는 고태민 문광위 위원장의 인사말로 시작해 이인복 (사)한국소극장협회 부이사장의 발표에 이어 토론으로 마무리했다. 토론에는 양영수 도의원(진보당, 아라동을)이 좌장을 맡아 양성미 아트락소극장 공동대표, 이정만 대전문화재단 본부장, 이훈경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 정민자 제주연극협회장, 황경선 제주도 문화정책과장이 참여했다.

발표자로 나선 이인복 부이사장은 대전에서 소극장을 운영하는 예술인이다. 그가 대표를 맡고 있는 아신극장은 대전을 대표하는 소극장 가운데 하나다.

이인복 부이사장은 시작에 앞서 민간소극장 활성화 정책은 수단이라면서, 어떤 목적을 추구하는지 목표가 명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제주 문화시설 현황에 대해 박물관과 미술관 숫자는 타 지역과 비교해도 매우 많은 편이지만, 관광산업에 치우쳐 있고 기초예술에 대한 관심과 투자는 부족하다고 분석했다. 특히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에 등록된 제주 소극장은 공공 3곳, 민간 1곳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이인복 부이사장은 소극장의 중요성에 대해 "예술은 사람들을 하나 되게 만든다. 사람들이 모여서 만들어내는 결과물이 바로 문화"라며 "소극장은 문화기반시설, 지역의 특화된 문화예술활동 플랫폼, 지역의 문화자산, 공연예술 유통플랫폼이라는 사회적 가치가 존재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간담회 발표자로 나선 이인복 부이사장. ⓒ제주의소리

이인복 부이사장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를 비롯한 공공의 소극장 지원사업은 대관에 치우쳐 있고, 창작 지원도 단체와 극장 가운데 후자는 비중이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예술경영지원센터의 '공연유통플랫폼 성장주기별 육성사업'과 '연극 리부트 사업'은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조언했다. 

'공연유통플랫폼 성장주기별 육성사업'은 사업비 5000만원을 용역 방식으로 지원하면서 정산 부담을 크게 낮췄고, 대신 5개월 간 120회 이상의 공연 조건을 내걸고 컨설팅까지 더하면서 극장 가동률을 높이는데 초점을 맞췄다.

'연극 리부트 사업'은 중단된 작품을 재발굴하는 취지에서 대전, 광주, 서울까지 3개 지역에서 90일간 공연하는 내용이다.

이인복 부이사장은 제주 민간 소극장 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해 ▲시장 확대 ▲전문성 강화 ▲소극장 건립 등 세 가지를 조언했다.

먼저 시장 확대는 도민들이 일상에서 소극장을 더 많이 알고 다가갈 수 있도록 과감한 홍보와 캠페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본인이 참여한 대전 사례를 들며 대전시, 대전예술의전당, 대전연정국악원, 대전소극장협회가 대대적인 공동 캠페인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기업의 예술 후원을 촉진하기 위해, 기업의 예술 후원을 점수화 시켜 공공 사업 참여에서 가산점을 주는 일명 '메세나 점수제'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1+1 티켓 ▲사랑티켓 ▲청년문화예술패스 ▲대전 학생문화예술관람료 지원 ▲충북 문화소비365 등 관객 지원 정책도 꾸준히 진행하면서 시장을 넓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관객 지원 정책을 악용하는 사례는 강하게 처벌하되, 지원은 폐지 없이 계속 이어져야 함을 당부했다.

기획, 홍보, 무대기술, 쇼닥터(전반적인 작품 점검) 등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고, 소극장 지원이 단년이 아닌 3년에서 5년 이상의 다년까지 확대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극장 운영자 입장에서는 후원 회원을 모집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해야 하며, 예술자가 아닌 경영자의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술산업단지, 문화시설에 대한 건폐율·용적률 완화 등으로 소극장 건립을 이끌어내는 시도 또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소극장 혼자 들어가면 의미가 없다"면서 여러 소극장이 모일 수 있는 방향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간담회 현장 ⓒ제주의소리

토론자 가운데 양성미, 정민자 등 소극장을 운영하는 토론자들은 지역 민간 소극장이 열악한 상황에 놓여있다면서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정만 본부장, 이훈경 위원은 기관 입장에서 민간 소극장 지원 정책은 중장기적인 접근이 필요하며, 소극장 환경 개선도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청년들이 지역에 남아 활동할 수 있는 일자리 차원에서의 지원도 강조했다.

황경선 과장은 도정 차원에서 원도심 빈집 활용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 소극장까지 활용 가능성을 확대해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