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의회에서 예산·감세 법안 통과 압박…"건드리지 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크고 아름다운 법안'으로 불리는 예산·감세 관련 포괄적 법안 통과를 위해 직접 나섰다. 의회를 방문해 공화당 하원의원들을 설득하면서 일부 반대 의원들에겐 "건드리지 말고 닥치고 있으라"고까지 압박한 것으로 전해진다.

20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하원 본회의 표결을 하루 앞두고 의회를 방문해 공화당 의원들을 만났다. CNN은 "90여분간 이어진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법안의 강력한 지지와 통과를 요청했다"며 "하지만 대통령의 설득이 공화당 하원의원 중 반대파의 마음을 되돌리고 표결에서 찬성을 던질 수 있을 만큼 충분했는지에 대한 평가는 분분하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이라고 언급하고 있는 이 법안은 법인 최고세율 인하, 개인소득세율 인하, 소득공제 및 자녀세액공제 확대 등 2017년 첫 임기 때 주요 성과로 꼽아온 세금 감면을 추가로 연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이번 대선에서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던 팁과 초과근무 수당에 대한 세금을 폐지하고, 국방 및 국경단속 예산 지출을 늘리는 내용도 포함된다.
감세로 인해 부족해진 정부예산은 메디케이드(공공의료지원), 푸드 스탬프(저소득층 식료품지원) 그리고 청정에너지 보조금 삭감으로 보충한다는 취지다. CNN은 "보조금 삭감은 예산 일부를 상쇄할 수 있지만, 10년간 3조8000억 달러에 달하는 전체 예산을 충당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짚었다.
쟁점은 보조금 삭감 규모다. 공화당 내 강경파 모임인 '프리덤 코커스' 소속 의원들은 정부지출을 더 줄이기 위해 메디케이드 등에 대한 추가 삭감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제도의 허점을 이용해 의료비를 빼돌리는 사기를 제대로 막을 수 있는 대안이 마련되기 전까지 메디케이드를 대부분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미 정치전문지 더힐에 따르면 이에 대한 트럼프의 입장은 강경한 것으로 전해진다. NYT는 트럼프가 비공개 회의에서 욕설을 섞어가며 "메디케이드는 건드리지 마라(Don't fxxk around with Medicaid)"고 말했다고 참석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NYT는 트럼프가 일부 공화당 정치인들에 "메디케이드 예산안을 훼손하지 말고, 입 다물고 있어라(Don't cut Medicaid -- just shut up about it)"라고 압력을 넣었다고 전했다.
세금 공제 추가 확대 요구에도 반대한다. 뉴욕, 뉴저지, 캘리포니아 등 세율이 높은 지역 공화당 하원의원들은 SALT(연방 및 지방정부 세금) 공제 한도를 높이라고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때 통과된 2017년 감세법에 따라 현재 SALT 공제 한도는 1만 달러다. 공화당의 메가 법안은 이를 3만 달러로 높이는 내용이 포함돼 있으나 일부 지역 의원들은 한도 상향을 요구해왔다. 이에 대해서도 트럼프는 "SALT에 대한 얘기는 그만하고, 더 이상 요구하지 마라"고 말했다고 NYT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하원과의 회동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게 안 된다면 여러분은 68%의 세금 인상을 겪게 된다. 어떤 공화당원이 이것(증세)을 지지할 수 있느냐"고 반문하며 "그들은 더 이상 공화당원이 아니게 될 것이다. 그들은 빠르게 퇴출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믿을 수 없는 단합을 이뤘다. 원하는 모든 것을 얻을 것 같다. 큰 승리를 거둘 것"이라고 법안 통과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하늬 기자 hone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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