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정치 자금 기부 줄일 것, 이미 할 만큼 했다”...사실상 정계 은퇴?

뉴욕/윤주헌 특파원 2025. 5. 21.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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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블룸버그 인터뷰 “5년 후에도 테슬라 CEO, 주식 더 많이 소유하고 싶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20일 미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정치자금 지출을 크게 줄이겠다고 했다. 사진은 지난달 30일 정부효율부 수장 마지막 날 모습./AFP 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5년 후에도 자신이 테슬라를 이끌 예정이며 앞으로는 정치 후원금 지출을 대폭 줄이겠다고 20일 밝혔다. 최근 테슬라 실적 부진에 직면한 머스크가 정계에서 은퇴하고 본업으로 복귀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머스크는 지난해 미국 대선 과정에서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에 크게 기여하며 최측근으로 떠올랐다. 현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아 연방 정부 구조조정을 이끌었다. 그러나 테슬라 내부에선 실적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지고, 머스크의 무리한 정부 인력 감축과 예산 삭감에 반감을 가진 사람들이 테슬라 불매 운동까지 벌이면서 입지가 흔들린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머스크는 이날 블룸버그 화상 인터뷰에서 “앞으로는 정치에 지금보다 훨씬 적게 지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런 결정을 내린 이유에 대해 그는 “이미 할만큼 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머스크는 “트럼프 행정부를 도우며 받은 역풍(blowback)이 결정에 영향을 줬냐”는 질문에는 명확한 답을 피하면서 “정치 자금 지출을 해야 할 이유가 생긴다면 하겠지만 현재로서는 그럴 이유를 찾지 못하겠다”고 했다.

머스크는 지난해 대선 기간 트럼프를 공개 지지하며 2억8800만달러(약 4000억원)가 넘는 돈을 지원했다. 이번 발언은 대선이 끝난 뒤에도 공화당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해온 종전 입장과 차이가 있다. 지난해 대선 당일 그는 트럼프와 함께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2026년 중간선거에도 큰 역할을 하겠다면서 친(親)트럼프 단체에 1억달러를 기부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스는 그의 발언에 대해 “머스크가 미국 정치의 전면에서 서서히 퇴장하고 있다는 징후이자 그가 다시 자신의 사업 제국으로 돌아가고 싶어한다는 신호”라고 했다.

특별 공무원 신분이었던 그는 연방정부 규정에 따라 정부에서 1년 중 최대 130일만 일할 수 있었다. 임기 만료인 이달 말이 가까워지면서 머스크는 트럼프의 참모들과 연이어 충돌했다. 지난달 관세 정책을 담당하는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을 향해 “벽돌보다 멍청하다”며 비난을 퍼부었고,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도 국세청장 인사 문제를 두고 트럼프 앞에서 욕설하며 언쟁을 벌였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머스크는 트럼프 내각 구성원들과 충돌했고 특히 무역 정책에 확고하게 반대했다”고 전했다.

그사이 본업인 사업은 흔들렸다. 테슬라는 지난 1분기 자동차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감소했고 순이익은 71% 줄었다. 특히 머스크가 이끄는 정부효율부의 무리한 구조조정으로 ‘안티(반대) 머스크’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테슬라 브랜드 이미지까지 손상됐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테슬라 이사회가 실적 부진의 책임을 물어 머스크를 대신할 새 최고경영자를 찾고 있다고 보도했다. 테슬라와 머스크는 보도 내용을 부인했지만, 테슬라에서 머스크의 입지가 약화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머스크는 인터뷰에서 5년 후에도 테슬라의 수장 자리를 계속 맡을 의향이 있는지 묻는 말에 “그렇다”면서 “돈 때문이 아니라 회사를 합리적으로 통제하기 위해 테슬라의 주식을 더 많이 소유하고 싶다”고 했다. 이어 저조한 판매량에 대한 대책과 관련해서는 “이미 (실적이) 반등했다”면서 “(판매량이 적은) 유럽은 우리에게 가장 약한 시장이며 다른 모든 지역에서 강하다”고 주장했다. 머스크의 발언이 알려진 뒤 테슬라 주가는 한때 3.6%까지 상승했고, 20일 0.5% 올라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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