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아시아 이주민을 남수단으로 추방…법원 “법정 명령 위반”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아시아 출신 이주민을 미국 정부가 ‘여행 금지국’으로 지정한 아프리카 남수단으로 추방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21일 에이피(AP)통신과 뉴욕타임스 등은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이민국에 구금되어 있던 미얀마와 베트남 이주민을 남수단으로 추방했다는 변호사들의 법정 증언을 보도했다.
전국 이민 소송 연합 소속의 변호사들은 지난 20일 보스턴 연방 지방법원에서 열린 긴급 심리에 나와, 이 두 명을 포함해 12명의 이주민을 태운 항공편이 이날 남수단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하루 전인 지난 19일 이민국으로부터 자신들의 의뢰인인 미얀마 이주민이 남수단으로 추방될 것이라는 통보를 받았고, 바로 다음 날 추방된 것을 확인했다.
심리를 담당하는 브라이언 머피 판사는 트럼프 행정부의 추방이 자신이 앞서 내린 법정 명령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지난달 머피 판사는 당국이 이민자들을 출신국이 아닌 국가로 추방할 경우 해당 국가의 위험성을 판단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도록 15일의 기간을 보장해야 한다고 명령했다. 머피 판사는 아시아 이민자들의 추방에 국토안보부 공무원부터 비행기 조종사들까지 관련된 모든 이들이 법정 명령 위반으로 처벌될 수 있음을 알리라고 법무부에 통보했다.
남수단은 2011년 수단에서 독립한 신생국가로, 2013년부터 시작된 내전으로 수만 명이 사망하고 수백만 명이 난민으로 떠돌고 있다. 미 국무부는 여행 금지국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그동안 미국에선 트럼프 행정부가 법원을 무시하고 이주민들을 출신국이 아닌 나라로 추방하는 일이 이어져 왔다. 지난 3월에는 미 행정부가 범죄 조직원들이라며 베네수엘라인 300여명을 엘살바도르로 추방했다. 워싱턴디시(D.C.) 연방법원이 추방 중지를 명령했지만, 미 행정부는 이미 비행기가 떠났다면서 무시했다. 이달 초엔 미 행정부가 베트남, 필리핀, 라오스 출신 이민자들에게 리비아, 사우디아라비아 등으로 추방될 것이라는 통보를 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 중 적국의 국민을 즉시 추방하는 내용을 담은 ‘적성국 국민법’을 추방의 근거로 사용하고 있다. 이 법률은 1798년 제정됐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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