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안 사봤다" 망언 日농림상 사의…후임에 '펀쿨섹좌' 고이즈미(종합)

임철휘 기자 2025. 5. 21.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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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을 사 본 적이 없다"는 '망언'으로 거센 비판에 직면했던 일본의 농림수산상이 사실상 경질됐다.

21일 현지 공영 NHK 등에 따르면 에토 다쿠 농림수산상은 이날 오전 도쿄 총리 관저에서 이시바 총리를 만나 사표를 제출했고, 이시바 총리는 이를 즉각 수리했다.

NHK는 이번 인사에 대해 "각료 경험이 있고 당 농림부회장 등을 역임하며 농정 분야에 밝은 고이즈미 전 환경상을 기용해 내각 체제를 재정비하고, 쌀값 안정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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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토 농림, '쌀 안 사본다' 발언 논란 끝 사퇴
"이시바 내각 첫 각료 경질…참의원 선거 타격"
[도쿄=AP/뉴시스] 에토 다쿠 일본 농림수산상이 21일 도쿄 총리관저에 도착했다. 2025.05.2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임철휘 기자 = "쌀을 사 본 적이 없다"는 '망언'으로 거센 비판에 직면했던 일본의 농림수산상이 사실상 경질됐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후임으로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을 기용할 방침이다.

21일 현지 공영 NHK 등에 따르면 에토 다쿠 농림수산상은 이날 오전 도쿄 총리 관저에서 이시바 총리를 만나 사표를 제출했고, 이시바 총리는 이를 즉각 수리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이번 인사에 대해 "작년 10월 출범한 이시바 내각에서 사실상 첫 각료 경질"이라며 "오는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정권 운영에 타격이 될 수 있다"고 풀이했다.

후임에는 집권 자민당의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을 기용하기로 했다.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차남이자 자민당 소속 6선 중의원 의원이다. 일본 정계에서도 젊은 유망주로 꼽힌다.

그는 2008년 중의원 선거에 출마해 28세에 처음 당선됐으며, 2019년 아베 신조 내각에서 당시 전후 세 번째로 어린 나이인 38세로 환경상에 발탁됐다.

같은 해 자민당 총재선거에도 출마해 결선에는 진출하지 못했지만, 1차 투표에서 의원표 75표를 얻어 전체 3위에 올랐다.

이후 출범한 이시바 정권에서는 자민당 선거대책위원장으로 기용됐으나, 직후 실시된 중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패배하자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한국에서는 이른바 '펀쿨섹좌'로 유명하다. 2019년 미국 뉴욕에서 열린 환경 행사에서 "기후변화와 같은 큰 문제는 펀(Fun)하고 쿨(Cool)하며 섹시(Sexy)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발언해 논란이 됐고, 한국에서 '펀쿨섹좌'라는 별명을 얻었다.

NHK는 이번 인사에 대해 "각료 경험이 있고 당 농림부회장 등을 역임하며 농정 분야에 밝은 고이즈미 전 환경상을 기용해 내각 체제를 재정비하고, 쌀값 안정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도쿄=AP/뉴시스] 사진은 지난해 10월27일 일본 도쿄 국회 중의원 개표소에서 연설하는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 2025.05.21. photo@newsis.com


앞서 에토 농림수산상은 지난 18일 규슈 사가현 사가시에서 열린 집권 자민당 정치자금 행사에서 비축미와 관련해 언급하다 "저는 쌀을 산 적이 없다. 지원자분들이 쌀을 많이 주신다. 집에 팔 정도로 있다"고 말했다.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쌀 정책을 담당하는 각료가 이 같은 발언을 한 데 대해 일본 사회에서는 비판 여론이 들끓었다.

에토 농림수산상은 해당 발언을 철회하고 사과했지만, 입헌민주당 등 야 5당은 전날 국회에서 회동을 갖고 에토의 경질을 요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경질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농림수산상에 대한 불신임 결의안을 제출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에토 농림수산상은 이날 사의 표명 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 국민이 쌀값 급등으로 매우 힘든 상황인데, 담당 장관으로서 매우 부적절한 발언을 해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국민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시바 총리는 이날 총리 관저에서 "모든 것은 임명권자인 제 책임이다. 어떤 비판도 제가 감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농림수산상을 맡았던 시절부터 쌀값 문제에 강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고, 현재의 고공행진은 구조적인 원인이 있다고 본다"며 "이를 근본적으로 바로잡는 것이 제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농림수산성이 전날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산 쌀의 4월 상대거래가격(현미 60㎏ 기준)은 2만7102엔(약 26만2000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3월에는 8개월 만에 하락했으나, 1개월 만에 다시 반등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공감언론 뉴시스 f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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