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수첩] 딥페이크 신종사기... 피해액만 120억

김국 PD 2025. 5. 21.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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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기 변호사. [사진 = 경인방송]

■ 방송 : 경인방송 라디오 <굿모닝 인천> (FM 90.7MHz 오전 7~9시 방송)  

■ 진행 : 이도형 앵커

■ 인터뷰 : 이승기 법률사무소 리엘파트너스 대표 변호사

[사건수첩 ▶ 방송다시듣기 클릭]

*인터뷰 저작권은 경인방송 라디오에 있습니다. 인용 보도 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이도형 : 최근 딥페이크 기술을 활용해 미모의 여성을 사칭하고, 100여 명의 피해자로부터 무려 120억 원을 가로챈 사기단이 검거됐습니다. 변호사님, 이번 사건 어떻게 된 일인지 정리 좀 부탁드릴게요.

◇ 이승기 : 먼저 이들 범죄조직은 캄보디아에 있는 건물을 통째로 사들인 후, 여기에 사무실을 마련해 대포폰과 대포통장을 이용, 2024년 3월부터 로맨스 스캠 사기를 벌였는데요. 

기존의 로맨스 스캠이라고 하면, 피해자에게 연애 감정을 불러일으킨 후, 생활비를 지원받거나, 아니면 한국으로 만나러 가고 싶다면서 항공료를 받는 식으로 피해 액수가 크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고 하면, 이번엔 이 로맨스 스캠을 최근 유행한 주식이나 가상화폐 투자 사기와 접목시켰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 이도형 : 우리 방송에서도 비슷한 수법을 다룬 적 있는데, 전문가나 유명인을 사칭해서 피해자에게 투자하도록 유도하던 수법이 이번엔 로맨스 스캠과 결합된 거잖아요?

◇ 이승기 : 예. 이런 투자사기에서 가장 중요한 게, 바로 피해자를 유인하는 겁니다. 피해자의 신뢰를 얻어, 범죄 소굴로 일단 끌어들이는 건데, 문제는 워낙 이런 사건이 많이 터지다 보니, 사람들의 경계심이 커졌다는 겁니다. 금융당국이나 수사기관의 감시도 촘촘해졌고요.

그렇다 보니, 이전에는 학계나 방송에서 유명한 전문가가 직접 컨설팅해 주는 곳이라며 대화방으로 유인하거나, 아니면 정말 이름만 들어도 솔깃한 방송인이나 스포츠선수가, 마치 홍보모델처럼 "제가 강남 건물주가 된 비결" 또는 "방송으로 번 돈 100배로 키운 비결" 이러면서 대화방으로 유인하는 수법이 이전처럼 잘 먹히지 않게 된 겁니다.

그러다 이번에는 아예 유사 연애심리로 상대의 신뢰를 얻고 더 나아가 가스라이팅까지 해 돈을 편취하는 로맨스 스캠이 피해자 유인의 수법으로 동원된 겁니다.

◆ 이도형 : 그런데 이 로맨스 스캠에 딥페이크 기술이 쓰이면서, 피해 규모가 더 커졌다고 하더라고요. 그건 왜 그런 거죠?

◇ 이승기 : 우선, 딥페이크(Deepfake) 기술은 '딥러닝(Deep Learning)'과 '페이크(Fake)'의 합성어입니다. 인공지능을 이용하여 사람의 얼굴, 목소리, 행동 등을 실제와 똑같이 합성하는 기술인데, 원래는 영화나 콘텐츠 제작 분야에서 활용되던 기술이지만, 최근에는 범죄 목적으로 악용되고 있습니다. 

특히 얼굴 교체, 음성 합성, 표정 모사에 실시간 반응까지 구현되면서 사기 수단으로 매우 적합해졌습니다.

그런데, 로맨스 스캠의 경우에는 상대방의 감정, 특히 '신뢰'와 '연애 감정'을 기반으로 작동하는 사기 수법입니다. 신뢰와 연애, 즉 사랑을 매개로 한다는 건, 인간의 이성적이고 냉정한 판단력을 쉽게 무력화시킨다는 겁니다. 

생판 처음 보는 사람이 대박 정보니 투자해라 그러면 아마 아무도 믿지 않고 사기꾼 취급할 겁니다. 그런데 나랑 가까운 사람들, 특히 연인이나 내가 믿고 따르는 사람이 "여기에 한번 투자해라" 이렇게 하면서, "나도 여기서 큰돈을 벌었다"는 경험담까지 넣는다면, 그때는 완전히 판이 달라지는 겁니다.

◆ 이도형 : 그렇죠. 그러면 아무래도 더 쉽게 믿고, 또 지갑도 열겠네요.

◇ 이승기 : 그런데 기존 로맨스 스캠은 사진을 교환하거나, 대화나 채팅을 하는 그 정도 수준이었다고 하면, 이제 딥페이크 기술이 결합되면서, 텍스트와 음성뿐 아니라, 직접 얼굴을 보고 영상통화를 하는 것까지 가능하게 된 겁니다.

◆ 이도형 : "직접 얼굴을 보고 대화했다"는 게 더욱 믿음을 갖게 하는 요소가 되겠네요.

◇ 이승기 : 예. 실제로 피해자들을 만나보면, "난 분명히 그 사람과 영상통화를 했다", "그 사람이 속마음을 이야기하면서 웃고 울고 같이 화도 내줬다" 심지어 "나를 위해 생일 축하 노래나 자장가를 불러줬다" 이런 말을 합니다. 정말 사람 대 사람으로 나누는 정서적 교류가 있었다는 착각을 주는 겁니다.

◆ 이도형 : 그 정도까지 딥페이크 기술이 가능한가요?

◇ 이승기 : 그렇습니다. 현재의 딥페이크 기술은 이미 실시간 영상 합성이 가능할 정도로 진화했습니다. 특히 '리얼타임 페이스 스와핑'이라는 기술은 웹캠을 기반으로 해서, 특정 인물의 얼굴을 바꾸어 실시간 영상통화를 가능하게 합니다. 

여성 모델의 얼굴 데이터를 수집한 뒤, 범죄자 자신의 얼굴 위에 이 얼굴을 합성합니다. 그리고 피해자와의 통화에서 딥페이크된 얼굴로 실시간 대화를 하는데, 웃고, 울고, 화내는 모든 감정이 모두 표현이 됩니다.

◆ 이도형 : 거기다 실제 목소리까지 나오면, 피해자 입장에서는 완전히 진짜 사람이라고 믿을 수밖에 없겠네요.

◇ 이승기 : 그리고 이렇게 로맨스를 이용해 피해자의 마음을 잡은 후, 본색을 드러냅니다. 특히 이전까지는 생활비나 항공료 이 정도를 요구했다고 하면, 이번엔 아예 주식이나 코인 투자를 빌미로 큰돈을 편취하는 소위 '돼지도살 사기'를 벌인 것이 특징입니다.

◆ 이도형 : 돼지도살 사기요? 

◇ 이승기 : 최근 국내외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는 범죄 유형인데요. 돼지고기를 판다고 할 때, 돼지를 바로 도살하는 것보다는 이것저것 먹이고 최대한 살을 찌운 후에 마지막에 도살해야 큰 수익이 생깁니다. 

바로 여기서 유래한 게 돼지도살 사기인데요. 한마디로 피해자의 금원을 바로 편취하는 게 아니라, 처음엔 수익금도 주고 더 믿게 만들어 돈을 계속 넣게 만든 뒤에, 나중에 큰돈을 한 번에 편취하고 사라지는 수법을 말합니다. 최근의 투자 사기가 대부분 이런 돼지도살 사기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 이도형 : 로맨스 스캠이 딥페이크 기술을 만나고, 거기에 돼지도살 사기까지 이어졌다는 건데... 이번 사건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된 건가요?

◇ 이승기 :  이들 사기 일당은 온라인에 떠도는 일반인 사진을 무작위로 모아 이를 바탕으로 미모의 여성을 딥페이크해 만들어 냅니다. 그리고, 이 가상의 인물에 대한 아주 세부적인 프로필을 설정하면서 생명을 불어넣어 주는 작업을 하는데요. 

이들이 딥페이크로 만들어 낸 가상의 인물이 많을 거고, 그에 따른 가짜 프로필도 많겠지만, 이번에 경찰에 의해 공개된 프로필을 하나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긴 머리의 하얗고 동안인 얼굴을 가진 여성인데, 물론 딥페이크된 얼굴입니다. 그런데 이들 일당은 이 여성을 카페를 운영하는 34세 박 모 씨로, 서울에 거주 중이며 군인 가정에서 자란 사랑을 많이 받은 외동딸로 설정합니다.

◆ 이도형 : 이 박 모 씨라는 여성이 결국 딥페이크로 만들어 낸 가짜잖아요. 그런데 이걸 완전히 살아 있는 사람처럼 보이게 만든 거네요.

◇ 이승기 : 심지어 MBTI, 혈액형, 사는 곳, 취미, 보유 차량, 재력, 아버지와 어머니의 인적 사항까지 세부적으로 설정해 둡니다. 경력의 경우에는 서울 소재 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를 마친 후, 모 기업의 홍보 마케팅 부서에서 일하다 퇴직했고, 지금은 개인 커피숍을 운영 중이라고 구체적으로 설정한 겁니다. 

심지어 이 대학교와 기업의 이름도 구체적으로 명시했고, 그 과정에서 이 여성이 대학을 졸업한 연도인 2020년의 대학 등록금 액수도 미리 확인해서 기록해 뒀습니다. 나중에 대화를 할 때, 내가 몇년도에 대학을 졸업했는데, 그때 등록금이 얼마였다 이렇게 말하면, 상대가 확인해도 진짜니까, 정말 믿을수 밖에 없는 겁니다. 그리고 지금 사는 아파트도 몇 층에 몇 평이고, 처음 살 땐 얼마였는데, 지금 매매가가 얼마나 올랐는지까지도 근거 자료까지 조사해서 아주 상세히 기록해 둡니다.

◆ 이도형 : 그렇게까지 세부 정보를 설정한 이유가 있나요?

◇ 이승기 : 이유는 간단히 말씀드리면 헷갈리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보통 피해자가 정해지면 며칠씩 속 깊은 대화를 하면서 마음을 열게 하고, 그러면서 이제 지갑까지 열게 하는 건데, 이때 사기 조직에서도 대화를 하는 담당자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A라는 조직원이 피해자와 대화를 하지만, 나중엔 여러 가지 사정으로 B라는 조직원으로 교체될 수도 있고, 또 A도 여러 피해자를 상대로 대화를 동시다발적으로 하다 보면, 헷갈릴 수가 있으니, 이렇게 여성의 프로필을 명시해 두고 대화를 하기 전에 확인하는 겁니다.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서요.

그리고 이 세부 내용에 따라 대화 시나리오도 미리 만들어 둡니다. 10일에서 15일치 정도 되는 양을 어떨 때는 한달치의 양을 마치 드라마 대본처럼 만들어서는 이걸 토대로 대화를 하게 하는 겁니다. 그냥 대화가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는 어떻게 답변하라고 케이스별로 다 준비를 해 둡니다. 그러니, 어떤 조직원이라도 일단 피해자만 걸려들면, 누구든 바로 대화 상대가 돼서 속일 수가 있는 겁니다.

◆ 이도형 : 시나리오까지 있다니, 진짜 소름 끼치네요.

◇ 이승기 : 기본적으로 보이스피싱도 그렇지만, 이렇게 비대면 사기의 경우에는, 아무래도 말로 상대를 속여야 하니까, 범죄를 위해 최적화된 시나리오라는 게 존재합니다. 이게 어떤 식으로 대화를 해야 한다는 대화법이 아니라, 정말 이렇게 묻고, 이렇게 답변하라는 식의 구체적인 내용인데, 이게 어느 정도 정교하냐 하면, 일단 한 번 마음의 문을 열고 나면, 그땐 거의 이 시나리오대로 대화가 진행될 정도로 적중률이 높습니다. 

이게 이전에는 아예 이런 시나리오를 전업으로 써주는 범죄자가 있다고 했는데, 지금은 그동안 범행에 쓰였던 시나리오들이 마치 시험 족보처럼 돌아다니는데, 이걸 구매하거나 받은 후 거기에 있는 내용을 현대식으로 변형해 사용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온라인 상에서 아예 이 시나리오를 파는 사람도 있어서 일반인도 접근이 가능합니다.

◆ 이도형 : 그 시나리오대로 피해자를 유인한다는 말씀이네요?

◇ 이승기 : 예. 앞선 사례를 보면, 이 34세 박 모 씨의 MBTI가 밝고 긍정적이며 공감력이 높은 ESFJ입니다. 그리고 필라테스와 골프를 취미로 하고, 키 165cm에 몸무게 48kg입니다. 이런 프로필을 잘 나온 사진과 함께 SNS에 올립니다. 

그리곤 SNS상에서 무작위로 남성들에게 말을 건 후, 대화에 응한 남성을 상대로 1:1 대화를 하는 겁니다. 처음엔 조심스럽게 대화를 시작하면서 이렇게 매일 수시로 채팅을 하며 신뢰를 쌓고, 나중에는 영상통화를 하며 속마음을 이야기할 정도로 깊은 사이가 됩니다. 특히 그 과정에서 상대를 보고 싶다고 하거나, 상대에게 마음이 있다는 걸 흘리면서, 마치 서로 교제를 하고 있다는 착각을 일으켜 사실상 가스라이팅을 하는 겁니다.

◆ 이도형 : 그러다 어느 순간 본색을 드러내는 거군요.

◇ 이승기 : 그렇습니다. 그렇게 피해자의 신뢰를 얻은 후, 넌지시 말하는 겁니다. "내가 요새 투자를 해서 큰돈을 벌었는데, 소개해 주고 싶다"거나 "이번 기회에 함께 투자 공부를 해보면 어떻냐" 이렇게요. 물론, 이때에는 돈이 들어가는 게 아니라, 그냥 소개만 받고 이야기만 들어보는 거니까, 거절할 명분이 없습니다. 특히 여자친구로 생각하는 사람이 한 말이니 믿을 수밖에 없는 겁니다.

그렇게 이 박 모 씨라는 가짜 여성이 보내주는 주소로 접속을 해보면, 투자 전문 방송이나 인터넷 사이트가 나옵니다. 여기서는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주식이나 코인과 관련된 강의를 올리는데, 이때 댓글들을 보면 거의 찬양 일색입니다.

◆ 이도형 : 결국 이 강의 듣고 큰돈 벌었다 뭐 이런 내용인 거죠.

◇ 이승기 : 그 정도가 아니라, 그냥 팔자를 고쳤다, 귀인을 만났다, 전생에 나라를 구했나 보다 거의 그 수준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또 전문가라는 사람이 피해자에게 개별적으로 연락해서는 함께 해보자면서 단체 대화방으로 초대합니다. 

여기에는 관련 정보들이 올라오는데, 그냥 인터넷을 검색하면 나오는 정보들을 짜깁기한 수준입니다. 그런데 이때 전문가나 매니저라는 사람이, 좋은 투자처가 있다면서 정보를 주겠다고 나서는데, 그러면 대화방 내에서 소위 배우라는 사람들이 등장합니다.

◆ 이도형 : 일종의 바람잡이인 거죠.

◇ 이승기 : 그렇죠. "저번에 200% 수익 얻어서, 집 샀다. 차 바꿨다" 이렇게 분위기를 띄우는 겁니다. 특히 피해자가 주저하는 모습이 보이면, 그때는 이거 한정된 인원만 기회를 주겠다면서, 이제 몇 자리 안 남았다, 이제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 곧 마감이다 이렇게 조바심을 주는 겁니다. 마치 트루먼쇼처럼 피해자를 가운데 두고, 나머지 모든 사람들이 오직 피해자를 속이기 위한 연기를 하는 겁니다.

그럼 결국에는 피해자가 이 미끼를 덥석 물게 되는데, 그러면 이제 가짜 투자 사이트와 대포통장 주소를 알려주면서, 여기로 투자금을 넣으라고 합니다.

◆ 이도형 : 그 사이트도 실제로 있는 회사 것을 그대로 모방해 만든 거죠.

◇ 이승기 : 예. 정말 깜쪽같이 만드는데, 시중의 가상화폐 거래소나 증권회사를 그대로 모방해 만듭니다. 그리고 피해자 이름으로 회원가입을 해서 로그인하면, 정말 투자금도 들어와 있고, 그에 따른 수익도 나와 있습니다. 숫자만 놓고 보면, 금새 재벌이 될 거라 믿을만큼 수익율이 좋습니다.

그러면, 이제 피해자에게 계속해서 돈을 추가로 넣으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또 일부 수익을 환급해 주기도 하고요. 물론 환급한 돈도 그대로 재투자를 시키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실제로 피해자가 손에 쥐는 돈은 거의 없습니다. 실제로 수익이 환급되는 경우도 있지만 많지 않다는 거죠. 그래도  피해자 입장에서는 수익률도 좋고, 수익도 내가 원하면 인출도 가능한 거니까, 마음을 놓고 거액의 돈을 추가로 투자하는 겁니다.

◆ 이도형 : 실제 수익이 아니라 디지털 상으로 보여지는 가짜 수익인 건데, 돼지도살 사기 수법이 여기서 나오는 거네요.

◇ 이승기 : 그렇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내가 마음을 주었던 그 여성, 34세의 박 모 씨가 매일같이 나랑 영상통화나 채팅으로 사랑을 속삭이고 그러니까, 눈과 귀가 가려진 채, 이 모든 상황을 믿을 수밖에 없는 겁니다. 

그러다 피해자가 의심을 하게 되면, 그때는 그냥 연락을 끊고 잠적해 버리는 겁니다. 그리고 또 다른 경우로는 피해자가 이제 목돈이 들어갔고 수익금도 커지면, 당연히 수익금이든 원금이든 돌려달라고 하는 그런 상황도 발생할 겁니다.

◆ 이도형 : 그럼 그때는 이제 연락을 끊고 잠적을 하는 거죠?

◇ 이승기 : 아닙니다.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돈을 쥐어짭니다. 수익금을 빼려면 세금이나 수수료를 내야 된다는 식으로 해서 마지막으로 돈을 더 편취합니다. 그리고 이를 마지막으로 해서, 연락을 끊고 잠적해버리는 겁니다.

◆ 이도형 : 정말 끝까지 쥐어짜는 방식이네요. 마른 수건을 쥐어짜는 수준인데, 악질적이라는 말 외엔 설명이 안 됩니다. 이번에 검거된 일당도 규모가 꽤 컸죠?

◇ 이승기 : 총 45명이 검거됐습니다. 이번 일당은 총책인 한국인 부부를 중심으로, 조직적·체계적으로 역할을 분담했는데요. 먼저 비자와 월급을 관리하는 인사팀, SNS를 관리하고 조회수를 조작하는 화력팀, 피해자와 직접 대화하는 채터, 그리고 피해자와 영상통화하는 TM, SNS에서 전문가 행세를 하는 특수팀까지 해서 서로 역할을 분업합니다. 

그리고 조직원 모두 합숙 생활을 하며 각자 가명과 텔레그램을 사용하게 했고, 수익금은 현금과 코인으로 지급하며, 한 명이 잡혀도 꼬리 자르기가 가능한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피해자 신고를 받은 경찰이 대포통장과 대포폰을 추적한 끝에 조직이 일망타진됐는데요. 조직원 45명 중 인사팀장 등 10여 명을 범죄단체조직죄 및 특가법상 사기 혐의로 구속했고, 채팅 담당 직원 등 나머지는 현재 입건한 상태라고 합니다. 

그리고 주범인 한국인 총책 부부는 현재 캄보디아 당국에 구금된 상태로, 경찰이 송환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합니다.

◆ 이도형 : 이런 사건이 자꾸 터지는데, 우리가 뭔가 대비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 이승기 : 수사기관이나 금융당국에서도 범죄 예방을 위해 노력해야겠지만, 일단 개인도 조심해야 하는 부분이, 먼저 영상통화를 했다고 해서, 곧 그 사람이 진짜라는 보증이 되지 않는다는 점 꼭 아셔야 됩니다. 

특히 SNS상에서 빠르게 친근감을 보이는 사람은 반드시 경계하셔야 되고요. 그리고 직접 만나지 않은 사람 또는 알고 지낸 지 얼마 안 된 사람이 호의를 베푼다면, 꼭 의심해 봐야 됩니다. "투자하면 큰돈 번다" 이런 류의 제안을 받으면, 바로 제3자나 수사기관에 상담해 보는 게 필요합니다. 

그리고 "너를 특별히 생각해서 챙겨주는 거다", "지금이 아니면 안 된다"는 식의 상황 설정은 사기의 전형이니까,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은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간에 일단 조심해야 됩니다.

◆ 이도형 :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변호사님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사건수첩> 이승기 변호사와 함께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