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라면, 전세계서 더 펄펄

최준영 기자 2025. 5. 21.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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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식품업체 앞다퉈 ‘글로벌 영토확장’
농심
2030년 유럽매출 3억달러 목표
오뚜기
할랄 시장 개척하고 美공장 설립
삼양
불닭볶음면 국가 맞춤 생산 지속
게티이미지뱅크

미국발 관세정책 등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국내 주요 식품업체들이 올해도 K-라면 영토 확장을 이어가기 위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미국·중국 등 기존 주력시장 외 유럽·남미 등 신시장 개척과 수출 수요 증가에 대처하기 위한 생산 라인 증설, 주력 제품군 강화, 현지 소비자와의 접점 확대 등 온·오프라인 마케팅 활동 등에 보다 집중해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미국 뉴욕 한국문화원 청사에서 현지인들이 농심 신라면을 시식하고 있다. 농심 제공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2030년 유럽 매출 3억 달러(약 4182억 원) 목표 달성을 위해 지난 3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비즈니스 거점인 ‘농심 유럽’ 법인을 설립했다. 네덜란드는 유럽 내 물동량 1위인 로테르담항을 보유하고 있는데, 항구와 연계된 우수 철도시설 및 육상 교통망을 갖추고 있어 유럽 전역 대상의 물류 인프라가 뛰어나다.

농심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유럽 라면 시장에서의 입지 강화와 유통망 확대 등에 힘쓸 방침이다. 지난해 기준 유럽 라면 시장은 약 20억 달러 규모로, 최근 5년간(2019∼2023년) 연평균 12% 성장했다. 같은 기간 농심 유럽 매출도 연평균 25% 뛰었는데, 지난해는 전년 대비 40% 급성장했다. 농심 관계자는 “주요 제품 입점 확대와 현지 맞춤형 제품 개발 등 투트랙 전략을 통해 2030년까지 매출 3억 달러를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영국 테스코와 독일 레베, 네덜란드 알버트하인, 프랑스 까르푸 등 유럽 내 핵심 유통채널에 신라면 등 주요 브랜드 판매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2022년 5월 문을 연 농심 미국 제2공장은 지난해 10월 신규 용기면 고속라인 가동을 시작했다. 이에 따라 미국 법인 연간 생산 가능량은 8억5000만 식에서 10억1000만 식으로 20% 성장했다. 농심은 이외 호주·일본 등에서 주력 제품인 신라면 툼바 입점을 확대하는 한편, 세계적 관광 명소인 페루 마추픽추 인근에 농심 라면 체험공간 ‘신라면 분식’ 1호점도 열었다. 농심은 2026년 상반기까지 부산 녹산국가산업단지에 연간 5억 개 라면을 생산할 수 있는 ‘녹산 수출전용공장’을 완공할 예정이다. 공장 가동 시 해외 법인까지 연간 약 27억 개에 달하는 글로벌 공급능력을 갖추게 된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25 윈터 팬시 푸드쇼’의 오뚜기 부스. 오뚜기 제공

오뚜기는 할랄 등 신규 시장 개척, 미국 생산공장 설립 등을 통해 외형 성장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현재 미주와 아시아, 오세아니아, 아프리카 등 전 세계 70여 개국에 라면·소스·냉동 간편식 등을 수출하고 있다. 해외 매출은 2022년 3000억 원에 이어 2023년 3325억 원을 기록하는 등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앞으로 해외 법인이 있는 미국과 베트남, 중국, 뉴질랜드 등 4개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입지를 넓혀나간다는 복안이다. 아울러 유럽과 중동 지역에서 K-푸드 수요가 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신규 거래를 확대하고, 핫도그·붕어빵 등 제품군 확장에도 주력할 예정이다.

오뚜기는 주요 성장 지역으로는 영업·제조 부문이 동시 출범한 베트남을 꼽고 있다. 2018년 수도 하노이 인근에 박닌공장을 준공하고 진라면과 열라면, 북경 짜장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현지 공장에서 무이 할랄 인증을 받은 데 이어,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생산·수출에 들어가기도 했다. 오뚜기 관계자는 “인도네시아를 시작으로 동남아와 중동, 아프리카 등 세계 식품시장의 20%를 차지하는 19억 명 할랄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하겠다”고 말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개최된 코첼라 페스티벌에 마련된 삼양식품의 불닭 부스. 삼양식품 제공

삼양식품은 수출 물량 전량을 강원 원주·경남 밀양·전북 익산 등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한국 라면 수출액의 절반 이상을 담당했는데, 2017년 1억 달러였던 수출액은 지난해 7억 달러까지 급증했다.

특히 불닭 브랜드가 K-푸드 대표 주자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100여 개국에서 연간 10억 개 이상 판매를 기록하며 지난해 기준 매출이 사상 첫 1조 원을 넘어섰다. 중국과 동남아, 미국을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며 인기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불닭볶음면은 유럽에선 매운맛에 대한 문화 차이로 리콜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이에 삼양식품은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함께 즉각 대응에 나서 캡사이신 함량과 관련한 오류를 바로잡고 안전성도 입증해 한 달여 만에 리콜 해제 조치를 이끌었다. 일본의 야키소바불닭볶음면, 미국의 하바네로라임불닭볶음면, 중국의 양념치킨불닭볶음면처럼 국가별 맞춤형 확장 제품도 꾸준히 출시해 소비자 충성도를 높이고 있다.

불닭볶음면 성공을 이끈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은 지난달 직접 미국 행사장을 찾아 본격적인 글로벌 현장경영 행보를 시작했다. 김 부회장은 최근 그룹 지주사인 삼양라운드스퀘어 대표 자리에서 물러났는데, 미국발 관세 리스크 등 국내외 경영 환경이 급변하는 가운데 핵심 계열사인 삼양식품에 전념하기 위해서라는 해석이 나왔다.

최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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