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월한 언변·돌파력 젊은 보수… 트러블메이커 이미지 한계 [대선주자 리더십 탐구]
‘동탄의 대역전’ 재현 꿈꾼다
尹과 갈등 끝 대표직 잃고 제3당 창당
민주당 텃밭서 판세 뒤집고 의원 배지
‘윤핵관’ ‘호텔경제론’ 이슈몰이 주특기
‘尹·李에 거부감’ 중도층 표심 잡기 유리
군소정당 향한 단일화 압박
유세차 단 4대… 인적·물적자원 태부족
선거비 전액 보조 ‘15% 이상 득표’ 절실
거침없는 발언 대중 환호… 갈등도 야기
후반부 진영 결집에 외연 확장 걸림돌
2023년 12월27일. ‘마삼중’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서울 노원구 상계동 한 숯불갈비집에서 국민의힘 탈당과 신당 창당을 선언했다. 2011년 12월, ‘박근혜 비대위’ 비대위원으로 정치에 입문한 지 딱 12년이 되던 날이었다. 그동안 고향 상계동에서 세 차례 국회의원 선거(서울 노원병)에 나갔다가 떨어졌다. 그에게 ‘마삼중’(국회의원 선거에서 세 번 연속 낙선했다는 뜻의 ‘마이너스 삼선 중진’의 준말)이라는 별명이 붙여졌다.

◆‘동탄의 역전극’ 꿈꾸는 이준석
이 후보가 ‘마삼중’에서 ‘수도권 유일 3당 국회의원’이 되는 데엔 그 뒤 3주가 걸렸다. ‘동탄 모델’이 이 후보만의 서사로 평가되는 이유다. 윤 전 대통령 및 국민의힘 주류와 정면충돌해온 이 후보의 독자적인 깃발로 민주당을 꺾을 수 있다는 성공 스토리다. 1년 뒤 윤 전 대통령 탄핵으로 인해 치러지는 21대 대선에서 이 후보가 연일 동탄 모델로의 대선 승리를 주장하는 이유다. 그는 12일 청계광장 대선 출정식에서 “동탄의 기적을 재현하면 이재명 후보에게 (패배의) 트라우마를 안겨주고 대한민국을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가 기성 정치인과 차별화되는 신선한 이미지를 유지하고 있는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이 후보는 정형화된 대선 선거운동 방식인 시장 등에서의 대중 유세를 택하지 않고 ‘학식 간담회’, ‘리어카 유세’ 등 새로운 방식을 시도하고 있다.

문제는 이 후보가 이번에 맞닥뜨리는 선거가 ‘대선’이라는 점이다. 화성을 유권자 16만9000여명을 상대로 생활 밀착형 유세를 펼칠 수 있었던 국회의원 선거와 굵직한 국가 비전으로 4300만명가량의 유권자를 상대로 지지를 호소하는 대선은 스케일 면에서나 성격 면에서나 다르다. 여기에 이 후보는 ‘제3당 후보’라는 핸디캡도 안고 있다. 개혁신당은 현역의원이 3명에 불과하고, 그중 2명은 지역조직을 동원하기 어려운 비례대표다. 의석수에 따라 배분 받는 정당보조금도 다른 당들에 비해 적을 수밖에 없다.
개혁신당 홈페이지에선 조직·기구에 대해 ‘준비 중’이라고 하고 있다. 선거 때마다 임명장을 수여하고 조직을 가동하는 거대 양당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이 후보가 15% 득표율을 얻어 선거비용 전액을 보전받으리라고 장담할 수도 없다. 현재 개혁신당은 전국에 단 4대의 유세차만 가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거대 정당은 지역조직과 연계된 전문성 있는 업체에 현수막 인쇄와 게시를 맡기는데, 개혁신당은 그럴 수 없다 보니 인파가 집중되지 않는 장소에 현수막이 걸려있거나 내용을 알아보기 힘든 잘못된 방식으로 게시돼 있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후보를 빼면 유세차에 올라 지지를 호소할 만한 전국적 인지도를 갖춘 인사는 사실상 천 의원 한명 뿐이다. 후보가 촘촘하게 이어지는 유세 일정을 소화할 때 방송 등에 출연해 지원사격을 펼칠 ‘스피커’도 구하기 어렵다. 지난 대선 이 후보가 구상한 ‘AI 윤석열’, ‘윤석열차’와 같은 재기발랄한 선거운동도 돈이 있어야 가능하다.

포용보다 갈등이 연상되는 이 후보 이미지나 여전히 유지되고 있는 ‘싸가지론’은 유권자들의 마음을 닫게 만드는 요인이다. 현실과 타협하지 않으며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는 태도는 팬덤을 결집시키지만, 다수 지지를 얻는 데 불리하게 작용하기 쉽다. 특히 다른 정치인과의 관계 설정에서 어렵게 되고, 특유의 ‘센 발언’이 겹치면 강한 반감을 살 공산이 크다.
지역구(서울 노원병)를 두고 경쟁했던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과의 대립이 대표 사례다. 2023년 11월 여의도 내 한 식당에서 옆 테이블에서 식사하던 안 의원이 자신을 비판하는 소리를 벽 너머로 듣자 “안철수씨 식사 좀 합시다. 안철수씨 조용히 좀 하세요”라고 소리쳤다. 지지자에 쾌감을 줄지 몰라도, 그렇지 않은 이들엔 정서적으로 반감을 주는 언행이다. 2022년 대선 당시 선거 전략을 두고 윤석열 후보 측과 의견 대립이 계속되자 그는 페이스북에 “그렇다면 여기까지”라는 짧은 메시지만 남기고 잠적하는 초유의 사태를 일으키기도 했다.
이 후보와의 갈등에서 상대 책임이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불협화음이 거듭 일어난다는 건 이 의원 본인 포용력에도 문제가 있음을 방증한다. 그는 2019년 바른미래당 내에서 손학규 당시 대표와 충돌했고, 올해 초에도 자신이 창당한 개혁신당에서 허은아 당시 대표와 갈등했다. 특히 이 후보와의 대립 속에 허 전 대표가 당대표직을 상실하는 과정은 윤 전 대통령과 맞서다 대표직을 잃은 이 후보 서사의 진정성을 떨어뜨리는 계기로 작용했다. 허 전 대표는 최근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이 후보를 “무례하면서 무능하기까지 하다는 걸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고 공격하고 있다.

그래서 이 후보의 기회는 ‘개혁 보수’의 선명성을 어떻게 국민에게 납득시키느냐에 달려있다. 1년 전 22대 총선에서 국민의힘 한정민, 민주당 공영운 후보와의 3파전에서 승리했던 동탄 모델의 부활이 이 후보에겐 절실하다. 중도층이 윤 전 대통령에 부정적으로 반응하는 가운데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 재설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기회 요인으로 작용한다. 중도층에서 이재명 후보에 대한 반감이 작지 않다는 점도 향후 이 후보 지지율이 상승하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 이재명 후보, 김 후보는 내세울 수 없는 ‘40대 기수론’을 전면에 내걸었다는 점도 이 후보만의 기회 요인이다.
다만 선거가 후반부로 접어들수록 유권자들의 사표 방지 심리가 커지고 진영이 결집하는 양상이 나타난다는 점은 위협 요인으로 남아 있다. 최근 보수진영에서 커지고 있는 김 후보와의 단일화 압박은 이 흐름을 가속화할 수 있다.
김병관 기자 gwan2@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45만 월세의 반란” 박군, 30억 연금 던지고 ‘15억 등기부’ 찍었다
- ‘200배 수익설’ 이제훈, 부동산 대신 스타트업 투자한 이유
- 냉동실에 오래 둔 고기 하얗게 변했다면 먹어도 될까
- 정비공 출신·국가대표 꿈꾸던 소년이 톱배우로…원빈·송중기의 반전 과거
- “인생 안 풀리면 관악산 가라”…역술가 한마디에 ‘개운 산행’ 열풍 [이슈픽]
- “언니 변호사, 동생 의사” 로제·송중기 무서운 ‘집안 내력’ 보니
- “편의점 도시락 그대로 돌렸는데”…전자레인지 ‘3분 습관’의 숨은 위험
- “포르쉐 팔고 모닝 탄다… 훨씬 편해”…은혁·신혜선·경수진이 경차 타는 이유
- 연기만 하는 줄 알았는데… 하정우·차인표·유준상 ‘제2의 직업’
- 똑같이 먹어도 나만 살찌는 건 ‘첫 숟가락’ 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