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부자유친] 유량 고수 아버지와 마케팅 고수 아들이 만났다 | 월간축산
이 기사는 성공 축산으로 이끄는 경영 전문지 ‘월간축산’5월호 기사입니다.
하지만 이런 <대광목장>에는 한국종축개량협회 선정 ‘2023년 305일 유량 최우수 목장’ ‘3년 연속 305일 보정유량 1만 3000㎏ 이상 달성 목장’ ‘2022년 농협사료 낙농부문 대한민국 대표농가’ 등 굉장한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1990년대 초 서울에서 사업을 하던 김 대표는 부모님을 모시기 위해 고향으로 내려왔다. 1992년 횡성읍 반곡리에 축사를 임차하고 착유우 8마리를 들여와 야심차게 <대광목장>을 시작했다. 하지만 낙농에 관한 지식이 전무한 상황에서 사육은 녹록지 않았다. 김 대표는 주변 낙농가들을 찾아다니며 노하우를 듣고, 전국에서 열리는 교육과 세미나를 쫓아다니며 기술을 쌓아갔다.
그 과정에서 목장 부지가 중앙고속도로 건설로 수용되면서 1997년 불가피하게 이전을 하게 됐다. 옥동리에 목장을 신축했다. 이를 계기로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2011년 4산차 젖소 ‘대광뷰티 493호’가 연간 산유량 1만 9201㎏으로 전국 1위를 차지한 것을 시작으로 ‘대광뷰티 517호’가 산유량 2만 1395㎏으로 기록을 갈아 치웠다. 이후 2013년 1산차인 ‘대광뷰티 소사 9772호’가 305일 유량 2만 995㎏으로 최고 유량 생산우로 선정되며 전국 최고의 타이틀을 독점하기 시작했다.
이유 후에도 김 대표는 ‘초식동물답게 키우는’ 사양에 돌입한다. 바로 조사료 위주의 사양이다. 어린 송아지부터 분만 두 달 전까지 톨페스큐를 무제한으로 주고, 분만 두 달 전부터 착유 기간에는 티모시를 준다. 이때 건초는 최대한 프리미엄급으로 제공한다. 우유 급여와 마찬가지로 유사비만 계산하면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소들은 유량으로 이에 대해 보답해 줬다.

축사 환경도 소가 최우선이다. 우사 안에 햇볕이 최대한 들어올 수 있도록 지붕을 채광 패널로 설치했다. 특히 천장 높이를 높여 환기를 원활하게 했는데 지대가 높은 데다 천장도 높다 보니 선풍기가 없어도 365일 환기가 잘된다. 겨울에는 질어지거나 얼지 않도록 20일에 한 번 바닥을 교체한다. 비용 부담이 있지만 소들을 위해 단 한번도 아까워하지 않았다.
<대광목장>의 30년 역사 중에서 2022년은 더욱 특별한 한 해였다. 농협사료를 이용하면서 눈에 띄는 성적을 낸 공로를 인정받아 낙농 부문 ‘대한민국 대표농가’로 선정된 것이다. 부상으로 호주 연수의 기회가 주어졌지만 김 대표는 선뜻 갈 수가 없었다.
“해외 연수의 기회가 주어져도 부부가 번갈아 다녀올 정도로 평생 다른 사람 손에 목장을 맡긴 적이 없습니다. 부부가 함께 가야 하는 상황이라 망설일 수밖에 없었죠.”
이를 본 아들 김석영 씨가 발 벗고 나섰다. 연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석사학위까지 취득한 후 직장을 다니다 친구와 경기도에 회사를 차리고 온라인 쇼핑몰 운영과 마케팅, 제품 기획 등을 하고 있던 때였다. 석영 씨는 경기도에서 강원도까지 매일같이 출퇴근을 했다. 몸은 고되고 일이 생각보다 손에 익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상하게 마음이 움직이는 것을 느꼈다. 부모님이 돌아온 후 결심을 굳히고 뜻을 전했다.

어린 시절부터 단 한 번도 부모님을 실망시킨 적 없던 아들이기에 깊은 고민 끝에 나온 결정이었을 것이라고 믿었다. 서투른 모습이 성에 안 차도 묵묵히 지켜볼 뿐이었다. 아들이 스스로 깨닫고 자신만의 사육기술을 찾기를 바랐다. 석영 씨가 실수를 하거나 깜빡하고 할 일을 안 해도 잔소리 한 번 없이 조용히 일을 마무리해 놓곤 했다.
석영 씨는 목장 일을 배우는 틈틈이 유가공을 준비했다. 우선 2023년 법인을 설립했다. 법인명은 ‘우유곳간’. 옛 어른들이 양식을 소중히 간직했던 저장고인 곳간에 우유를 담았다는 의미를 담았다. 충남대학교에서 진행하는 목장유가공 과정을 이수하고 인터넷을 통해 생산기술을 익혔다.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2023년 9월 첫 생산에 성공했다.

전직 경험을 살려 온라인 판매를 시작하면서 지역에서 열리는 각종 축제나 행사에 참여해 ‘우유곳간’을 알리고 고객층을 확보해 나갔다. 행사 때마다 첫날부터 입소문을 타고 몰리는 고객들로 인해 막바지에는 제품이 모자랄 지경이었다. 현재 ‘우유곳간’에서 생산하고 있는 제품은 요구르트로 플레인과 딸기·블루베리·망고 등 총 4가지다.
모든 재료를 국산으로 전환해 리뉴얼하고 더덕 등 횡성특화작물을 이용한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횡성군농업기술센터와 논의 중이다. 또 요구르트 생산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면 신선 치즈는 물론 장기적으로 숙성 치즈까지 도전할 계획이다. 석영 씨의 목표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3년 안에 <대광목장>을 완벽하게 물려받은 후 횡성의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는 최종 목표를 세우고 6차 산업 목장으로의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석영 씨의 이 같은 모습을 본 부모님들도 새로운 기대감이 생겼다고 밝혔다.
“만약 아들이 물려받지 않으면 우리 대에서 접겠다는 생각까지 했는데 지금은 100년 목장의 꿈을 이룰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글 김수민 | 사진 이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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