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왜 이렇게 짜증나지?"...방치하면 만성화 된다
자녀가 갑작스럽게 짜증을 내거나 과민반응을 보이면 흔히 '사춘기'라고 치부하기 쉽다. 그러나 이러한 행동이 지속되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라면 소아 우울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은 아동 환자 수는 2020년 13만여 명에서 2024년 27만여 명으로 4년 만에 2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치할 경우, 만성적인 정신건강 문제로 발전할 위험이 높은 소아 우울증의 예방과 대처법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최성환(해상병원) 원장과 함께 알아봤다.
소아 우울증, 코로나19 이후 큰폭 증가… "성인 우울증과는 달라"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코로나19 범유행 시기를 거치면서 장기간의 사회적 격리와 온라인 수업, 불안정한 경제 상황 등이 소아·청소년들의 정신건강에 더욱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최성환 원장은 "아직도 코로나19 후유증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소아 우울증의 예방과 관리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회적 격리로 친구들과의 소통이 줄고, 가족 경제 상황 악화로 불안감이 커지며, 학업 스트레스가 심화되는 등 다양한 요인들이 우울증 발병 위험을 높인 셈이다.
최 원장에 따르면 소아 우울증은 성인 우울증과 다른 양상으로 나타난다. 성인은 주로 의욕 저하와 무기력함, 슬픔 등으로 우울증을 표현하지만, 아이들은 짜증이나 공격적 행동, 집중력 저하, 학업 성취도 감소 등으로 증상을 드러낸다.
우울감, 짜증 등 2주 이상 지속된다면… 소아 우울증 의심
부모로서 가장 어려운 점이 있다면, 일반적인 사춘기 특성과 우울증의 징후를 구분하는 것이다. 최성환 원장은 "사춘기는 일시적인 기분 변화와 반항적 태도가 나타날 수 있지만, 대체로 자신의 행동을 통제할 수 있는 수준인 반면, 우울증은 2주 이상 지속적인 우울감, 짜증, 흥미 및 의욕 저하가 나타나며, 일상생활에 심각한 어려움을 초래한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주목해야 할 아동의 행동 변화로는 ▲평소보다 쉽게 짜증을 내거나 공격성을 보이는 행동 ▲집중력 저하 및 학업 성취도 감소 ▲불면증상 ▲식욕 저하 ▲과민성 ▲수줍음과 위축된 행동 등이 있다.
소아 우울증, 약물·비약물 치료 병행…부모 역할이 핵심
소아 우울증 치료는 크게 약물 치료와 비약물 치료로 나눌 수 있다. 약물 치료는 우울증으로 인해 발생한 뇌의 신경전달물질 불균형을 해결하여 증상을 빠르게 개선하는 데 효과적이다. 단, 항우울제는 다소 안전한 약이지만, 반드시 의사의 지시에 따라 복용해야 하며, 증상이 호전되더라도 유지치료를 통해 재발을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최 원장은 당부헸다.
비약물 치료로는 놀이치료, 미술치료, 음악치료, 인지행동치료, 대인관계 치료 및 가족치료 등이 있다. 놀이치료는 아이가 안전한 환경에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문제 해결 방법을 익히도록 돕고, 미술치료는 미술 활동을 통해 감정 표현과 자기 이해를 도모한다. 인지행동치료는 부정적 사고방식을 바꾸고 긍정적 행동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치료다.
최 원장은 마지막으로 "소아 우울증 치료에서 부모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소아 우울증은 조기 발견과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진다면 충분히 회복 가능한 질환이다. 자녀의 행동 변화에 주의를 기울이고, 의심스러운 증상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제일 좋은 예방법이다.
김진우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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