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중 조류독소 있나 없나…환경단체 거부로 민관공동조사 무산

이재영 2025. 5. 21.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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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국립환경과학원 단독으로 녹조 발생지 주민 콧속 조류독소 조사
일부 환경단체·학회, 자체 조사로 조류독소 검출 주장…당국은 불인정
작년 8월 18일 오전 경기도 광주시 경안천 일대가 녹조로 뒤덮여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하천에 녹조가 발생했을 때 조류독소가 에어로졸 형태로 공기 중으로 확산하는 게 맞는지 확인하는 작업이 올여름에도 실시된다.

다만 환경부와 '조류독소 공기 중 확산'을 주장해온 환경단체가 공동으로 조사를 진행하는 것은 무산돼 논란이 사그라들지는 미지수다.

21일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올여름 녹조가 심하게 발생한 하천과 호수를 조사지점으로 선정해 수면 근처 공기에 조류독소가 있는지와 주변 주민 콧속에서 조류독소가 나오는지 조사하는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조사 결과 분석은 객관성을 담보하기 위해 외부 전문기관에 맡기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최근 여름마다 녹조에서 발생한 조류독소가 공기 중으로 확산해 주민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는 환경단체와 그런 사실이 없다는 환경부 간 공방이 반복되고 있다.

환경단체와 학계 일부는 낙동강에 녹조가 극심했던 2022년부터 공기 중으로 조류독소가 확산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과 낙동강네트워크, 대한하천학회 등은 지난 2월 기자회견에서 작년 8∼9월 낙동강 중하류 녹조 발생지에서 2㎞ 내에 사는 주민을 조사한 결과 97명 가운데 46명 콧속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이라는 조류독소가 나왔다고 주장했다.

녹조를 일으키는 대표적인 남조류인 마이크로시스티스에서 나오는 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은 독성이 매우 강하다. 마이크로시스틴 중 독성이 강한 종류는 청산가리로 불리는 시안화칼륨보다 독성이 6천600배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부는 공기 중에서 조류독소가 검출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이 2022∼2024년 실시한 조사나 객관성을 보장하고자 한국물환경학회에 의뢰해 2023년 9월에서 2024년 3월까지 실시한 조사 모두에서 공기 중 조류독소가 불검출됐다는 것이다.

환경부와 환경단체가 공방을 반복하면서 주민 불안이 커지자 올해 민관학 공동 조사를 실시하려고 환경부와 환경단체가 협의까지 진행했으나 무산됐다.

환경부 관계자는 "환경단체 쪽에서 공동 조사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면서 "공기 중 조류독소가 나올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고 국민이 불안해하는 만큼 당분간 조사를 계속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공기 중 조류독소의 농도가 어느 정도나 됐을 때 건강을 해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공기 중 조류독소가 검출된다는 점은 세계적으로 확인된 사실"이라면서 "전 세계적으로 (공기 중 조류독소가) 다 나오는데 환경부만 검출되지 않는다고 하는 상황인 만큼 공동 조사를 진행할 것이 아니라 환경부 스스로 왜 조사 결과가 다른지 확인할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강 전체가 녹조로 덮였는데 공기 중 조류독소는 검출되지 않거나 검출 한계 미만으로 나왔다는 환경부 조사 결과는 신뢰하기 어렵다"면서 "(공동 조사를 위해선) 환경부를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jylee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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