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퍼주기 아닌 참신한 민생 공약들, 박수받을 만

대선에서 각 후보는 수조~수십조원이 드는 선심성 퍼주기 공약을 앞다퉈 내놓았다. 아동수당 18세 확대, 자영업자 부채 탕감, 기초연금 확대, 소득세·법인세 감면, 신구 국민연금 분리 등 굵직한 것만 합해도 수백조원이 든다. 1200조원이 넘는 국가 부채와 적자투성이 재정은 아랑곳없이 표를 얻기 위해 무분별하게 포퓰리즘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재정 파탄을 부를 뿐 아니라 실현 가능성도 떨어진다. 하지만 퍼주기 공약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각 후보의 교육·지방·교통·의료·복지 공약 중 눈에 띄는 것이 적잖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지역 거점 국립대 9곳을 서울대 수준으로 육성하는 ‘서울대 10개 만들기’ 프로젝트를 공약했다. 서울대를 깎아내리는 하향 평준화만 아니면 큰 의미가 있을 수 있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도 서울대와 지방 국립대 간 공동 학위제를 본격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의 수포자(수학 포기 학생) 양산 방지 공약도 눈에 띈다. 공부를 포기하는 수많은 학생 대부분은 수학에 좌절하고 있다. 이준석 후보는 “수학이 무너지면 나라가 무너진다”며 초·중·고 수학 국가 교육 책임제를 약속했다. 그는 전국 단위 수학 성취도 평가에 따라 소규모 분반 수업을 진행하고 수학 전문 보조 교사를 배치해 ‘수포자’ 양산을 막겠다고 했다.
이재명 후보는 130만명이 넘는 치매 노인을 위해 국가가 재산을 대신 관리해 주는 공공 신탁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했다. 노인·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한 주치의 제도, K콘텐츠 개발을 위한 지방 폐교의 작가 양성 학교 변신 등도 제안했다. 김문수 후보는 월 6만원으로 전국 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하는 K원패스 교통카드를 만들고, 소상공인 가게 신용카드 지출엔 캐시백을 주겠다고 했다.
이준석 후보는 통학 버스 운전자의 음주 여부를 확인해 기준치 이상이면 시동이 자동으로 꺼지는 시동 잠금 장치를 의무화하겠다고 했다. 학부모들이 원하는 정책이다. 교통사고 발생 시 AI 센서가 부상 정도에 따라 병원을 자동 배정하는 골든 타임 구조 시스템, 아이 셋 이상 다자녀 가구 차량에 핑크색 번호판을 달아 전용 차선·주차장 이용, 통행료 할인 등 혜택을 주는 방안도 공약했다. 지방으로 돌리는 일부 법인세 세율을 지자체가 자율로 정하도록 해 지방 간 경쟁을 촉진하겠다고도 했다.
천문학적 예산을 쏟아붓지 않고도 생활 불편을 덜고 쏠쏠한 혜택을 누리면서 국가 경쟁력도 높일 수 있는 방안들이다. 현실성 없이 국가 재정만 갉아먹는 포퓰리즘 공약보다 훨씬 국민에게 도움이 된다. 민생 밀착형 공약을 적극 발굴한다면 국민이 손뼉 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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