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명 뿌리 둔 GS 이념, 진주 기업가정신으로 발전"

장영환 기자 2025. 5. 20.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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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수업 승산마을·진주성 등 방문
허만정 GS 회장, 조식 이념 이어받아
허씨 가문 실천적 사회 나눔 정의 주목
"지역 오피니언 리더 간직해야 할 가치"
경남매일 CEO아카데미 원우들 등이 진주 K-기업가정신센터를 방문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지면으로 읽는 네 번째 강의
제8기 경남매일 CEO아카데미

강사 정대율 경상대 경영대학장
주제 '효주 허만정 선생의 생애와 GS 가문의 기업가정신'

경남 오피니언 리더들의 모임 경남매일 CEO아카데미(총동문회장 김영환)가 K-기업가정신 수도 진주에서 지역적 가치에서 세계적 가치로 발전한 K-기업가정신을 가슴 깊이 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경남매일 CEO아카데미 8기 진주 탐방수업이 지난 17일 진행됐다.

이날 60여 명의 원우들은 오전 △진주 K-기업가정신센터 및 승산마을 등을 찾았고, 센터 등을 둘러보는 한편 강의를 들었다. 오후에는 △숲속의 진주 △진주성 △유등전시관 등 진주의 핵심적 경제·역사·문화 탐방코스를 프로그램에 따라 둘러보며 도시의 자산을 깊이 학습했다.

특히 일명 '부자마을'로 불리는 지수면 승산마을은 GS 허만정 회장의 집, LG 구인회 회장 생가 등 많은 부잣집이 모여 있는 곳일 뿐만 아니라, 이들의 조상을 모신 수많은 사당이 있는 '부자기운' 가득한 곳이다. 이곳에서 원우들은 K-기업가정신과 기업인의 사회적 역할, 로컬 콘텐츠의 가치, 지역 정체성 등을 고찰했고, 나아가 진주의 오늘과 미래를 고민할 수 있었다.

이날 진행된 다양한 행사 중에서 핵심은 정대율 경상국립대학교 경영대학장의 K-기업가정신 강의였다.

K기업가정신센터에서 열린 이번 강의는 '효주 허만정 선생의 생애와 GS 가문의 기업가정신'을 주제로 진행됐다.

◆ 허만정 회장과 진주 지수면

이번 강의의 핵심인 허만정 회장은 1897년 진주 지수면 승산리에서 태어나 지역 사회 구휼, 사회 해방 운동, 독립운동 등 다양한 활동에 힘썼으며, 1947년 같은 마을 출신 구인회 회장과 함께 LG그룹의 전신인 락희화학공업을 창업했다. 이후 한국 경제 발전에 큰 공헌을 했고, 2000년대 들어 GS그룹이 LG에서 분리함에 따라 GS그룹의 시조가 된 인물이다.

사서에 의하면 "어릴 때부터 남다른 자질을 갖추어 두각이 우뚝솟고… 총명하고 지혜로우며, 뜻과 기개가 편협하지 않았다", "자라면서 고금의 서적과 신문잡지 등을 탐독했는데 잠자고 밥먹는 것을 잊기까지 했다"고 하는 허 회장은 특유의 배움에 대한 갈증으로 문물을 탐구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었고, 이를 통해 얻은 소양은 주식회사 설립·신문사 투자 등 각종 방면에 대한 투자는 물론이고, 간도 대성학교 기부·진주청년회 후원·형평운동 지원, 학교 설립 등 여러 독립운동과 사회활동에 뛰어드는 인문사회적 자산이 됐다.

이러한 허 회장의 아들들인 허정구·허준구·허신구 회장 등 모두가 그의 가르침을 받아 학문과 의로운 사회활동에 힘을 썼고, 어떤 필연이 깃들었는지 당시 이들이 수학했던 지수초등학교는 삼성그룹의 호암 이병철 회장, LG 연암 구인회 회장, 효성그룹 창업주 조홍제 회장 등 한국 근대 경제사의 주역들도 동문으로서 공부했다. 한 지역에서 이러한 걸출한 경제 인물들이 대거 나올 수 있었던 데에는 당시 진주, 특히 지수면의 인문사회적 환경에 특정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이들을 한군데로 묶는 '기업가정신'의 원류를 미리 언급하자면 그것은 남명 조식의 사상이다.
정대율 경상국립대 경영대학장이 남명 조식 사상과 GS 가문의 사회적 실천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 대한민국 기업가정신의 뿌리

이날의 강연자 정대율 교수에 따르면 허만정 회장을 필두로한 'GS 가문'은 한국의 대표적 기업가정신의 원형을 보여주는 명문가다. 이들 가문의 구성원은 생활과 기업활동 등에 있어서 남명의 '경(敬)'과 '의(義)'를 기반으로 한 공동체 정신과 실천적 윤리를 실행하고 있다. 다시 말해 GS 가문은 이 경의사상을 바탕으로 기업활동에 있어서 사람을 존중하는 인재제일주의·인화주의·사회공헌 등에 앞장서고 있고, 이것이 가문의 기업을 장수기업으로 성장시켰다는 것이다.

나아가 정 교수는 남명 사상에 기초한 "GS 그룹의 기업가정신은 단순한 경영 철학이 아니라, 조선 후기 사대부 전통, 특히 지신정 허준 → 허만정 → GS 가문 후손으로 이어지는 '부자정신(父子精神)'과 '노블레스 오블리주' 등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역사적 맥락을 강조한다. 특히 허만정 회장의 활동을 주목하며 "허 회장은 일제강점기 독립운동 자금 후원, 교육·언론·청년운동 등 참여, 해방 이후 LG/GS 및 삼성 창립에 자본·인재 공급 등을 통한 '사업보국' 정신의 실천자다"며 "GS 가문은 재산을 모으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교육·언론·사회환원으로 실천했으며, 이 전통은 LG문화재단, 남촌재단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전한다.

결국 남명 사상 → 허씨 가문 → 기업가정신의 확산이 K-기업가정신의 흐름이라는 것이다. 이날 강의의 핵심은 허만정 회장의 생애를 통해 K-기업가정신의 개념, 역사적 계보를 확인하는 것 뿐만 아니라, 이러한 요소들의 산실인 진주시가 한국 '기업가정신 수도'로 충분히 기능할 수 있음을 확인하는 것이었다. 정 교수는 강의를 마무리하며 남명 조식, 허씨(혹은 GS) 가문, 진주시 지수면 특유의 인문사회적 환경을 통해 만들어진 K-기업가정신이 지역·국가적 교육 자료 및 모델이 될 수 있다는 강조를 빼놓지 않았다.

◆ K-기업가정신과 경남매일 CEO아카데미

이번 경남매일 CEO아카데미 탐방수업은 진주와 이곳에서 피어난 남명 조식의 사상을 머금은 수많은 경제인과 그들의 기업가정신을 확인하는 여정이었다. '사업은 이익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공동체를 위한 실천'이라는 남명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신념은 기업가로 하여금 기업을 세우는 일은 곧 '의로운 가치를 세우는 경영'이 된다는 것을 확인하게 한다.

CEO아카데미 원우들은 당일의 수업을 통해 과거의 인물과 정신을 기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현재와 미래에 어떻게 계승해나갈 수 있을지 고민할 수 있었다. 허만정 회장의 생애를 중심으로 한 강의는 K-기업가정신의 뿌리와 그 지속 가능성에 대한 성찰의 시간을 가져왔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지역 리더십의 방향성을 일깨워주었다.

경남매일 CEO아카데미 박주천 8기 회장(세신산업㈜ 대표이사)은 이번 탐방수업을 통해 "우리가 어떤 철학으로 기업을 이끌고, 지역을 성장시킬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 나올 수 있었다"며 "진주가 K-기업가정신의 수도로 주목받는 이면에는 도시가 고이 품고 있는 사유가 있다", "공동체를 향한 윤리, 교육과 나눔을 중시하는 남명 선생의 실천이라는 정신을 이어가는 것이야말로 우리 지역 오피니언 리더들이 간직해야 할 가치"라는 말을 남겼다.
정대율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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