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길고양이 공공급식소 조례에도 예산 확보 불투명…‘빈껍데기’ 우려
창원시가 길고양이 공공급식소 설치와 관리를 위한 예산을 지원할 수 있는 조례를 마련하고도 정작 예산은 편성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실효성 없는 ‘빈껍데기 조례’라는 비판이 나온다.
20일 창원시 등에 따르면 현재 창원에는 총 52곳의 길고양이 공공급식소가 운영 중이다. 마산합포구가 16곳으로 가장 많고, 의창구 12곳, 마산회원구와 성산구가 각각 9곳, 진해구 6곳 순이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가포해안변공원’에 설치된 길고양이 공공급식소에서 고양이 한 마리가 사료를 먹고 있다./경남신문 DB/
당초 공공급식소는 창원길고양이보호협회(길보협)가 기부금을 모아 제작해 관리했다. 이후 지난해 길보협이 주민참여예산 사업에 선정되면서 3000만원의 예산이 한시적으로 투입돼 확대에 탄력을 받았다. 그 결과 쓰레기봉투 훼손 감소, 악취 개선, 주민 간 갈등 완화 등의 효과를 거두며 공공급식소의 정책적 필요성을 인정받았다.
이에 따라 공공급식소 유지·보수와 추가 설치를 위해 예산 지원을 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에 창원시의회는 지난해 12월 20일 ‘창원시 동물보호센터 운영 및 반려·유기동물 보호에 관한 조례’를 개정해 길고양이 공공급식소 설치 및 관리에 시 예산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앞서 2022년에도 유사한 조례 개정 시도가 있었지만 일부 시의원들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하지만 올해 본예산은 물론 추가경정예산 어디에도 공공급식소 운영이나 신규 설치를 위한 전용 예산은 포함되지 않았다.
시는 대신 ‘길고양이 관련 정책사업’ 예산을 통해 기존 공공급식소 유지·보수를 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예산은 포획틀 구매 등 다른 목적에도 사용되기 때문에 급식소 유지·보수에 필요한 예산이 실제로 확보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시 축산과 관계자는 “길고양이 관련 정책 사업 예산으로 급식소 유지·보수 정도는 할 수 있다”면서도 “별도 예산이 책정돼 있는 것은 아니고 추경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어렵사리 제도가 마련됐지만 정작 예산이 빠지면서 ‘빈껍데기 조례’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인숙 길보협 회장은 “급식소 설치 이후 길고양이 관련 민원이 눈에 띄게 줄었다”며 “조례에 따라 예산을 투입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 만큼 급식소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확대하기 위한 별도의 예산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태형 기자·진휘준 수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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