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청·춘향·학규·토씨…고전 판소리 주인공 ‘2025 광주’로 소환되다

최명진 기자 2025. 5. 20.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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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광주시립창극단 마당창극 ‘열어볼 결심’
욕망·갈등 너머 이어지는 ‘관계’의 무대
비보잉·EDM·트로트 등 요소도 더해
광주시립창극단이 오는 23일 고전 판소리 다섯 바탕의 주인공을 현대사회에 불러낸 스핀오프 형식의 마당창극 ‘열어볼 결심’을 선보인다. 사진은 ‘열어볼 결심’ 리허설 무대 모습.

시니어 인생 강의 ‘일타강사’로 변신한 심봉사, 연예기획사 대표가 된 춘향, 글로벌 패션 비즈니스를 이끄는 심청까지. 고전 판소리 속 익숙한 인물들이 2025년 오늘을 살아가는 인물로 다시 태어났다.

오는 23일 오후 7시30분 광주예술의전당 소극장에서 정식 무대에 오르는 ‘열어볼 결심’은 창단 36주년을 맞은 광주시립창극단이 처음으로 선보이는 마당창극 형식의 작품이다. 제작진으로 총감독 박승희, 연출 오진욱, 극본·작사 임영욱, 작곡 홍정의, 작창 신유진, 안무 배승현 등이 참여했다.

이번 작품은 고전 판소리 다섯 바탕의 주인공을 현대 사회에 불러낸 스핀오프 형식의 창극으로, 원작과는 다른 시점에서 인물들의 새로운 서사를 상상력 있게 펼쳐 보인다.

공연에는 판소리 다섯 바탕의 등장인물인 춘향, 심청, 학규(심봉사), 토씨(수궁가의 토끼), 끝동(흥보가에서 모티브를 얻은 인물)이 출연한다.

이야기는 흥보가 친구들에게 남긴 하나의 물건에서 시작된다. 각자의 삶에 몰두하며 지내던 이들은 그 물건을 계기로 다시 만나게 되고 묵혀 있던 갈등과 욕망, 오해와 감정이 자연스럽게 터져 나온다. 자본주의 시대, 등장인물들의 충돌과 화해의 과정은 결국 ‘끝동’이라는 인물을 통해 관계 회복이라는 메시지로 마무리된다.

형식과 연출에서도 전통 창극의 틀을 과감히 벗어났다. 판소리 서사를 기반으로 하되 비보잉, EDM, 트로트, K-팝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과 안무를 결합해 새로운 감각의 창극을 만들어냈다. 다양한 장르가 어우러진 무대는 전통 창극의 낯익은 틀을 새롭게 확장하며, 자연스럽게 몰입을 이끌어낸다.

오진욱 연출은 “고정된 틀을 벗어나 젊은 창극의 흐름을 만들고 싶었다”며 “형식과 음악, 안무 모두에서 관습적인 제약을 최소화하고, 배우 개개인의 에너지와 자유로운 표현을 끌어내는 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출연 배우들 역시 장르를 넘나드는 색다른 무대를 향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학규 역을 맡은 정승기 단원은 “이번 작품은 그동안 선보여왔던 창극과는 확실히 분위기가 다르다. 기존 작품들이 소리에 중심을 뒀다면, 이번에는 안무나 시각적인 요소 등 볼거리 또한 풍부하다”며 “단순히 새로운 장르가 더해진다는 차원을 넘어 특별하고 새로운 방식의 창극 공연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상 역시 주목할 만한 요소다.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무대 분위기 속, 박지우 디자이너의 의상은 각 인물의 성격과 서사를 섬세하게 시각화하며 무대 완성도를 높인다. 전통 복식에 현대 패션의 감각을 더하고, 고증에 기반을 두되 럭셔리 브랜드에서 착안한 실루엣과 소재, 장신구를 조화롭게 녹여냈다.

총감독을 맡은 박승희 예술감독은 “이번 공연은 광주시립창극단만의 색깔을 보여주는 도전적인 기획”이라며 “고전의 깊이와 현대의 감각, 지역성을 아우르는 창극의 새 지평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최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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