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 5월 항쟁을 기억하며 도청으로 갑시다”

주성학 기자 2025. 5. 20.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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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공로자회 ‘민주기사의 날’ 행사
택시 등 70여대 임동-금남로 행진
차량 시위 재현…“오월 정신 계승”
1980년 5월20일 계엄군의 만행에 분노한 운수노동자 200여명이 택시를 몰고 옛 전남도청에 집결했던 차량 시위를 기리기 위한 ‘민주기사의 날’ 행사가 20일 오후 북구 임동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옛 무등경기장) 앞에서 열려 민주기사동지위원회 회원 등이 행진에 앞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김애리 기자·조영권 인턴 기자

“45년 전 독재에 항거한 광주 시민들과 택시 기사들의 정신이 지금까지 이어져 민주주의를 지키는 힘이 됐습니다. 우리는 이 정신을 계승해 나가야 합니다.”

20일 오후 광주 북구 임동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옛 무등경기장) 앞에서 열린 제45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 ‘민주기사의 날’ 행사에 참여한 장훈명(73)씨는 당시를 회상하며 이 같이 말했다.

1980년 5월 삼진운수 소속 택시기사였던 장씨는 군인의 폭력에 희생된 학생들과 시민들을 지키기 위해 같은 달 20일 택시를 몰고 전남도청으로 향했다.

장씨는 “택시 운전을 시작한 지 2년이 됐을 무렵 5·18을 맞았다”며 “당시 군인은 국민을 지키는 존재가 아니었다. 거리 곳곳에서 시민들이 계엄군에 맞는 모습을 보며 도저히 그냥 있을 수 없어 도청으로 갔다”고 회고했다.

이어 “민주주의를 지키겠다는 마음으로 거리로 나섰던 기사들이 이제 하나둘 떠나 당시를 기억하는 이들이 많이 남지 않았다”며 “후배 기사들이 그 정신을 이어가고, 많은 시민들도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나섰던 기사들의 뜻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민주기사의 날’은 1980년 5월20일 계엄군의 만행에 분노한 운수노동자 200여명이 무등경기장에 집결해 택시를 몰고 옛 전남도청으로 향했던 차량 시위를 기리는 행사다. 매년 이날 기념식과 차량 행진을 통해 오월 정신을 계승하고 당시의 항쟁을 재현한다.

올해 행사는 5·18민주화운동 공로자회가 주최하고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 광주지역본부와 민주기사동지위원회가 공동 주관했으며 윤남식 5·18민주화운동 공로자회장, 양재혁 5·18민주유공자유족회장, 이중기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 위원장을 비롯해 시민과 운수노동자 100여명이 참석했다.

찌는 듯한 더위 속에서 진행된 기념식은 ▲개회선언 ▲오월 영령에 대한 묵념 ▲민주기사상 시상 ▲대회사 ▲기념사 ▲추모사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순으로 이어졌다.

기념식 말미에는 광주 출전가가 울려 퍼졌고, 택시 기사들은 “투쟁!”을 외치며 ‘임을 위한 행진곡’을 힘차게 부른 뒤 차량에 올라탔다.

보닛에 태극기를 단 파란색 포니와 초록색 스텔라 차량의 선두에 따라 70여대의 택시와 차량이 옛 무등경기장을 출발해 신안사거리, 광주역, 유동사거리, 금남로5가, 금남공원, 전일빌딩 앞 구 도청까지 4.6㎞ 구간을 행진했다./주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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