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 Pick] 공문도 명함도 감쪽같이… 더 교묘해진 ‘사칭형 신종사기’

유혜연 2025. 5. 20.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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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물품구매 유도·노쇼 주의보
軍간부 이름 횟집 고액 회식 예약
국회의원실·후보자 캠프 사칭도
지자체·경찰, 예방 교육 강화 필요

남양주시 공무원 명의로 위조된 허위 공문서. 2025.5.16 /남양주시 제공

공신력 있는 조직의 이름을 내세워 물품 구매를 유도하거나 금전을 가로채는 ‘사칭형 신종 사기’가 잇따르고 있다.

이들은 정교하게 위조한 공문서나 명함, 실제 기관의 로고와 직책을 활용해 피해자의 의심을 피한다는 공통점이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최근 수원에서는 SBS 예능 ‘런닝맨’ 제작진을 사칭한 인물이 고급 위스키 대금을 송금받고 잠적한 사건이 경찰에 접수됐다. 아울러 수원시, 화성시, 남양주시 등에서도 공무원을 사칭해 위조 공문을 보내고 물품 구매를 유도하려는 시도가 잇따라 확인됐다.

파주에서는 지난달부터 이번 달까지 군 간부 등을 사칭해 횟집 등에 고액 회식 예약을 한 뒤 나타나지 않는 ‘노쇼’ 사기가 5건 발생했고, 피해액만 9천만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을 앞두고는 국회의원실이나 후보자 캠프 관계자를 사칭한 사례까지 등장해 사칭 대상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이런 사기 수법은 단순한 금전 갈취를 넘어 공공기관이나 정치권 등 사회적 신뢰를 기반으로 한 조직의 권위를 악용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특히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급박한 상황’을 내세워 판단을 흐리게 하고, 공문서나 명함 등을 실제처럼 꾸며 빠른 대응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공통된 패턴을 보인다.

사칭으로 금전을 유도하거나 허위 문서로 의사결정을 흐리는 행위는 형법상 사기죄에 해당하며 공문서를 위조하거나 사용한 경우 공문서 위조 및 행사죄도 함께 적용된다. 실제 금전 피해가 없더라도 문서 위조만으로 처벌이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기관 명의에 대한 신뢰와 비대면 업무 환경의 확산을 범죄 증가 요인으로 꼽는다. 특히 이메일, 문자, 전화만으로도 거래가 성사되는 상황에서 피해자들이 허위 문서를 진짜로 믿고 응하게 되는 등 취약성이 존재한다.

피해를 막기 위해선 몇 가지 기본 원칙을 지켜야 한다. 기관 명의로 온 요청은 반드시 공식 번호를 통해 사실 여부를 교차 확인해야 하며, 방문 없는 금전 요구나 휴대전화 기재 공문은 위조 가능성을 우선 의심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윤호 고려사이버대 경찰학과 석좌교수는 “정치권·공공기관·방송사처럼 국민이 쉽게 신뢰할 수 있는 이름을 악용하는 방식은 예전부터 존재했지만, 최근엔 소상공인들의 경제적 어려움과 선거 국면의 사회 분위기를 파고들며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사칭 사기는 단속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지자체와 경찰이 예방 중심의 홍보와 교육을 강화해 시민들이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혜연 기자 pi@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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