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재명 후보 ‘공약 갈라붙이기’ 진정성 의심 자초한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이해관계가 배치되는 지역별 공약을 발표하면서 분란과 불만을 일으키고 있다.
이 후보가 최근 밝힌 부산·경남 공약이 타 지역과 역할을 나누는 '갈라붙이기'식이어서 진정성을 의심받고 있는 것이다.
이 후보는 경남 사천 유세가 있던 지난 10일 SNS에 '항공·방위·우주 산업 정책' 공약을 소개하며 "사천은 군용기와 부품 제조 중심으로, 인천은 해외 복합 MRO 중심으로 특화해, 두 도시를 MRO 산업 거점으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표심 급급 지역 갈등 야기하는 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이해관계가 배치되는 지역별 공약을 발표하면서 분란과 불만을 일으키고 있다. 이 후보가 최근 밝힌 부산·경남 공약이 타 지역과 역할을 나누는 ‘갈라붙이기’식이어서 진정성을 의심받고 있는 것이다. 이 후보는 경남 사천 유세가 있던 지난 10일 SNS에 ‘항공·방위·우주 산업 정책’ 공약을 소개하며 “사천은 군용기와 부품 제조 중심으로, 인천은 해외 복합 MRO 중심으로 특화해, 두 도시를 MRO 산업 거점으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MRO는 항공기 관련 유지·보수·정비 사업이다.

항공 MRO 사업을 선점하고 있다고 판단한 사천시 입장에서는 당혹스러운 일이다. 정부는 지난 2017년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을 항공 MRO사업자로 지정했다. 사천에 MRO를 담당하는 KAI 자회사 한국항공서비스(KAEMS)가 설립됐다. 경남도와 사천시는 1759억 원을 들여 사천읍 용당리에 항공MRO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있는 인천시는 뒤늦게 MRO 사업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두 도시가 MRO 허브를 두고 경쟁을 벌이는 셈이다. 선택과 집중이 중요한 사업을 ‘떡 나누기식’으로 배분하겠다고 밝히면서 지역 갈등을 부채질하는 모양새다. 사천에는 MRO 기술력을 가진 대기업 KAI와 여러 강소기업이 있다. 정부는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사천을 MRO 중심지로 성장시키려고 수년간 인프라를 구축했다. 그럼에도 인천을 MRO 특화도시로 육성한다는 것은 정치적 고려로 볼 수밖에 없다. 결국엔 수도권 쏠림 현상이 심화할 것이다.
이 후보의 지역 중복 공약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이 후보는 지난달 25일 ‘수도권 공약’에서 인천을 ‘K-경제 글로벌 관문’으로 만들겠다는 구상 아래 해사법원을 부산과 인천 두 곳에 설립하겠다고 약속했다. 부산은 국내사건, 인천은 국제사건으로 특화하겠다는 취지다. 지난달 18일 부산에 해사법원 신설을 약속한 후 인천의 반발이 심화하자 해사법원 이원화를 들고 나온 것이다. 해양과 금융 중심지인 부산은 해사법원 최적지로 평가받는다. 그런데도 수도권 표를 의식해 해사법원 기능을 나누겠다고 밝혀 부산 시민을 우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남 남원시와 충남 아산시에 ‘제2중앙경찰학교 설립’을 나란히 약속한 것도 논란이다.
조기 대선으로 시간이 부족했다는 점을 감안해도 이 후보가 지역 공약을 갈라붙이거나 남발하는 것을 곱게 봐 줄 유권자가 있겠나. 오히려 해당 지역 모두로부터 외면당할 수 있다. 이 후보는 부산이 요구하는 산업은행 이전에는 선을 긋고 가덕도신공항 사태는 외면하고 있다. 민주당은 수도권 시각에서 벗어나 균형발전 차원을 고려하는 차원에서 항공 MRO산업, 해사법원 등 부산울산경남 공약을 재검토해야 마땅하다. 오직 표만 얻기 위해 알맹이 없는 지역 공약을 내놓는다면 시민의 실망감만 키울 뿐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하겠다.
Copyright © 국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