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산시 가덕도신공항 결단 요구, 국토부 답하라
입찰 조건 변경 없는 재공고 시행을
부산시가 20일 국토교통부에 가덕도신공항 부지 조성공사 입찰을 즉각 재공고하라고 요구했다. 수의계약 주간사인 현대건설이 입찰공고상 공사 기간을 2년 연장한 기본설계안을 제출해 계약 절차가 중단된 상태다. 현대건설이 기본설계안을 제출한 지 3주가 지났다. 국토부는 심의만 계속하고 있다. 어떤 얘기가 오가는지 설명이 없다. ‘새 주간사를 찾는다’ ‘공기를 다시 검토한다’ 등 확인되지 않은 얘기가 흘러나온다. 국토부는 설계안을 중앙건설기술심의위원회에 회부하고 자문을 진행 중이다. 부산시는 이것을 소모적인 행정 절차로 본다. 국토부의 결단을 촉구한 이유다.

부산시는 시간을 허비하는 국토부에 깊은 유감을 표명하고 책임 있는 후속조처를 요구했다. 후속조처는 세 가지다. 우선 기본설계안에 대한 중앙건설기술심의위의 신속한 심의 종결이다. 현대건설이 어차피 국가계약법을 위반한 만큼 심의를 오래 끌 이유가 없다. 이어 입찰 조건 변경 없는 즉각적인 재공고 시행이다. 입찰 공고에 적시된 84개월 공사 기간은 1년8개월간 153억 원을 들여 수립한 기본계획 용역의 결과다. 60여 차례 자문회의도 거쳤다. 현대건설 요구대로 공기를 2년 더 연장한다면 용역은 뭐 하러 했는지 궁금하다. 공사 기간 재검토는 행정 신뢰를 해치는 행위다. 부산시는 또 실현 가능한 사업 추진 계획을 조속히 제시하라고 주문했다. 일부에서는 현대건설이 조기 대선의 리더십 공백 상태를 이용해 공기 연장과 공사비 증액을 노리는 꼼수로 본다. 국토부가 여기에 장단을 맞춰 되겠는가. 뚜렷한 후속 대책 없이 시간만 흘려보낸다면 일각에서 제기된 여러 가지 의혹을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다.
현재까지 진행된 사실로 판단하건대 국토부에 적기 개항 의지가 없어 보인다. 답답한 것은 부산시와 시민이다. 부산시가 중심을 잡아 국토부를 압박해야 할 까닭이다. 부산시가 이 문제를 이른 시간에 해결하려면 시민단체와 연대해야 한다. 시민 의지를 모아 한 목소리를 내야 하지 않겠는가. 지역 출신 국회의원과도 접촉해 정치 쟁점화해야 문제가 풀린다. 부산을 지역구로 둔 18명 국회의원 행태도 도무지 납득할 수 없다. 국회에서 흔한 기자회견을 여는 의원이 보이지 않는다. 상임위 현안 질의는 이때 하라고 있는 것이다. 지역 현안을 외면하는 듯해 아쉽다.
현대건설은 부등침하 방지를 위한 연약지반 안정화와 매립 기간에 이견을 드러냈다. 기본계획에는 방파제 건설과 매립을 병행하는 내용이 들어 있다. 현대 측은 방파제를 시공한 후 매립을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각각 17개월과 7개월 등 총 24개월이 더 걸린다는 것이다. 공기를 당기는 공법을 써야 하는 줄 알면서도 수의계약에 참여했다. 국토부는 절차를 핑계로 이번 달 재공고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결국 차기 정부로 이 문제를 넘길 태세다. 왜 이렇게 시간을 끌었는지 박상우 국토부 장관이 답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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