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어디서든 당할수 있어…흉기난동에 주민 불안 증폭

김혜진 기자 2025. 5. 20. 19:45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시흥 정왕동 살인사건
편의점 참극 흔적 '그대로'
사람 많이 오가는 곳… 충격
▲ 지난 19일 시흥시 정왕동 일대에서 흉기난동 사건이 발생해 2명이 숨지고 2명이 중상을 입은 가운데 20일 오후 경찰들이 사건이 발생한 편의점 인근을 순찰하고 있다. /전광현 기자 maggie@incheonilbo.com

"라이터 하나 사도 연신 '감사합니다'라고 하던 사장님한테 대체 왜 그런 짓을…"

20일 오전 시흥시 정왕동 한 편의점. 경찰 폴리스라인으로 둘러싸인 편의점 안엔 전날 벌어진 참극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바닥에는 마른 핏자국이 흥건했고, 카운터 주변엔 양말과 휴지 등이 널브러져 있었다.

시흥 정왕동에서 2명을 살해하고 2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 중국 국적 차철남(57)에 대한 얘기가 전해지면서 동네 주민들의 불안은 골목마다 퍼졌다.

차철남이 흉기 난동을 벌인 편의점과 200m가량 떨어진 빌라에 사는 박모(41)씨는 "아침저녁으로 자주 들르던 곳으로 친절하기로 소문난 부부가 운영하던 곳"이라며 "평소 원한을 살 만한 일이 전혀 없는 분들인데 대체 왜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 편의점은 '스포츠토토'도 취급해 중년 남성 등 손님이 끊이지 않는 곳이었다. 사건 당일에도 아침부터 사람들이 오가던 곳에서 벌어진 범행에 주민들의 충격은 더욱 컸다.

편의점 바로 옆 인력사무소에 근무 중이던 신모(38)씨는 "옆 가게다 보니 여사장님이 자주 찬송가를 부르시는 게 들렸는데 사건 당일엔 뭔가 이상했다"며 "처음에는 말다툼 소리 정도로 들렸는데 나중에 사람들이 몰려와서야 사건이 났다는 걸 알았다"고 했다. 그는 "인근에서 시신이 나오고 흉기 난동 사건이 벌어지니 겁이 나서 걸어다니기도 무섭다"고 했다.

차철남은 지난 17일 돈 문제로 의형제처럼 지내던 중국동포 형제 A씨와 B씨를 둔기로 살해했다. 그는 경찰에 "3000만원을 빌려줬지만 갚지 않아 범행을 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시신은 각각 자택에 방치한 채 피해자 차량을 몰고 이틀간 떠돌다 지난 19일 오전 평소 자주가던 편의점에서 60대 점주를 흉기로 찌르고 도주했다.

같은 날 오후엔 체육공원 내 탁구장에서 자신의 집 건물주인 70대 남성에게도 흉기를 휘둘렀다. 차철남은 평소 탁구장 회원인 70대 건물주가 매일 이곳을 찾는다는 점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피해 남성은 현재 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 중이다.

탁구장 인근에서 만난 이모(54)씨는 "누가 해할까봐 차를 최대한 탁구장 가까이 대고 얼른 (탁구장에) 들렀다 나왔다"며 "괜히 찜찜해서 그렇다"고 했다. 인근 공원에 있던 70대 김모씨는 "어제는 범인이 도주 중이라고 해서 무서워서 집에 들어가 있었다"며 "체포 소식을 듣고서야 오늘은 공원에 나왔다"고 말했다.

사건 초기엔 '묻지마 범죄'로 알려졌지만 차철남은 "(A씨) 형제는 돈 문제로 계획했고, 편의점주와 건물주는 나를 무시하거나 험담해서 우발적으로 그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철남은 1997년 처음 입국해 미등록 상태에서 귀국했다. 2012년부터는 재외동포(F4) 비자를 연장하며 정왕동에 10년 넘게 살아왔다. 경찰은 그가 자수를 고민했다고 진술한 점, 멀리 도주하지 않고 정왕동 일대를 배회하다 붙잡힌 점 등을 토대로 범행 동기를 조사 중이다.

시흥경찰서 수사본부는 이날 오후 차철남에 대해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진술에 모순이 있어 계좌 내역 등 채무관계까지 포함해 보강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했다.

/최인규·김혜진 기자 trust@incheonilbo.com

Copyright © 인천일보 All rights reserved - 무단 전재, 복사,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