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양비론 속 경제회복으로 귀결…'경제 소방수' 찾는 천안 민심
천안, 계엄 심판'·'이재명 불가' 비등
"경제 위기 잘 대처할 인물 돼야"
[천안]천안은 지난 20대 대통령선거에서 윤석열 후보에게 18만7880표, 이재명 후보에게 18만7404표를 나눠줬다. 불과 400여 표 차이였다.
대통령 탄핵으로 이르게 맞이한 21대 대선. 표심의 향배를 묻는 질문에 천안시민들의 답은 '계엄 심판'과 '이재명 불가'가 비등했다. 그러나 양비론의 끝은 모두 '경제 회복'으로 모아졌다. 각박한 민생에 더 많이 신경을 쓰는 후보에게 표를 내주겠단 속내다.
16일 오전 오일장이 섰던 천안 병천면 병천시장. 이날 박용진 민주당 국민화합위원장과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의 유세가 잇따라 예정됐었다. 시장 인근 도로에는 유세차량들과 자원봉사자들이 서서 후보 지지를 호소하느라 분주했다. 병천은 보수 색이 짙은 지역이다. 최근 열린 8회 지방선거, 22대 총선거 모두 국민의힘 후보가 압도적인 득표를 했다. 20대 대선에서도 윤석열 후보(2319표)에게 이재명 후보(1627표)보다 더 많은 표를 던졌었다. 하지만 이번 대선 국면에서 마주한 병천의 민심은 사뭇 달랐다. 임 모씨(70대)는 "이번엔 2번(국민의힘)은 안 돼"라고 조금은 장난스레 말했다. 그는 "지금이 어느 세상인데 군대를 써서 나라를 잡으려 드냐"면서 "여적지(여태까지) 해결이 안됐는데 또 그 당을 뽑아서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모씨(70대) 역시 "국민의힘이 이번에 되겠나"라고 짧게 답했다.
확고한 보수 지지층도 보였다. 병천시장에서 만난 박 모씨(60대·여)는 "계엄하면 안 됐지"라면서도 "근데 이재명은 안 돼"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좌우지간에 경제를 살려놔야지. 어려워서 진짜 못 살겠다"고 하소연 했다.
경제 걱정은 청년 층에서 더 명확해졌다. 천안은 인구의 약 44%(올해 4월 기준 29만명)가 20~40대 사이 청년이다. 직장인 윤 모 씨(36)는 "코로나19 때 어려웠다고 하지만 3년 전 거리두기 할 때와 비교하면 지금 물가가 말도 못하게 올랐다"며 "3년 사이 바뀐 것은 대통령 밖에 없었다. 그러면 경제정책 실패 아닌가"라고 격앙되게 말했다. 또 다른 직장인 홍 모씨(40대) 역시 "시대에 맞는 사람이 중요하다"며 "이번엔 경제를 잘 이끌어가는 사람이 됐으면 한다. 지금까지 제시한 경제 공약을 보면 얼마나 잘 준비한 후보인지 알 수 있다"고 밝혔다.
기업인들 역시 경제가 1순위였다. 천안은 충남의 대표적인 산업도시다. 중소·중견기업이 밀집해 있다. 천안의 한 기업인은 "지금 최대 이슈는 미국의 상호관세. 뿐만 아니라 내수침체와 글로벌 경기 둔화까지 기업이 많이 어려운 처지다"라며 "이 상황을 잘 대처할 사람이 돼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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