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부산서 첫 ‘나홀로 김문수 지원유세’
- 김재원 “당선 목적이면 도움되게 해야”
- 일각선 ‘차기 당권 도전 움직임’ 시선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공식선거운동 시작 9일 만인 20일 부산에서 김문수 대선 후보의 첫 지원 유세에 나섰다. 선거대책위원회에 합류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김 후보를 지원하는 이른바 ‘후방 선거운동’을 시작한 것으로, 2007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 경선에서 패배한 뒤 자신을 지지하는 의원들과 전국을 돌며 이명박 전 대통령을 지원하던 양상과 흡사하다. 한 전 대표의 가세로 국민의힘이 선거운동에서 ‘원팀’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도 있지만 그가 경선 탈락 이후 관망하다가 차기 당권을 노리고 뒤늦게 나선 것이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오후 5시30분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을 찾아 1시간가량 도보 유세 운동을 벌였다. 한 전 대표는 지난 17일 윤석열 전 대통령 탈당 이후 김문수 후보 지원 사격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21일 대구 서문시장, 22일 충북 청주 육거리시장과 강원 원주 중앙시장에서 유세를 벌인다. 다만 한 전 대표는 이 일정은 당의 선대위와는 조율되지 않은, 독자적 행보다. 이날도 한 전 대표는 부산선대위와도 별도로 유세 운동을 벌였는데, 공교롭게도 친한(친한동훈)계 정연욱(수영) 의원의 지역구만 찾은 것이다. 한 전 대표는 부산선대위의 유세 차량 지원 제안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현장에는 한 전 대표의 지지자들이 대거 몰려 “한동훈”을 연호하기도 했다. 정 의원과 함께 곽규택(서동) 정성국(부산진갑) 의원이 한 전 대표를 수행했다.
한 전 대표는 “김문수 후보와 마지막까지 경쟁하면서 큰 의견 차이가 있었지만, 의견 차이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가만히 있기엔 상황이 너무 절박해 유세에 나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선대위 합류는 별로 중요한 게 아니다. 솔직히 지원 유세에 나오지 않으려 했는데 나라가 망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다만 지원 유세로 김 후보 지지를 표명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한 채 “이재명 후보가 가져올 위험한 세상 막을 방법 뭐가 있냐?”고 반문한 뒤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되는 길뿐”이라고 강조했다.
한 전 대표의 이 같은 움직임을 놓고 당내 반응은 엇갈린다. 안철수 공동선대위원장은 “그 유세가 누구를 위한 건지 국민은 의문을 가질 수 있다”며 “완전한 원팀의 모습으로 함께해달라”고 주문했다. 익명을 요구한 부산선대위 관계자는 “한 전 대표의 지원 사격은 김 후보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1시간 정도의 일정이라면 오히려 낙동강벨트로 불리는 서부산권을 찾았어야 했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특히 김문수 후보와 한 전 대표의 공동유세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요원해 보인다. 김 후보 비서실장을 맡은 김재원 의원은 MBC라디오에서 ‘김 후보와 한 전 대표가 어느 시점에 같이 연단에 올라 유세를 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현재는 여러 가지 나름대로의 아쉬운 마음과 감정이 남아 있을 수 있고, 그것이 흔쾌히 지원 유세에 나서지 못하는 장애요인이 될 수 있지만 대의를 생각한다면 김 후보 당선이 유세 목적이라 볼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이를 위해서는 후보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선거 유세를 하시는 것이 맞지 않을까 한다. 현재는 (같이 연단에 오르는 것이) 조금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친한계 정성국(부산 부산진갑) 의원은 지난 19일 언론 인터뷰에서 “김 후보와의 공동 유세는 아직 계획이 없다”며 2007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개별 유세를 예로 들었다. 정 의원은 “박 전 대통령도 공동유세하지 않고 별도로 다니면서 본인의 역할을 했다”며 “사례가 있고 충분히 가치가 있어 이 같은 방식을 하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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