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법한 절차 없이 1500억 지원금 법인 설립?”···주민협의회 자격 논란

김상아 기자 2025. 5. 20.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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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생면주민협의회 설립 당시
창립총회 없이 법인 허가 받아
법인 인가 후 ‘추인총회’로 대체

주민, 허가 처분 취소 소장 접수
"울산시, 승인 허가 취소해야"
신고리 5·6호기. 울산매일 포토뱅크

1,500억원에 달하는 원전지원금 집행을 두고 각종 내홍과 소송전으로 9년째 잡음이 이어지고 있는 서생면주민협의회가 법인설립 당시 적법한 절차 없이 허가를 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0일 서생면 주민 A 씨는 ㈔서생면주민협의회가 법인설립허가 조건을 위반했다며 허가 처분 취소 소장을 접수했다.

서생면주민협의회는 지난 2016년 4월 4일 울산시로부터 사단법인 허가를 받았다.

비영리법인설립 절차를 보면 △발기인구성 △창립총회(또는 발기인총회) 개최 △설립취지문 및 정관채택 △이사장 및 임원선출 △사업계획서 및 수입·지출예산서 등의 준비를 거친 뒤 해당부서에 허가 신청을 하도록 돼 있다. 특히 창립총회 회의록은 법인 설립이 적법한 절차를 거쳐 성립됐는지 판단하는 기준으로 명시하고 있다.

그런데 서생면주민협의회는 법인설립허가를 득한 이후인 2016년 4월 15일 창립총회를 진행하지 않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미 수행한 업무를 인정하는 추인총회를 개최했다는 게 A 씨의 설명이다. 이 설명대로라면 협의회가 조건도 갖추지 않고 법인 신청을 했고, 울산시가 승인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취재진이 울산시에 법인 설립 절차에 예외 규정이 있는지 문의한 결과, "없다"라는 답변을 받았다.

A 씨는 "민법 제38조를 보면 '법인이 목적 이외의 사업을 하거나 설립허가의 조건에 위반하거나 기타 공익을 해하는 행위를 한 때에는 주무관청은 그 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고 돼 있다"면서 "그런데 서생면주민협의회는 법인 설립을 위한 창립총회를 개최한 사실이 없고, 총회 소집을 위한 통지도 전혀 없었다. 울산시는 이를 면밀히 검토해 설립요건 위반 여부를 확인하고 법인 허가 승인을 취소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앞서 서생면 주민 8,500여명이 지난 2014년 새울 3·4호기(당시 신고리 5·6호기) 자율유치로 받는 지원금은 1,500억원이다.

지역 경제를 살릴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이를 둘러싸고 지원금 사용에 대한 주도권 싸움 등 내홍이 10년째 이어지면서 220억원 가량만 집행됐다. 나머지 1,280억원은 한수원 측이 보유 중이다.

법인설립허가 문제가 불거지면서 원전지원금 집행기관의 권한 자체가 흔들리는 상황이다.

서생면주민협의회가 사단법인으로 인정받기 전인 지난 2015년 11월 한수원, 울주군과 새울 3·4호기 건설 지역발전 상생협력 기본합의서를 체결했는데, 당시 원전지원금 참여 권한을 두고 서생면상가발전협의회와 갈등이 있었고 소송전으로 까지 비화됐다. 당시 협의회는 집행 참여 권한을 확고히 하기 위해 울산시에 '비영리 법인설립허가' 신청을 낸 것이다.

게다가 서생면주민협의회 회장 B씨가 업무상 횡령으로 해임돼 공석 사태가 현재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협의회는 현재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어 새로운 회장을 선출해야 하는데 이마저도 당장은 어렵게 됐다.

이진호 서생면주민협의회 회장 직무대행은 "만약 절차상 문제가 있었다면 신임 회장 선출 자체가 의미가 없는 상황"이라며 "법인설립은 오래전에 진행된 사안이라 내부적으로 내용을 확인해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상아 기자 secrets21@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