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크루즈 그 자체인 에단 헌트의 ‘산전 수전 공중전’ 30년

정시우 객원기자 2025. 5. 2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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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 임파서블’의 역사

- 직접 제작까지 맡은 시리즈 영화
- 1996년 브라이언 드 팔마 연출
- 英 007에 대항할 美첩보물 탄생

- 오우삼 감독 2편은 정체성 혼란
- 3편은 톰 기행 등으로 흥행 저조
- 크리스토퍼 매쿼리와 손잡은
- 4편부터 흥행·작품성 모두 성공

- 톰의 극강 액션 최대 볼거리
- 에단의 ‘팀원들’도 1등 공신
- 7편에 걸쳐 뿌려놓은 ‘떡밥’들
- 파이널에서 거둬들여 흥미진진

가히 ‘미션 임파서블(불가능한 임무)’이라 할 만하다. 영화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가 걸어온 30년 역사가 그렇다는 말이다. 주연 배우 교체 없이 이렇게 오랜 시간 8편의 시리즈가 이어져 온 건 ‘미션 임파서블’이 최초다. 1편이 만들어질 때만 해도 이 시리즈가 장수하리라 예상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관객이 반응하고 좋아할 만한 매력이 이 시리즈에 그만큼 산적해 있었다는 의미다.

30년 동안 극장을 지키며 할리우드 인기 프랜차이즈로 거듭난 시리즈의 완결편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이 지난 17일 국내 개봉했다. 톰 크루즈는 이번 편이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이라는 점에 대해 애매모호한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시리즈 마지막 작품’이 될 것이란 소문이 파다한 상황. 그래서 돌아봤다.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30년 역사를.

미션 임파서블:파이널 레코닝


▮감독 개성 따라 다른 맛

톰 크루즈가 직접 출연하고 제작까지 한 ‘미션 임파서블’은 1996년 첫 임무를 시작했다. ‘제 5전선’이란 이름으로 국내에 방영된 TV 드라마가 원작이다. 1편의 메가폰을 잡은 브라이언 드 팔마는 원작이 지닌 격조 높은 고전 첩보 액션물 향취를 충실하게 재현했고, 영국 스파이 007에 대적할 수 있는 미국 스파이의 역사를 스크린에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시리즈를 매번 다른 스타일로 만들고 싶었던 톰 크루즈는 그 해법을 감독에게서 찾았다. 자기만의 색깔이 강한 감독들을 기용하는 방법이었다. 그렇게 제2편 연출권을 홍콩 누아르의 대가 오우삼(존 우)에게 맡겼다. ‘첩혈쌍웅’ ‘영웅본색’ 성공 후 오우삼이 할리우드에서 새 인생을 시작할 무렵이었다.

2편엔 누가 봐도 ‘오우삼의 것’으로 보이는 인장이 강하게 박혔다. 쌍권총, 슬로모션, 비상하는 비둘기…. 문제는 팬이 보고 싶어 한 것이 ‘오우삼 영화’가 아니었다는 점이다. 관객은 첩보물 향취를 지닌 ‘미션 임파서블’의 아이덴티티를 그리워했다. 결과적으로 잘못된 만남이었다. 공중 부양하며 쌍권총을 날리는 톰 크루즈는 에단 헌트가 아니라 ‘주윤발 모조품’ 같아 보였다. 2편은 흥행에서는 성공했으나 비평에선 참혹한 평가를 받았다.

오우삼이 먹칠해 놓은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를 극적으로 회생시킨 이는 JJ 에이브람스다. 영화가 공개되기 전까진 분위기가 그렇게 좋진 못했다. 인기 TV시리즈 ‘앨리어스’ ‘로스트’를 연출한 감독이긴 했지만, 영화는 처음인 JJ 에이브람스를 의심하는 눈이 많았기 때문. 주변의 만류에도 JJ 에이브람스에게 베팅한 톰 크루즈는 자신의 선택을 밀어붙였다. 결과적으로 JJ 에이브럼스는 그 선택에 보답하듯, 시리즈 정체성을 다시 궤도에 올려놓았다. 연기파 배우 고 필립 세이무어 호프먼이 빚어낸 빌런, 오웬 데비안의 캐릭터 역시 작품 만듦새를 보강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미션 임파서블3


3편은 그러나 흥행 면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이 시기는 종교(사이언톨로지) 문제, ‘오프라 윈프리’ 쇼에서 방방 뛰며 케이티 홈즈에게 구애한 기행 등으로 톰 크루즈 인기가 크게 하락해 있던 때로 그에 대한 비호감이 영화 흥행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제작사가 “흥행에 손해를 입혔다”는 이유로 톰 크루즈를 공개적으로 비난할 정도였으니, 당시 흥행 실패를 둘러싼 내홍이 얼마나 심각했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3편의 흥행이 실패했지만, 시리즈를 향한 톰 크루즈의 애정은 식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자기 커리어를 되살려 줄 ‘미션 임파서블’ 프랜차이즈에 더욱 매달렸다. 그렇게 4편은 ‘라따뚜이’를 만든 브래드 버드에게 맡겨졌다. 영화는 흥행과 비평 모두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가 안정된 궤도에 올라선 것도 이 무렵이다.

그리고 톰 크루즈 인생에 중요한 인물이 등장한다. 크리스토퍼 매쿼리다. ‘로그네이션’ ‘폴아웃’ ‘데드 레코닝’ ‘파이널 레코닝’까지 4편의 시리즈를 이끈 크리스토퍼 매쿼리는 ‘유주얼 서스펙트’로 각본 실력을 인정받은 인물답게 시리즈에 깊이감을 선사했다. 톰 크루즈 과거의 영광을 되찾게 해 준 ‘탑건: 매버릭’의 각본 역시 크리스토퍼 매쿼리에 의해 쓰였는데, 톰 크루즈가 이렇게 오랜 시간 함께 일하는 이는 그가 처음이다.

미션 임파서블:고스트 프로토콜


▮팀플레이

고난도 액션을 스턴트 없이 직접 소화하는 톰 크루즈를 지켜보는 건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를 관통하는 중추적 재미다. 언제부터인가 관객은 영화 자체보다 톰 크루즈가 또 어떤 불가능한 미션을 직접 수행하는가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동시에 톰 크루즈의 자연사를 염원하는 목소리도 커지기 시작했다. 맨손으로 암벽을 타고(2편), 40층 높이의 중국 상하이 빌딩에서 케이블에만 의지한 채 뛰어내리고(3편), 부르즈 칼리파(828m)를 맨몸으로 등정하고, 비행기에 매달려 1500m 상공까지 올라가더니(5편), 급기야 오토바이를 타고 절벽에서 뛰어내리기(7편)까지 했다.

이번 ‘파이널 레코닝’에서도 톰 크루즈는 심해로 가라앉는 잠수함에서 고난도 수중액션, 상공을 나는 경비행기 위에서 격투 등을 선보이며 극강의 긴장을 선사한다.

‘미션 임파서블’은 분명 에단 헌트를 연기한 톰 크루즈의, 톰 크루즈에 의한, 톰 크루즈를 위한 영화다. 그러나 에단 헌트와 함께하는 팀원들이 없었다면 에단 헌트의 미션은 여러 번 실패를 맛봤을 것이다. 팀에서 정보 수집과 해킹을 맡는 루터 스티겔(빙 레임스)은 톰 크루즈와 함께 시리즈 전체를 관통해 온 캐릭터다. 에단 헌트를 전방위에서 돕는 천재 IT 전문가 벤지 던(사이먼 페그)은 ‘미션 임파서블3’에서 합류해 함께 달려왔다. 사이먼 페그가 연기한 이 캐릭터는 극의 유머도 담당하며, 시리즈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지난 시리즈에서 안타깝게 사망한 일사 파우스트(레베카 퍼거슨)도 빼놓을 수 없다. ‘여성 에단 헌트’로 불릴 법한 능력을 지닌 그녀는 여성 캐릭터가 빈약했던 시리즈의 방향을 바꿨다.

이 세계에선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되는 일이 빈번하다. 반대의 경우도 당연히 있다. 적이었던 이들이 동지가 되는 일 말이다. 마지막 편에서는 그레이스(헤일리 앳웰)를 비롯해, 빌런 가브리엘(에사이 모랄레스)의 수족이었던 킬러 파리(폼 클레멘티에프). 에단 헌트를 쫓던 CIA 소속 드가(그렉 타잔 데이비스)가 새로이 팀을 이뤄 미션을 수행한다.

▮떡밥 회수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 홍보 차 지난 7일 내한한 톰 크루즈. 연합뉴스


‘파이널 레코닝’엔 시리즈 팬들을 반갑게 할 요소가 가득하다. “삶은 모든 선택의 결과”라는 메시지에 걸맞게, 지난 30년간 시리즈에 뿌려진 떡밥과 미스터리가 하나둘 회수된다. JJ 에이브람스가 ‘미션 임파서블3’에서 떡밥으로 남겨뒀던 ‘토끼발’이 어떻게 다시 응용되는지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할 것으로 보인다. 에단 헌트를 스쳐간 뜻밖의 인물들도 재소환된다.

그중 가장 반가운 인물은, 1편에서 에단 헌트가 천장 밧줄에 매달려 CIA에 침투한 일로 좌천당한 전직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이다. 좌천 후 북극으로 온 그는 에단 헌트가 불가능한 미션을 해결하는 데 조력자로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악연인 줄 알았는데 인연으로 거듭나는 이들의 관계는, 관객과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인연도 새삼 상기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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