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보이지 않는 죽음’…대구 질식 재해 3주기, 또 경고등 켜졌다
밀폐공간 사고 126명 사망…노동부, 고위험 사업장 200곳 집중 점검

지난 2022년 7월 20일 대구 달성군 다사읍 죽곡리 죽곡정수사업소에서 저류조를 청소하던 작업자 3명이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이 가운데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된 인부 1명이 숨졌고, 공무원 2명은 중태에 빠졌다. 당시 공무원 2명은 추락한 인부를 구하기 위해 저류조에 들어갔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 현장 포집 기체에서 1000PPM 이상의 황화수소가 검출됐다. 황화수소는 하수구나 습지 등 산소가 부족한 장소에서 유기물이 미생물에 의해 분해될 때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1000PPM 이상일 경우 수분 내로 의식불명에 빠지거나 숨질 수 있다.
죽곡정수사업소 질식 재해 발생 3주기를 앞둔 가운데 이른 무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사고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온이 오르면 유해가스가 더 많이 발생하는 만큼, 사고 위험이 증가한다.
20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최근 10년(2015년∼2024년)간 산업현장에서 밀폐공간 질식 사고로 126명이 숨졌다. 재해는 5월에서 9월 사이에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경북·대구에서는 지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질식 재해로 총 5명이 목숨을 잃었다. 연도별 사망자 수는 지난 2020년 3명, 지난 2021년과 2022년 각 1명이다. 지난 2023년과 지난해에는 다행히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았으나 기온상승 영향으로 재해 발생 위험이 점차 커지는 상황이다.
실제 20일 최고기온은 33.7도로, 죽곡정수장 재해가 발생한 지난 2022년 7월 대구지역 평균 기온(27.5도)과 평균 최고기온(32.4도)을 웃돌았다. 앞서 대구지방기상청도 금주(19∼22일) 기온이 27도와 30도 사이의 초여름 날씨를 보일 것이라고 예고했다.
노동 당국은 여름철 질식 재해 사고가 집중되는 만큼, 관계 기관과 업체 등에 주의를 당부했다. 여름철 기온 상승과 강우에 따라 환기가 불충분한 밀폐공간에서 작업 중 유해가스 중독이나 산소 부족으로 재해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서다.
또 고위험사업장을 중심으로 집중 점검을 벌인다. 고용노동부와 산업안전보건공단은 질식 재해 고위험사업장 200개소를 대상으로 오는 8월까지 점검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지역 내 사업장과 지자체에는 재해 예방 공문을 발송해 주의를 당부할 예정이다.
대구노동청은 지난 13일 지역 내 사업장 200개소와 지자체에 공문을 발송했다. 대구서부지청은 지자체에 공문을 발송했고, 지역 내 재해 관련 사업장 363개소에도 우편으로 재해 안내 공문을 발송할 계획이다.
서부지청 관계자는 "밀폐공간 보유 사업장에서는 밀폐공간을 사전에 파악해 위험 장소임을 알려야 한다. 작업 전에는 산소·유해가스 농도를 측정하고, 안전한 상태가 아니라면 반드시 환기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또 "지자체 내 축산이나 상하수도 관련 부서와 공공기관은 사업장에서 질식 재해 예방 관리를 철저히 하도록 지도가 필요하다"라며 "필요하면 안전보건공단에서 실시하는 '찾아가는 질식 재해 예방 원콜 서비스를 적극 활용해달라"라고 안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