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SPC 또 사망사고, 반복되는 산재는 기업 살인이다
SPC삼립 경기 시흥시 시화 공장에서 지난 19일 오전 3시쯤 50대 여성 노동자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뜨거운 빵을 식히는 컨베이어 벨트가 잘 돌아가도록 윤활유를 뿌리는 작업을 하다 기계에 몸이 끼인 것이다. 안타깝고 참담하다.
국내 제빵시장의 80%를 장악한 SPC의 산재는 처음이 아니다. 4년이 채 안 되는 기간에 벌써 3번째 사망사고가 일어났다. 2022년 10월 평택 SPL 제빵공장에서 20대 노동자가 소스 교반기에 끼여 숨졌고, 2023년 8월엔 성남 샤니 제빵공장에서 50대 노동자가 반죽기계에 끼여 사망했다. 이외에도 기계에 손가락이 절단되거나 골절상을 입는 사고가 잇따랐다. SPC는 언제까지 일터에서 끔찍한 산재를 반복하는 ‘죽음의 빵공장’이 될 것인가.
SPC는 사고가 일어날 때마다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그러나 모두 공염불이었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기자회견을 열어 사과하고 안전관리를 위해 3년간 1000억원을 투자한다는 대책을 발표한 것이 2022년이었다. 허 회장은 2023년 국회 청문회에도 출석해 안전관리를 다짐하며 다시 고개를 숙였다. 올 1월엔 1심법원에서 2022년 사망사고와 관련해 회사 대표와 법인 등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하지만 유사한 사고가 되풀이되고 있으니, 기업 내부의 구조적 문제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문제가 생기면 사과와 땜질식 처방을 내놓고 근본적 작업 환경 개선보다는 보여주기식 생색내기에 그친 것 아닌가.
지난해 산재 사망자는 827명으로 전년보다 15명 늘어났다. 목숨보다 이윤을 중시하는 일그러진 사회의 단면이다.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노동자를 숨지게 한 기업과 경영책임자를 처벌하는 중대재해처벌법이 있기는 하지만 솜방망이 처벌로 실효성이 떨어지고 있다. 그런데도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지난 18일 TV토론에서 중대재해처벌법을 “처벌 위주의 악법”으로 규정하고, 15일 강연에선 “대통령이 되면 중소기업을 괴롭히지 못하도록 고치겠다”고 말했다. 노동운동가, 노동부 장관 출신의 ‘산재 불감증’이 개탄스럽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SPC 제품 불매 목소리가 또 높아지고 있다. 안전과 신뢰를 저버린 기업에 대한 소비자의 심판은 당연하다. SPC는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대안을 마련해 실천해야 한다. 경찰도 이번 사건을 강도 높게 수사하고, 노동부는 산재 사망자가 반복되는 SPC 공장의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해야 한다. 대선 후 새 정부에서 산재에 대한 법적·제도적 보완도 뒤따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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