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들면 金 두돈"…웨딩박람회서 판치는 불법 영업

서형교/권용훈 2025. 5. 20.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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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여성 김모씨는 최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인테리어박람회에서 '비과세 목돈 만들기' 팻말을 내건 보험 판매 부스를 방문했다.

최근 육아·웨딩박람회 등에서 불법성 보험 영업이 횡행하고 있다.

최근 판매되는 단기납 종신보험의 10년 시점 환급률은 최고 123.9% 수준이다.

이 때문에 영업 현장에선 '비과세 복리이자' '목돈 만들기' 등의 문구를 앞세워 단기납 종신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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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완전판매 피해 주의보
종신보험을 저축 상품인듯 판매
중도 해지땐 원금 회수 어려워
100만원 넘는 미끼 사은품도 제공
적발되면 제재·처벌수위 높지만
대형 법인보험대리점 위주로 횡행
금감원 조직 확대에도 단속 역부족
(사진=게티이미지뱅크)


60대 여성 김모씨는 최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인테리어박람회에서 ‘비과세 목돈 만들기’ 팻말을 내건 보험 판매 부스를 방문했다. 이 부스는 대형 법인보험대리점(GA) A사가 운영하는 곳이었다. 보험설계사는 김씨에게 “7년간 매달 보험료 105만원을 내면 이자 1640만원을 포함해 10년 뒤 1억원의 목돈을 만들 수 있다”며 종신보험 상품을 추천했다. 또 “월 보험료 100만원 이상 상품에 가입하면 금 7.5g(110만원 상당)과 백화점상품권 25만원어치를 사은품으로 제공한다”고 유혹했다.

 ◇ 저축상품 둔갑한 종신보험

지난 1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한 박람회에서 시민들이 생명보험 판매 부스를 찾아 상담받고 있다. ‘추첨을 통해 순금 제공’ ‘월 55만원을 10년간 납입했을 때 순이자 860만원’이라는 안내판이 붙어 있다. 독자 제공


최근 육아·웨딩박람회 등에서 불법성 보험 영업이 횡행하고 있다. 사망 시 보험금을 지급하는 종신보험을 저축성 상품처럼 판매하는 게 대표적 사례다. 법상 한도를 훌쩍 넘는 금품을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불법 행태도 판을 치고 있다. 불완전판매로 인해 금융소비자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각종 박람회나 온라인 커뮤니티 등 영업 현장에서 단기납 종신보험을 저축 수단으로 판매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단기납 종신보험은 보험료 납입기간을 기존 20~30년에서 5~7년으로 단축한 상품이다. 최근 판매되는 단기납 종신보험의 10년 시점 환급률은 최고 123.9% 수준이다. 가입 10년 뒤 해약하면 낸 보험료 대비 1.24배 더 많은 환급금을 돌려준다는 뜻이다. 단기납 종신보험은 15.4%에 달하는 이자소득세도 면제된다. 이 때문에 영업 현장에선 ‘비과세 복리이자’ ‘목돈 만들기’ 등의 문구를 앞세워 단기납 종신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문제는 종신보험이 저축성 상품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점이다. 종신보험은 사망 시 보험금을 지급하는 보장성 보험이다. 보험사가 떼는 위험보험료나 사업비가 일반 저축상품보다 훨씬 많다. 또 단기납 종신보험은 무·저해지 구조로 설계돼 납입 기간에 해약하면 원금의 절반도 돌려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저해지환급형 종신보험의 5년 누적 해지율은 45.8%에 달한다. 보험계약자 두 명 중 한 명꼴로 납입 기간에 계약을 해지해 원금도 챙기지 못했다는 의미다.

 ◇ 금품 3만원 초과 시 불법

더 큰 문제는 불법성 대가 지급이다. 종신보험이나 어린이보험 등에 가입할 때 금품을 지급하거나 보험료를 대납해주는 게 대표적이다. 보험업법에 따르면 보험계약의 특별이익은 1회 보험료와 3만원 중 더 적은 금액 이내여야 한다. 김씨 사례처럼 100만원이 넘는 금품을 제공하면 GA와 설계사는 각각 업무정지, 등록취소 등 제재를 받을 수 있다. 만약 소비자가 먼저 금품 제공을 요구했다면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금감원도 불법성 보험 영업을 파악하고 있지만 소비자 신고 없이 자체 적발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작년 말 기준 보험설계사는 65만1256명에 달하고 GA는 3만 개를 넘는다. 금감원이 GA 검사 강화를 위해 2023년 말 전담 조직을 확대 개편했지만,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감원 직원이 일반 고객으로 가장해 판매 과정을 평가하는 ‘미스터리쇼핑’(암행 점검)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서형교/권용훈 기자 seogy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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