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24시] 표줄 곳 찾지 못한 2030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이번엔 투표할 생각이 없는데요." 대구 동성로에서 만난 카페 직원, 20대 남성 김 모씨는 옅은 미소와 함께 고개를 돌렸다.
19대와 20대 대선에서 각각 문재인, 윤석열 후보를 찍었다는 이씨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못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을 찍었던 것이지, 애초 그가 잘나서 찍었던 게 아니다"며 "이번엔 '윤 전 대통령이 못했으니까 누구를 찍어 달라'는 논리로는 투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번엔 투표할 생각이 없는데요." 대구 동성로에서 만난 카페 직원, 20대 남성 김 모씨는 옅은 미소와 함께 고개를 돌렸다. 그의 웃음은 '나는 이 일과 상관없다'는 듯한 냉소였다. 대구가 비상계엄과 현직 대통령 파면으로 자존심에 상처 입은 '보수의 심장'이어서만은 아니다. 전북대 앞 유세 현장에서 만난 20대 여성 대학생 박 모씨도, 창원 상남시장 인근에서 만난 30대 여성 이 모씨도 마찬가지였다.
박씨는 "찍을 사람이 없어서 투표장에 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유를 묻자 "누가 더 비호감인가를 가리는 대결에 낄 생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19대와 20대 대선에서 각각 문재인, 윤석열 후보를 찍었다는 이씨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못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을 찍었던 것이지, 애초 그가 잘나서 찍었던 게 아니다"며 "이번엔 '윤 전 대통령이 못했으니까 누구를 찍어 달라'는 논리로는 투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정치에 무관심한 것은 아니다. 이들은 각 정당이 추구해온 이념, 후보들의 고향, 최근 이슈였던 국민연금과 남녀 문제 등에 대해 자기 생각을 담담히 풀어냈다. 이념에서 지역, 세대, 젠더 갈등으로 이어져온 우리 정치의 주요 의제를 잘 이해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목포 평화광장에서 만난 30대 배달기사 정 모씨는 '호남은 더불어민주당 지지세가 강하지 않으냐'는 질문에 "그건 위 세대 생각"이라며 "덮어놓고 지지해줄 것이라는 건 요즘 시대엔 착각"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말 기준 행정안전부 통계에 따르면 20·30대 유권자는 약 1266만명, 전체 유권자의 28.6%에 달한다. 이들 중 무당층 비율은 한때 역대 최고치(54%)까지 치솟았다. 이들의 냉소와 침묵을 방관이 아니라 변화 없는 정치에 대한 가장 강력한 경고로 느껴야 하는 이유다.
기성 정치에 실망하고 어느 진영에도 마음을 두지 않은 채 스스로를 '이방인'처럼 느끼는 이들의 침묵에 정치권이 답해야 한다. 이대로는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청년용 구호'에 기대 표심만을 노린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전형민 정치부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75년 만에 상속세 ‘유산취득세법’ 개편 국무회의 통과...결국 이번 정권선 불발 - 매일경제
- 침대서 알몸으로 숨진채 발견…36세 유명 여배우 ‘충격사건’에 美 발칵 - 매일경제
- “독감 걸려 입원했는데 병실서 성관계”…15세女에 성병까지 옮긴 유명 배우 - 매일경제
- 인천서 목줄 끊은 풍산개에 물린 60대 사망…法 판단은 - 매일경제
- [단독] “한국도 위험하다”...미국의 2.5배 속도로 늘어나는 국가부채, 신용등급 강등 우려도 -
- 이진우 前수방사령관 “尹, 문 부수고 끄집어내라 해…정상 아니라 생각” 법정서 첫 증언 - 매
- “가격 최대 30% 올리겠습니다”...TSMC 결정에 미소짓는 삼성전자, 왜? - 매일경제
- “삼성 덕분에 살았습니다”…일본의 자존심으로 불리는 이 게임기, 한숨 돌린 사연은 - 매일경
- “애 아빠는 축구선수”…맘카페 속 소닉베이비 닉네임, 손흥민 협박녀? - 매일경제
- 김하성, 실전 복귀 임박...다음주 재활 경기 치른다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