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해병대입니다” 속이고 노쇼…포항 소상공인 노린 사기 기승
실제 군인 사칭에 위조 명함까지…“범죄 가담 유도 정황도 있어”

20일 포항지역 소상공인 등에 따르면 포항시 남구 이동 한 음식점은 지난 15일 A씨로부터 120인 분 돈까스 도시락을 마련해달라는 예약 전화를 받았다. A씨는 자신을 해병대 모 중사로 소개했다.
1만5000원 선인 도시락을 해병대 카드로 결제해야 하기 때문에 1만3000원으로 깎아달라고 했다. 그러나 도시락을 찾아가기로 한 날인 17일, 새벽 5시부터 힘겹게 준비한 도시락은 끝내 주인을 찾지 못했다.
노쇼 사기였다.
큰 충격을 받은 상인은 맘카페 등지에 6000원 선 판매를 통한 도움을 호소했고 여러 시민들의 지원 끝에 30분 만에 모두 팔렸다.
하지만 피해는 고스란히 남았던 것.

더욱이 17일 이후에도 또 다른 B씨가 해병대 모 중사라고 소개하며 "저희 해병대를 사칭한 사기를 당한 것으로 안다. 상사에게 보고드리겠다"는 전화가 걸려왔다.
이미 사기를 당해 의심을 가졌지만 돌아온 답은 "해병대 맞습니다".
또한 15일과 17일 사이에도 C유통회사라는 명함도 위조해 전달하면서 대리구매까지 독촉했다는 것.

노쇼 사기도 문제지만 대리구매 범행은 해병대에 공급할 햄버거 패티 단가를 낮춰 사달라는 방식으로 차액을 통한 이익을 넌지시 알리기도 해 자칫 피해 상인이 범죄에 가담토록 유도하기도 한 정황마저 포착됐다.
단순 노쇼 사기가 아닌 '이중'적이고 '복합'적인 사기 방식을 띄었다는 것에 경각심이 극대화되고 있다.
해당 피해 상인뿐만 아니라, 포항 북구와 남구의 옷가게와 다른 자영업 가게에서도 동종 범행 수법이 일어났으며 미수에 그치거나 실제 피해를 입기도 했다.
옷가게 경우, D씨로부터 "해병대가 고아원 기부 선행을 하고자 하니 400명 분량의 옷을 주문해달라"고 해서 주인이 아이들을 위한 별도 '키링'까지 자부담으로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상인들은 이들 일당이 사전에 공모해 조직적인 범행을 꾀한 것으로 판단한다.
한 피해 상인은 "교묘한 말과 꾀임으로 다수 경력을 가진 상인들도 속아 넘어갔다"며 "해병대 신뢰가 추락할까 봐 우려되고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